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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이 말은 너무 심했다. 김지영은 숨을 들이마시며 속으로 역시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하는 말마다 뼈를 때렸다.

그녀의 엄마 말이 맞았다. 여자들이 재벌 집에 시집간 목적이 뭐겠는가. 돈과 권력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를 낳는다 해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이혼해도 결국 사람도 돈도 잃게 될 거라고 미리 알려주면 아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만약 그녀의 시어머니가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다면 그녀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

아니나 다를까 한소은이 침묵했다. 김서진의 할머니는 속으로 의기양양하면서 틀림없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이상했다.

이때 한소은이 입을 열었다.

"할머니, 참 고생 많으셨어요."

"????"

"???"

'이 계집애가 미쳤나? 아니면 잘 보이려고 이러는 거야? 인상이 좋아지면 내가 허락할 줄 알고?'

"김씨 가문에 몇십 년 있으시면서 그저 도구에 불과하셨다니. 이 나이에 아무것도 없다는 게 정말 안쓰럽네요! 저러면 안 될 것 같아요. 다행히도 전 제 사업이 있어서 가진 게 하나도 없는 게 아니네요."

그녀가 감격하며 말했다. 그리고 김서진의 할머니를 동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

김지영은 심지어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왜 엄마가 도구에 불과하다는 거야? 분명 걔를 두고 한 말인데. 알아들은 거야 못 알아들은 거야?'

하지만 김서진의 할머니는 이해가 빨랐다. 그녀가 자기 말을 빌려 반격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김씨 가문의 가규에 따라 며느리는 아이를 낳아도 재산을 가질 수 없다고 했는데 한소은이 지금 김서진의 할머니를 연상한 것이다. 김서진의 할머니를 평생 김씨 가문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재산도 아이도 모두 잃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김서진의 할머니는 화가 나서 열불이 났다.

"이 교활한 게!"

"할머니께서 그러셨잖아요. 제가 잘 못 이해 한 건가요?"

한소은이 눈을 깜빡이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는 어이가 없었다. 자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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