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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김서진은 아침 일찍 회사에 갔다. 오늘 중요한 회의가 몇 개 있어서 일정이 꽉 찬 상태였다. 그에 비해 한소은은 한가했다. 그녀는 며칠 쉬면서 결혼식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이런 형식적인 것을 신경 쓰는 편은 아니지만 해야 할 바에 당연히 잘했으면 했다. 김서진이 바빠서 그녀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기로 했다.

웨딩드레스, 결혼식 식장, 필요한 준비물 등 이런 건 큰 문제가 없었지만, 그녀가 신경 쓰이는 건 초대장이었다.

김서진은 아직 그녀를 가족에게 소개해 주지 않았고 김 씨 저택에 간 적도 없었다. 김서진도 이런 일을 거부해서 초대장을 보내야 할지, 보내면 누구에게 보내야 할지 그게 문제였다.

요즘 일도 없고 전화도 없어서 너무 한가해서 그런지 오히려 몸살이 났다.

점심이 돼서야 일어난 한소은은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웠다. 침대에서 내려올 때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시야도 흐릿하고 잘 보이지 않았다.

억지로 세수하고 내려와 뭘 좀 먹으려 했는데 또 갑자기 기운이 빠지면서 입맛도 없어졌다. 열을 재보니 39도였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한소은의 몸이 건강해서 지금까지 감기 걸리거나 열이 난 적이 너무나도 적었다. 한가하게 며칠 쉬었는데 오히려 열이 오른 게 뜻밖이었다.

그녀는 물 한 잔 마시고 아예 드러눕고 말았다. 한잠 잘 생각이었는데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부인님, 부인님……."

도우미가 조심스러우면서도 집요하게 그녀를 불렀다.

"일어나셨어요?"

"……."

한소은이 이마를 찌푸리며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일이에요?"

중요한 일이 아니면 깨우지 말라고 분부했다. 그래서 아침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도우미가 그녀를 깨우러 올라 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올라왔다는 건 분명 무슨 일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밖에 부인님을 만나겠다는 사람이 있어요."

도우미가 주춤하더니 소리 높여 말했다.

"사장님 할머니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또 한 마디를 덧붙였다.

"참, 어제 오셨던 고모분도 계세요."

"……."

한소은은 소리 없이 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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