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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김지영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문을 두드리려 하자 갑자기 울리는 경적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고모도 참 남의 충고를 안 들으시네요."

김서진이 창문에서 머리를 내밀며 차갑게 말했다.

"……."

'방금 전만 해도 통화 중이었는데 언제 돌아온 거지? 그러니까 통화했을 때 이미 여기로 오는 길이었고 날 보면서 말했다 이거야? 아내를 끔찍이도 아끼네. 출근 중에도 이렇게 부리나케 돌아오다니.'

그녀가 속으로 냉소하며 그를 반겼다.

"난 그저 조카며느리가 걱정돼서! 마침 잘 왔네. 같이 들어가자."

'잘 왔어. 그럼 나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테니까.'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소은이가 불편해서 손님을 안 들린다고 했잖아요? 왜 자꾸 강요하세요?"

"……."

김지영이 이마를 찌푸렸다.

"네 고모인데 집안에도 못 들어가?"

"네."

그가 자신의 체면을 한치도 고려하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할 줄 생각 못했다.

김지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단단히 화가 났다.

"뭐야?"

"그만 하세요, 고모! 서로 다 잘 알잖아요. 꼭 털어놓고 말해야 해요? 고모가 어른이라서 몇 번이나 좋게 말했어요. 몇 년 동안 서로 방해하지 않고 잘 살았잖아요. 무슨 속셈으로 오늘 갑자기 찾아왔는지 서로 다 알고 있으니까 더 이상 연기하지 마세요."

원래 좋게 말하려고 했는데 김서진의 무례와 무정한 태도에 김지영의 웃음이 사라졌다. 그리고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서진아, 똑똑히 기억해! 어쨌든 난 네 고모야. 네 할머니도 그렇고. 넌 어쩔 수 없는 김 씨의 후손이라고. 이 건 네가 아무리 부정해도 안 돼."

"지금 컸다고 우리가 널 간섭 못하는 건 아니야. 마음대로 살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 말씀 기억하지. 효자인 네 아버지 말도 안 들을 거야?"

그녀가 어른 행세를 하며 당당하게 서서 김서진에게 호통을 쳤다.

그녀의 말을 들을수록 김서진의 표정은 점점 차가워졌고 주위의 공기마저 얼려 버릴 기세였다.

"말 다 하셨죠?"

"……."

"다하셨으면 그만 꺼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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