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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마음먹고 기다렸지만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사람을 짜증 나게 했다. 그녀가 이런 대접을 받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김지영의 짜증이 하계에 다다를 때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그녀는 순간 기분이 풀렸다.

"서진아!"

"고모가 저희 집에 오셨다고 들었어요."

김서진이 차갑게 말했다.

"오기 전에 미리 말씀하시지. 준비라도 하게요."

"준비는 무슨. 다 한 가족인데. 나도 지나가는 길에 마침 들른 거야."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제가 마침 집에 없어서요."

그가 말했다.

"이만 돌아가시는 게 어때요? 시간 있으면 제가 본가로 돌아갈게요."

"괜찮아. 네가 집에 없어도 조카며느리가 있잖아! 똑같아, 똑같아."

그녀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근데 서진아, 네 부인이 너무 오만한 게 아닌가 싶어. 내가 문을 두 번이나 두드렸는데 한 번도 안 열어주고 밖에서 기다리게 하네."

"뭐 젊은 사람이니까 성격이 좀 있을 수 있어. 오만한 것도 당연하고. 고모는 다 이해해. 여기서 천천히 기다릴 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일해."

"그래요? 저희 집 도우미가 제 아내의 몸이 안 좋아서 쉬고 있다고 안 그랬나요?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못 들으신 거예요, 아니면 못 알아들으신 거예요?"

그녀의 뜻은 명백했다. 한소은이 버릇없다고 김서진에게 이르는 중이었다. 하지만 김서진이 도리어 자기 보고 뭐라 할 줄 생각 못했을 것이다.

"어머? 그래? 그럼 꼭 들어가 봐야겠네. 조카며느리가 아프다는 게 어디 보통 일이야? 아니면 내가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라도 한번 할까?"

그녀가 대문 쪽을 바라보며 머리를 굴렸다. 이 이유가 정말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차에서 내린 김지영은 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남자들은 참 섬세하지 못해. 아프다는 게 어디 작은 일이야? 내가 병원에 한 번 데려가 볼게. 만약 무슨 일 있으면 너한테 전화할게."

"괜찮아요. 이미 의사를 불러서 검사했으니까. 남의 방해 없이 며칠 쉬면 나아질 거예요."

김서진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자 문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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