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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한소은은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김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모님이 꼭 만나야 가겠다고 그러시는데요?"

그녀도 일일이 일러바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복잡한 친척 관계에 대응하는 게 두려운 것도 아니었다. 김서진이 만나지 말라고 했기에 그저 그의 말을 따랐을 뿐이고 그만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매번 가족의 얘기를 꺼낼 때마다 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이었고 그의 마음속에 숨겨진 뭔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

그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모른척해요. 기다리겠다면 그냥 기다리게 내버려 둬요. 어차피 할 일도 없을 테니까!"

"네, 알겠어요."

그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이연이가 옆에 있으니까 심심하진 않을 거예요. 맘 편히 일하세요. 어쩌면 있다가 혼자 갈지도 모르죠."

"알았어요!"

김서진이 대답했다.

그의 말투가 좋지 않자, 한소은이 웃으며 혀를 찼다.

"우리 서진 씨 착하죠? 그러니까 말 들어요."

전화 양쪽에서 숨을 한 모금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김서진은 한소은이 이런 말을 할 거라 예상 못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당장 돌아가도 싶었다. 한편 이연은 속으로 감탄했다.

'정말 전화 한 통도 이렇게 알콩달콩하다니, 내가 옆에 있는 걸 잊었나?'

"제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요!"

그가 목소리를 낮추며 빠르게 말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그의 기분은 좋아 진듯했다.

"대단하다! 전에는 분명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이연이가 감탄했다.

한소은은 늘 일이 일 순위였고 노형원과 연애할 때도 이러지 않았다. 한소은은 한때 자신이 아주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뿐이었다.

지금은 그녀도 아주 자연스럽게 김서진이랑 닭살 돋는 말들을 하고 스킨십도 자주 했다. 이건 다 그녀가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한 행동들이었다.

아마 이게 바로 맞는 사람과 하는 달콤한 사랑이겠지.

한편 김지영은 차 안에 앉아 문밖을 지키고 있었다.

'오늘 이 문이 열리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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