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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어디 그렇게 쉽게 해체되겠어."

그녀가 꽃을 다루며 천천히 말했다.

"협회가 어떻게 발전한 건데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가. 어느 한 사람 때문에 존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느 한 사람 때문에 사라지지도 않아. 난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고."

따지고 보면 그녀는 그저 도화선에 불과했다. 조향 산업협회가 이렇게 된 건 모두 자신이 초래한 일이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만약 하 씨 어르신이 사심이 없었다면, 만약 정하진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 조급해 하지 않았다면, 만약 협회 전체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기를 쓰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초심을 잃었기에 그녀가 손가락을 까닥하니 무너진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녀 덕분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그럼…… 지금 어떻게 해?"

"대꾸하지 말고 그냥 얌전히 있으면 돼. 이것도 잠시일 뿐이야. 진심인지 악의를 품은 건지 어떻게 알아?"

튀어나온 가지를 자르고 그녀가 고개를 돌려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 봐. 만약 정말 그 자리에 앉게 되면 얼마나 많은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지. 난 그럴 그릇이 안 돼. 그럴 능력도 없고."

그녀는 그저 향수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싶었다. 회사 관리하는 경험이 없어서 자기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 더러 회장 자리에 오르라는 사람도 어쩌면 한순간의 생각일 뿐, 그저 맹목적인 숭배에 눈이 먼 것뿐이었다. 사실 그사이에 악의를 품고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일이 잠잠해지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것이다. 한소은과 실력이 비슷한 조향사는 몇 없겠지만 그녀보다 관리를 잘하고 일 처리를 잘하는 사람은 아주 많을 것이다.

"어쨌든 난 조향 산업협회에 안 들어갈 거야."

그녀가 담담하게 말했다.

"부인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그녀와 김서진의 사이가 공개되고 결혼 준비를 하면서 그가 집에 가사 도우미를 몇 명 들였다. 두 사람이 자주 집에 있다 보니 집안일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도우미들은 모두 한소은을 부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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