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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윤설아는 자신이 질 거란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게 자신의 예상대로 진행될 줄 알았고 팔만 뻗으면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큰아버지가 유일한 변수라고 생했는데 결국에 자기가 키운 짐승한테 물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요영은 하룻밤 사이에 부쩍 늙은 얼굴이었다.

"설아……."

그녀의 두 눈은 부어있었고 이런 초라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내가 이 꼴 되니까, 좋지?"

윤설아가 바짝 마른 입술을 열며 물었다.

"당신 아들 믿고 살면 되겠네, 이제. 아빠도 당신도 다 똑같아. 다들 아들만 생각하잖아? 그럴 거면 날 왜 낳은 거야?"

그녀가 피식 웃었다.

"역시 내가 바보였어. 도와줄 거라고 믿었던 내가 바보지. 안 그랬으면……."

"설아, 그런 거 아니야. 나도 형원이가 그럴 줄 몰랐어. 나도 속고 있었어. 설아, 엄마 한번 믿어줘!"

그녀가 다급하게 설명했다. 딸의 실망스러운 눈빛이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윤설아와 노형원중 누가 대윤을 물려받든 그녀는 상관없었다. 다 그녀의 자식이고 그녀도 둘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땐 모든 걸 얻은 설아가 형원을 가만두지 않을까 봐 겁이 났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됐어!"

그녀가 언성을 높였다.

"그런 변명도 이제 지겨워. 가서 사랑하는 아들한테나 해! 난 이미 쓸모없으니까, 더 이상 내 앞에서 연기하지 마."

그녀가 짜증을 부리며 말했다.

"그 눈물 아껴서 아들한테나 보여줘!"

"설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엄마는 진짜……."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설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아, 설아, 내가 해결해 볼게! 참, 정하진, 정하진이 도와주면 돌이킬 방법이 있을 거야!"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건 정하진 밖에 없었다.

둘이 약혼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자기 약혼녀를 도와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이름을 들은 윤설아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비웃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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