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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윤설아는 이런 아버지를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정도로 나이를 먹고도 이렇게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다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여전히 아들만 걱정하고 있다.

그 귀하디귀한 아들이 친 사고를 딸보고 처리하라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사고를 친 게 윤소겸이 아니라 자기였으면 윤중성은 분명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딸은 그저 마음대로 써먹고 희생할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

"노 차장보고 사무실로 오라고 해."

내선 전화로 그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윤설아의 말대로 그가 회사 지하 주차장을 나가자 바로 의심스러운 차 한 대가 따라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가 예상했다는 듯 냉소하며 기사에게 골목으로 운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고는 차에서 내려 두 개 골목을 더 지나 택시를 타고 진고은의 집으로 갔다.

마치 스파이라도 된 듯 여기저기 눈을 피해야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의 아들이 소파에 누워 핸드폰을 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회사 상황이 이렇게나 심각한데 태평하게 놀고 있는 윤소겸의 모습에 그는 화가 났다.

“지금 이게 무슨 꼴이야! 회사 상황이 어떤지 알기나 해? 이렇게 태평하게 핸드폰이나 놀고 있다니! 내가 가기 전에 말했었지. 무슨 일이 있어도 핸드폰 전원을 켜지 말라고. 이젠 아버지 말도 귓등으로 듣는 거야?”

윤소겸이 사고 친 걸 수습하느라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그는 오히려 집에서 게임을 할 여유가 있다니!

그의 핸드폰 화면을 보니 윤중성은 더욱 화가 났다.

“아버지, 이건 제 탓이 아니잖아요!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집에서 게임이라도 안 하면 미칠 지경이라고요!”

안 그래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해 짜증 나 죽겠는데 아버지에게 훈계를 들으니 더욱 짜증이 났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그의 태도에 윤중성은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

“일이 이렇게 된 건 다 네 탓이잖아! 네가 한 일들을 봐! 이렇게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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