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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쯧, 비밀스럽긴.’

김서진은 수건으로 그녀의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 주었다.

"앉아서 차 좀 마시면서 쉬어요."

"네."

한소은은 땀을 쓱 닦고 화랑 아래로 걸어갔다. 긴 화랑이 햇빛을 가리고 있어 더위를 식히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앉아서 차를 몇 모금 마시고는 그제야 살 것 같았는지 가볍게 웃었다.

"주말에..."

김서진이 잠시 머뭇거렸다.

"네?"

한소은이 호기심에 찬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번 주말에 나랑 같이 갈 데가 있어요.”

이 말을 하는 한서진의 표정에는 눈에 띄게 혐오의 감정이 서려 있었다. 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곳, 그녀가 떠오르는 건 딱 한 곳뿐이었다.

"당신 본가로 같이 가자는 말인가요?"

"어떻게 알았어요?"

그녀의 말에 한서진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눈치를 챘으니 오히려 말을 꺼내기가 편해졌다.

"맞아요.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한번 다녀와야 해요."

한소은이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당신 작은 삼촌 약혼식 때문에 가야 하는 거죠?"

"흥!"

김서진은 그 사람을 작은삼촌이라고 부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냥 얼굴만 비추는 자리지만 마음의 준비는 해둬요. 김 씨네 본가가 그리 좋은 곳은 아니니.”

그의 안색이 굳어졌다. 누가 보면 무슨 지옥에라도 가는 줄 알겠다.

한소은은 무척이나 궁금했다. 본가는 그가 어릴 때부터 자란 집이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혐오하고 배척하는 걸까?

김서진은 그녀에게 어릴 적 본가에서 생활했던 기억이 그리 좋은 기억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본가에서 살 동안은 누구 하나 믿을 사람이 없었고 모두 자기를 모함하려 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외의 일은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지금 그의 모습을 보니 저번에 다이아몬드 가게에서 그의 할머니와 작은고모를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김 씨 본가의 상황은 차 씨네 보다 더욱 심각한 것 같았다.

"난 괜찮아요. 그보다 더 한 사람들도 많이 봐왔는걸요"

그녀는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내가 차 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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