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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장

윤씨 가문이 향수 사건에 휘말려 초조해하고 있을 때 한소은은 오히려 한가해 보였다.

그녀가 시리즈 프로젝트 의뢰를 받겠다고 결정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작업실 오픈 후 처음으로 의뢰받은 프로젝트다. 이것 말고 다른 한 가지 이유에는 조금 웃픈 에피소드가 있었다. 임신 소동을 겪고나서 그녀는 많은 생각을 했었다. 아이를 가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더 많이 해두고 싶었다. 나중에 정말 아이를 가지게 되면 지금 하고 있던 일들을 모두 내려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녀가 매일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김서진도 같이 바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조향 협회 일은 전혀 걱정되지 않나 봐요."

자기가 있는 한 그 누구도 소은을 건드릴 수 없다. 지금 그녀는 마치 이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는 듯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하진이 이런 모습을 보게 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그녀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말했다.

"걱정할 게 뭐가 있어요."

그녀는 정원에 쪼그리고 앉아 화초를 다듬고 있다. 향긋한 화초 사이에는 두 토막의 나무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잎이 하나도 없어 마치 말라죽은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이 두 토막의 나무에 유난히 신경을 썼다. 사흘에 한 번 물도 주고 비료도 아낌없이 주었다. 그녀는 이 두 토막의 나무에 잎이 생기는 걸 기대하고 있었다.

“업계에서 조향 협회가 어떤 권위를 가지고 있는지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마당의 정원에서 유유히 차를 마시던 김서진은 문득 이 정원을 정말 잘 샀다고 생각했다.

이 정원은 그녀의 작업실로 쓰였다. 지금처럼 그가 농땡이를 피우기에도 참 좋은 곳이다.

"조향 협회라면 다들 인정하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삽으로 천천히 흙을 뒤지고 있다.

“그게 나하고 상관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난 협회 사람도 아니고 그들에게 빌붙어 먹고 살 생각도 없어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김서진이 있는 곳으로 돌리며 이어 말했다.

“사실 이미 조사해 봤어요. 개업 자격증이라는 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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