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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7살일 거예요.” 김서진은 중얼거렸다. “그때 당시에, 아마... 7살 정도?”

김서진도 단지 미루어 짐작했을 뿐, 확실하진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기억이 있었다. “그때 올 때, 부모님과 같이 왔었어요.”

“부모님...” 이 명칭은 그녀에게 있어 정말 먼 얘기였다.

심지어 기억 속에 있는 부모님도 이미 얼굴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기억이 희미하다.

“전 기억이 없어요.” 그녀는 조금 풀이 죽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신의 부모님의 모습이 기억나지 않았고, 기억이 희미해져갔다. 그녀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로 큰 충격을 받았고 이전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

당시 외할아버지는 기억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셨다.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앞으로 잘 살아보라고 말씀하셨지만 개인에게 있어서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었다.

“제가 일곱 살이면 당신 나이는 몇 살이었길래 사랑에 빠진 거예요? 아니다. 짝사랑?” 그녀는 생각한 뒤 다시 물었다. “맞다, 겨우 7살 애한테 마음이 흔들렸던 거예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김서진은 그녀의 이마를 살짝 치며 웃었다. “그때 당시, 당신은 귀여운 아이였어요. 얼굴에 환한 미소가 있었고, 마치 한 줄기 햇살 같았어요. 그리고...”

그는 그녀의 얼굴을 뚫어쳐라 쳐다보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말랑한 볼을 만졌다. “그리고 얼굴이 좀 통통했어요.”

“아!” 그녀는 탄성을 지르며 그의 손바닥을 쳤다. 그 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계속 물었다. “그다음은요? 그다음은요?”

“우리 부모님이 당신 집으로 가셔서 뭐 하셨는지 기억나요?”

“그 해는 할머니가 100세 되는 해였어요. 아마 축하해 주러 오셨을 거예요.” 그녀의 흥미에 비해서 그는 별로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진 않았다. “너무 오래됐어요. 저도 별로 기억이 없어요!”

한소은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별로 추억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유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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