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은은 양쪽을 둘러보더니 화난 눈빛으로 말했다. “다들 뭐 하자는 거예요?”그 사람들은 분명 지시를 받고 그들을 둘러싼 것이며 그 다음의 움직임은 없었다.서한은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경계 상태였으며 일촉즉발의 형세였다.“당신들이 우리 차씨 가문의 사람도 아닌데 차씨 가문의 영역에서 뭐 하는 거예요?”한소은은 주변을 대충 둘러보고 이 사람들이 차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차가운 말투로 호통쳤다.“누가 차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한 목소리가 들렸으며 이어서 한 사람이 방에서 걸어 나왔고 가까이 올 때까지 그 사람들은 자동으로 길을 비켰다.비교적 익숙한 얼굴에 가벼운 주름이 더해졌고 가장 선명한 것은 왼쪽 얼굴에 비뚤어진 칼자국이 있었고 머리카락은 아직 새까맣지만 대머리가 될 추세였다.비록 기억속에 남아있던 것과 조금 차이가 났지만 한소은은 알아보았다. 차성호!“삼촌.” 그녀가 불렀다.차성호는 웃었다. “그래. 이 삼촌을 알아보네. 차씨 가문이 너를 키운 보람이 있네.”만약 돌아오기 전에 미리 알아보지 않았더라면 한소은은 그가 나타난 것에 놀랐을 거고 심지어 그가 단순히 장례식 때문에 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가 나타난 것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삼촌이 오랫동안 깜깜 무소식이더니 오늘 외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이게 뭐하시는 거예요? 외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주먹질이라도 할 건가요?“그녀는 그 사람들을 흘겨보았으며 하나같이 좋은 사람 아니었다.“나도 폭력을 쓰고 싶지 않아. 그런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게 수상해서 원인을 밝혀야지. 소은아, 외할아버지가 너를 키웠으니 정이 박하지 않을 거야. 비록 너한테 엄격해도 네가 이렇게 무정하게 너의 친 외할아버지에게 독하게 굴면 안 되잖아!”그는 어지간히 감탄하며 말했고 말투는 겉돌 듯했으며 말하다가 갑자기 눈을 치켜세우고 눈빛이 아주 날카로웠다.그 눈빛은 유독 무서웠으며 그녀를 심판할 듯했다.아니, 심판이 아니라 이미 그녀에게 죄를 선고했다
“......”“삼촌이 뭐라고 해도 나 먼저 외할아버지께 절부터 올릴 거예요!”여기서 논쟁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는 일단 외할아버지께 절을 올리고 가능한 직접 외할아버지의 유골을 확인하고 최소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야 한다.“넌 그럴 자격이 없어!”앞으로 한 발 나아가 그녀를 막고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차성호는 손을 흔들었다. “잡아!”그 사람들이 금방 달려들었으며 무력을 강행하여 그녀를 잡으려는 모양이었다.“잠깐!”김서진이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나아가 한소은을 자신의 뒤로 막고 시선은 차성호를 보았다. “차씨 어르신의 영전에서 난동을 부리다니 소문나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까 봐 두렵지 않아요?”차성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오만하게 그를 바라보며 대수롭지 않아했다. “당신은 누구야? 우리 차씨 집안의 일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참견해!”“나 한소은의 남편이예요. 차씨 어르신은 저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이 일은 당연히 제가 상관할 일이죠!” 김서진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내가 잘못 기억한 게 아니라면 차씨 가문의 일은 줄곧 차성재가 관리하는데 차씨 가문이 이렇게 규칙이 없어요. 관리자가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 옆에 사람들이 떠들썩하면서 때리겠다 죽이겠다 난리예요?”한바탕 쓴 소리를 듣고 차성호는 별로 화내지 않고 머리를 숙이고 무심한 듯 자신의 새끼손가락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아주 천천히 말했다. “그럼 당신의 정보가 많이 후지네. 전에 내 조카가 대신 관리하고 있었던 거는 사실이지만 이제 내가 돌아왔으니 당연히 내가 이 집안의 가장이 되는 거야. 젊은 친구들을 좀 쉬게 해야지.”알아본 것과 같이 차성재가 과연 실권을 잃었다.하지만 차성재도 차씨 가문의 실권을 장악한지 1,2년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쉽게 실권을 잃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일이 수상했다.“나 차성재를 만날 거야!” 한소은이 소리를 쳤다.이 삼촌이라는 사람이 너무 의심스러웠지만 먼저 손을 쓴 탓에 이미 차씨 가문의 실권을 장악한 것 같았다
뒤에서 한참 쾅쾅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차성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돌아서려고 할 때 갑자기 찬바람이 느껴지면서 다음 순간 한 손이 그의 어깨에 걸쳤다. “삼촌, 위풍당당하시네요!”설령 차성호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으며 눈가의 잔광으로 보니까 그가 데리고 온 수하들이 모두 찌그러지고 비뚤어진 모양으로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어떻게 해냈을까?!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어떻게 가능하지!“너…” 그는 너무 놀라서 목소리까지 쉬어 침을 삼키고 말했다. “너 감히 어르신에게 손을 대?”“내가 당신을 어르신으로 생각해야 당신이 어르신이 되는 거예요. 내 마음속에서 어르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당신은 쓰레기도 못 돼요!” 그를 흘겨보며 한소은은 한 단어 한 단어 또박또박 말했다.물론 그가 차씨 가문의 사람이고 또 외할아버지가 가장 사랑하는 막내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녀는 몇 년을 못 본 삼촌이 만나자마자 그녀에게 폭력을 쓰려고 해도 삼촌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아무런 이유와 근거 없는 죄를 씌우는 데 그녀가 이대로 인정할 리가 없으며 꼭 진실을 밝힐 것이다.“까불지 마!”이때 중후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안에서 한 무리 사람들이 나왔으며 그 목소리가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이다.“작은 할아버지.”한소은은 흘겨보고 알아보았다.그분은 차씨 어르신의 사촌 동생 차국동, 촌수를 따지면 작은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며 차씨 족보에서도 어르신이다. 수년 간 차씨 집안일에 거의 참견하지 않았는데 이때 나타났다.하지만 이상할 것도 없다. 아무래도 어르신의 장례식에 사촌 동생으로서 참석하는 게 정상이다.이 순간 그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의 앞에 섰으며 뒤에는 차씨 가문의 어르신들이 계셨다. “한소은, 지금 뭐하는 짓이야?”상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이다!그들이 입을 열자 모두 차성호의 편이라는 것이다. 방금 그녀를 곤란하게 굴 때 왜 나타나지 않고 지금 차성호가 제압당하니까 그녀가 까분다고?한소은은 비웃었다.
“저는 방문객이 아니고 차씨 어르신의 손녀 사위예요. 절반 차씨 가문의 사람이죠. 오늘 여기 와서 외할아버지께 꽃을 올리고 절을 올리는 게 당연한 거예요.”그는 말을 다하고 바로 앞으로 걸어가려고 했다.그러나 차국동은 여전히 지팡이를 거두지 않고 거기에 꿋꿋하게 막고 있었다. “너희 결혼 얘기를 들었는데 그냥 구두 약속이라면서,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고. 그러면 우리 차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할 수 없어. 차씨 가문은 차씨 가문의 규칙이 있어. 여기 와서는 규칙을 지켜야 해!”“저…”김서진이 뭐라고 더 말하려고 했지만 한소은이 눈짓을 주고 말했다. “작은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당신 잠깐 여기서 차 마시면서 나 좀 기다려줘요. 내가 외할아버지께 절을 올리고 금방 나올 게요.”비록 그녀가 아무 말도 안 했지만 김서진은 그녀의 눈빛을 헤아렸다.차씨 가문의 분위기는 분명 수상했다. 오기 전에 두 사람이 대충 마음 준비를 했지만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차성호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작은 할아버지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모두 그의 편에 섰다.어차피 빈소는 안에 있고 거실이 밖에 있어서 중간에 그냥 벽 하나를 둔 셈이라서 혹시 무슨 일이 있어도 그가 밖에서 호응할 수 있다.김서진은 더 이상 버티지 않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속상해 하지마요.”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고 빈소 안으로 들어갔다.밖에 있을 때 몰랐지만 들어와보니까 안의 분위기가 밖에 보다 훨씬 더 사나웠다.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다 왔으며 어르신들은 한쪽에 앉아 계셨고 다른 한쪽에는 차씨 가문의 사람과 자녀들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앞자리에 차성재가 영전을 지키고 있었다.그녀는 조금 놀랐다.원래 밖에서 차성재가 보이지 않아서 그가 연금되었거나 다른 일이 생긴 거라고 생각했지만 외할아버지 영전에 있을 줄 몰랐다.맞다. 그가 장손으로서 여기에 있는 게 맞다. 그런데 차성호가 이렇게까지 그녀를 의심하는데 왜 그는 아무 반응도 없었을까.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두 눈으
훈향?한소은은 깊이 생각하면서 어느 정도 이해하였다. 결국 훈향에 문제가 있던 건가?“제가 외할아버지께 만들어 드렸어요. 최근에 불면증 때문에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하셔서 진정 작용이 되는 훈향을 만들어 드렸는데. 왜요?” 그녀가 태연하게 물었다.“왜? 왜냐고 묻는 거야?” 차성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를 영원히 진정시키려고 했던 거야?”“훈향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보다 직접 말하는 것이 더 낫다. 할 말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해. 내가 털어놓길 바라지 말고.“훈향에 문제없다고 너 장담할 수 있어?” 차성호는 빈정거리듯이 말했다.지금까지 봐온 결과, 가문의 장로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차성호의 말처럼 그녀가 만든 향에 문제가 있고, 그녀를 외할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으로 보는 사람과,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중립의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로 나뉘었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주길 바라는 것은 어려웠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차성재도 아직 입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침묵한 채 영전 앞에 꿇어앉아 있었다. 마치 지금 일어난 모든 일들이 그와 무관하다는 듯이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다.보아하니, 이 싸움은 오직 나만 할 수 있다.“네, 훈향엔 문제가 없었어요. 적어도 제 손을 떠나기 전까지는 문제없었어요. 중간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무뚝뚝하게 말했다.훈향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둘째 치고, 만약 훈향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바로 그녀가 범인이라는 법도 없다.항상 차 씨 가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외할아버지 곁에서 시중드는 사람, 심지어 누가 몰래 들어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그녀의 말은 변명거리에 지나치지 않았다.“너 정말 혀가 길구나. 누구한테 떠넘기려 하는 거야!” 차성호는 계속해서 말했다. “좋아, 할아버지 곁에서 시중드시는 분, 나 씨 아저씨 말하는 거지? 그 아저씨 여기에 정말 오래 계셨어. 네가
“하하...”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이 갑작스러운 웃음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이런 엄숙한 빈소에서 갑자기 웃어 보이다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가장 연장자인 차국동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한소은! 어떻게 외할아버지 영전 앞에서 건방을 떨어! 네 할아버지한테 떳떳할 수 있겠어!”“작은 외할아버지, 이렇게 영전 앞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어떻게 웃음을 참을 수가 있겠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계속 소란을 피우네요.”차성호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누가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거야?”“그건 당신이 잘 알 텐데!” 한소은은 물러서지 않고 그에게 맞섰다. 한소은은 그를 노려보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차성호 씨! 작은 아버지라고는 불러 드리겠지만 너무 사람을 업신여기지는 말아 주세요.”“여기 계신 어르신들 중 당신이 외할아버지에게 쫓겨난 걸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일부러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어요. 정말 저희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당신이 외할아버지의 조문을 올 수는 있으니 반대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것을 빌미로 소란을 일으키려 한다면 당장 여기서 나가세요!”한소은은 문 밖을 가리키며 그를 꾸짖었다.차성호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자 하마터면 그녀에게 기가 죽을 뻔했다.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나서야 정신 차리고 다시 대응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내 성은 차 씨야. 차 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오히려 넌 한 씨 잖아. 다른 집안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날 내쫓을 건데? 넌 네 외할아버지가 부모가 없다고 불쌍해서 거둬들인 것뿐이야. 잊지 마. 너의 성은 차 씨가 아니야!”“차성호 씨,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성을 따지고 계시는 거예요. 지금 시대는 친자이든 아니든 상관없는 시대에요!”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차성재를 한 번 보고는 말을 이었다. “제가 그 훈향으로 할아버지를 죽였다고 하는데 좋아요. 그럼 증거는요?”그녀는 그를
“좋아요, 만약에 외할아버지 죽음에 다른 사정이 있는 거라면 저도 진실을 밝혀낼 거예요! 그러니까...”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신고해 주세요!”그녀는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서로 주장이 다르니 차라리 경찰에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게 가장 공평하게 수사할 수 있는 방법이고, 그래야 할아버지도 편하게 눈을 감으실 수 있을 거예요.”그러나 그녀는 전화를 걸기도 전에 누군가에 의해 제지당했다. 차국동은 눈썹을 찌푸리며 엄숙하게 말했다. “신고하면 안 돼!”“맞아, 신고하지 마.”주위의 많은 원로들이 목소리를 냈고, 놀랍게도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는 여론이 대다수였다.“우리 차 씨 가문이 이런 일로 인해 구설수가 생기면 가문의 수치에요. 이 일은 차 씨 가문 내에서 해결해야 하고 누가 됐든 간에 우리 차 씨 가문의 규율에 따라 처벌할 것입니다.” 차국동의 말이 거의 모든 장로들의 입장일 것이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작은할아버지! 이건 작은 일이 아니에요.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큰일이에요. 외할아버지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데 정말 누군가가 외할아버지를 해친 것이라면 그 사람은 살인범인데 어떻게 가문의 법을 적용시킬 수 있겠어요!”한소은은 고지식한 사람들이 왜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 않고 몰래 해결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밖에서 공부 좀 했다고 뭘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잘 들어라, 난 아직 죽지 않았고 차 씨 가문 내에서 네가 말할 자격은 없다. 너 같은 계집애가 말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아. 네 외할아버지의 사인은 반드시 조사할 거야. 그러나 네가 경찰에 신고하고 우리 가문의 명예를 훼손시킨다면 너는 차 씨 가문의 사람이 될 수 없다. 다시는 여기에 돌아올 생각하지 말아라!”그는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엄숙하게 말했다.주위를 둘러보니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문 채 있었고 모두 이 의견에 동의하는 듯했다. 다시 차성재를 바라보았지만 그도 침묵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 일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차성재는 그를 뒤로한 채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차국동을 바라보았다. “차 씨 가문의 일이 많긴 하지만 회사 일보다는 간단합니다. 다만 일이 갑작스럽게 벌어졌고 여기 계신 분들도 납득이 가야 하며 가문의 장래를 위해서는 당분간 작은할아버지가 가문을 맡아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도 이의 없으시겠죠.”“차성재?!”차성호는 그가 이런 식으로 말할 줄 몰랐다.차국동도 그가 이렇게 말할 줄 몰랐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금세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이거...”그는 웃음을 거두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거... 내가 나이도 많은데 이런 권력은 몸이 견디기 힘들 것 같아.”“그래! 작은할아버지는 연세가 많아 몸이 좋지 않으신데 이렇게 얘기하는 건 일부러 괴롭히려고 그러는 거야? 차성재 너 정말 마음고생이 심해보이는 구나.” 차성호가 비꼬듯이 말했다.“이 자리는 책임이 막중하기에 더 견고한 분이 이 자리에 앉으셨으면 합니다.”차성재는 이렇게 말하면서 도장 하나를 차국동의 손에 건네주었다. “둘째 할아버지, 저희를 위해 수고해 주셨으면 합니다.”차성호는 차성재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인장을 넘겨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직접 그의 손에서 인장을 뺏어오지 못한 게 한스럽다.그러나 이렇게 많은 장로들 앞에서 싸움을 할 수는 없었고 어금니를 깨물며 억지로 웃어 보였다. “작은 아버지, 연세도 지긋하신데 이렇게 고생하실 필요 없습니다. 일도 많을 텐데 당분간은 제가...”그의 손이 인장에 닿기도 전에 차국동은 인장을 회수했다. 차성재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많이 온화해졌다. “확실히 내가 나이가 많기는 하나 아직 일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차 씨 가문이 위기에 처했으니 내가 최선을 다해 버티겠다. 이 일로 인해 차 씨 가문이 더욱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차성재, 차성호 이 인장은 내가 가지고 있을 테니 안심해라. 이건 내가 맡고 있다가 조사가 완료된 후에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도록 하겠다!”그는 “원래의 주인” 이라는 단어를 강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