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국동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네 할아버지의 죽음 반드시 철저히 조사할 것이다. 다만 지금은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르니 조금은 기다려라. 안심해, 내가차 씨 가문을 맡은 이상 너희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답변을 가져오도록 하겠다.”과연 애매하게 넘어가려고 하는구나. 한소은은 차갑게 웃었다. “작은할아버지, 이런 도리는 다 알고 있겠지만 이 일에는 원칙이란 게 존재합니다. 외할아버지의 장례식도 미룰 수 없을 텐데 최소한 시간제한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왜 그렇게 서두르려고 하는 거지? 뭐 켕기는 거라도 있나?” 차국동은 그녀를 흘겨보며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말했다.“말싸움은 무의미합니다. 제가 켕기는 것이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입니다. 외할아버지께서 불분명하게 돌아가시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소은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늘은 어르신들이 다 계시고 작은할아버지께서 차 씨 가문의 주인이 되셨으니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사흘 어떠신가요?”“사...”“모두가 사흘 이내로 결과를 알고 싶어 할 거예요.”“사흘입니다 사흘!” 차국동이 아직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옆에 있던 차성호가 말했다. “한소은, 하지만 이 3일 동안 차 씨 가문에 머물러야 한다. 아무 데도 가서는 안된다. 이 3일 동안 차 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 소성을 벗어나지 마세요.”“차성재, 넌 어떻게 생각해?” 그는 도발적인 눈으로 차성재를 바라보았다.차성재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 아무런 의견이 없습니다.”이 일은 잠시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한소은은 외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외할아버지를 위해 정의를 실현할 것이다.모든 가문 사람들이 흩어지자 한소은은 빠른 걸음으로 차성재를 가로막았다. “차성재, 너...”“너보고 오지 말라고 했잖아.”차성재는 그녀의 말을 끊고 한숨을 푹 쉬었다. “됐어, 잠시 여기 머물러 있어. 오느라 피곤했을 테니 일단 먼저
김서진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그는 그녀의 한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살짝 얹으며 말했다. “사람의 마음이 차갑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저처럼 뜨거울 수도 있죠. 제가 아는 한소은은 그렇게 비관적인 사람이 아니에요.”이런 달콤하 말은 그녀의 얼굴을 뜨겁게 했고 그에게 잡힌 손은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그의 몸에 붙었다. 손바닥으로는 그의 체온이 온전히 느껴졌고 그녀를 따뜻하게 해주었다.“이 상황이 어려운 걸 알면서도 저와 함께하게 해서 미안해요.”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분위기가 무거워지자 그는 갑자기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부드러운 입맞춤이 아니라 정말 이빨로 그녀의 입술을 아프게 깨물었다.그는 그 후에 그녀를 바라보고 말했다.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다음에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되죠.”“...”정말 감동적인 말이었다.그녀의 입술에서 짜릿한 느낌이 났다. “하지만 현실은 저희는 여기 갇혀 있고, 그들은 제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을 거예요.”방금 모두 간파했다. 살인자고, 무슨 죄고, 단지 권력을 차성재의 손에서 빼앗기 위한 핑계였을 뿐이다. 차성재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차성재가 왜 순순히 물러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그는 이미 몇 년 동안 권력을 잡아왔는데 왜 갑자기 돌아온 사람을 두려워하는 걸까?!“그들이 주지 않으면 우리끼리 찾으면 되죠!”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걱정과 초조함도 묻어 있지 않았다.한소은은 그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어도 안색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마치 모든 상황이 그의 계획 안에 있는 것 같았고, 침착하고 계략을 짜는 듯한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는 심지어 한소은의 마음까지 안정시켰다.“맞아요, 제가 찾을 거예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먼저 차성재를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왜 가냐고 물어보려고요?” 그는 그의 속마음을 그녀에게 들키고 말했다.“네, 말 못 할 사정이
차성재의 방문은 아직 닫혀있지 않았다. 그는 마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비록 문이 닫혀 있지는 않았지만 그는 방 안을 한번 둘러본 뒤 방문을 두 번 두드렸다.“들어와.” 차성재의 목소리였다.방 안으로 들어서자 방에는 스탠드 하나만 켜져 있었고 약간 어두웠다. 차성재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커피가 한 잔 있었는데 마시지는 않은 것 같았다.“차성재.”“앉아.” 그는 그녀를 온화한 눈빛으로 올려다보고 말했다.비록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지만 한소은은 적어도 빈소에 있었을 때의 표정보다는 훨씬 낫다고 느꼈다.“너...” 그녀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다.“내가 돌아오지 말라고 했잖아. 왜 이렇게 고집부려.” 차성재가 먼저 입을 열었고 입으로는 원망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가 그녀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상황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생각에 잠긴 듯한 차성재를 바라보았다.그는 이렇게 앉아 멀리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넓은 숲이 펼쳐져 있었고 지금은 은은한 그림자만 보일 뿐이었지만 그의 시선은 그 먼 곳으로 향해 있었다.차성재가 아직 입을 열지 않았지만 그녀는 묻고 싶은 것이 매우 많았다.입구 쪽을 바라보니 문이 닫혀있지 않아서 밖에 누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전에 빈소에서도 차성재는 그녀의 말을 가로막고 더 묻지 못하게 했다. 아마 누군가가 그들의 대화를 들을까 봐 걱정한 것인데 여기서도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차성호는 어떻게 된 거야?” 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분명 외삼촌이었지만 그는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었다. 그렇다면 단지 이름으로 불러도 무방하다.차성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을 매만졌다.“이렇게 큰 판에 너를 끌어드린 것은 네 권력을 빼앗으려고 그런 거야?”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물었다. “난 이해가 안되는 게 왜 그를 무서워
훈향은 그녀가 직접 차성재에게 건네주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훈향은 네가 가져와서 직접 할아버지께 드린 거야? 아니면 하인을 통해서?”차성재는 그녀를 바라본 뒤 그녀의 생각을 짐작한 듯 입술을 움직이며 담담하게 내뱉었다. “나 씨 아저씨.”“...”나 씨 아저씨는 외할아버지 곁에서 몇 십 년 동안 충성을 다했다. 차 씨 가문에서 나 씨 아저씨의 충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즉, 이 일은 모든 사람에게 의문점이 있었고, 그랬기에 차성호와 차국동도 그들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다. 그녀와 차성재는 변명을 할 수 없었다.그렇다. 지금은 그들이 했다는 증거도 없지만 그들이 결백하다는 증거도 없었다.“이건 음모야!” 한소은이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너무 악랄해!누가 누명을 씌웠을 뿐만 아니라 누가 훈향에 손을 댔는지 알아내야 한다.“내가 반드시 외할아버지를 죽인 진범을 찾아낼 거야!”“그다음엔?” 차성재가 평온한 목소리로 물었다.“대가를 치르게 해줘야지!”“그들이 그랬다면, 이미 흔적을 깨끗이 치웠을 거야.” 차성재는 몸을 일으킨 뒤 앞으로 두 발자국 걸었다. 그는 손을 들어 문 밖을 가리켰다. “너도 알겠지만 여기엔 CCTV 같은 거 없어. 누가 할아버지에게 손을 썼다고 해도 현장을 덮치지 않았다면 증거를 찾을 수도 없어.”한소은도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며 눈쌀을 찌푸렸다.차성재의 말이 맞다. 사실 상대방도 이 점을 노린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이 먼저 손을 써서 대비할 수 없었다. 만약 대비했더라면 단서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흔적학이라는 과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번 하는 순간 반드시 증거가 남는다고 했었어. 외할아버지를 살해한 진범을 반드시 찾아낼 거야.”차성재는 손을 거드고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지금으로서는 확실한 증거도 없고 누구인지 추측하기도 쉽지 않아.” “......”이 말은 그녀를 정확히 간파했다.그녀는 반드시 진범을 잡겠다고 했
차성재의 답변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태도가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방으로 돌아와 보니 김서진은 방에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는 몰랐지만 그의 말대로 모두 차 씨 가문의 범위 안에 있다. 위험하면서도 안전하다. 그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 그녀는 오이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연아, 실험실 금고에 훈향 작은 병에 담겨 있는 거 있는데 그것 좀 공식 검사 기관에 보내서 성분 감정 좀 진행해 줘.”“왜?” 오이연은 며칠 동안 만나지 못해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반가웠으나 반갑게 맞이하기도 전에 그녀의 이런 요구를 들었다.“내가 필요해서 그래. 그것 좀 진행해 줘. 아 맞다, 이 얘기 아무한테도 하지 말고 너 혼자 가야 해. 검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사진 찍어서 보내줘. 보고서 잘 보관해 줘.”“응.” 그녀는 조금 궁금했다. 사실 조향사는 향료 성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것들을 감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고, 제3자가 감정 결과를 의뢰한다면 즉, 성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그녀가 말투에서 약간 긴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오이연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지금 제성에 있어?”“아니, 나 가문에 잠시 돌아왔어.”“어, 그럼 대표님이랑도 같이 있는 거야?”“응.” 한소은이 답했다. “거기는 괜찮지? 내가 없어도 프로젝트는 잘 되고 있는 거지?”“괜찮아. 기초 작업들이라 쉽긴 한데 좀 지루해. 언제 돌아올 거야? 같이 신제품 만들자.” 오이연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조향사로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는 것은 도전적이고 성취감 있는 일이다.오이연은 한가할 때 스스로 만들기도 했지만 천부적인 재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고급 향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고, 매번 한소은의 약간의 개입만으로도 확연히 달라지곤 했다.“그래.” 그녀도 여기 얼마나 더 머물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비록 3일이라고 하긴 했지만 그 3일은 차국동이 계속 미루지 않도록 제한 시간
“아직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나 봐.” 한소은이 말했다. “이연아, 가는 김에 네가 이 소식 좀 전해줄 수 있을까?”오이연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왜 내가 전해야 해? 가문에서 밖에다가 소식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인 거야?”보통 이런 일은 가문에서 외부에 알린다. 게다가 외할아버지 같은 신분은 신문에 기사를 올리고 곳곳에서 조문을 와야 하는 상황인데 그녀는 차 씨 가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녀가 갑자기 이러한 소식을 전하는 것도 너무 이상했다.“집안에 일이 좀 있어서 그래... 네가 수고 좀 해줬으면 해.”그녀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고 고개를 들어봅니 이미 김서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서한도 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김서진은 원래 말을 하려고 했으나 그녀가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서한에게 속삭였다. “먼저 들어가 봐.”“알겠습니다. 대표님.” 서한이 대답했다.큰 소리를 낸 것은 아니었지만 전화 너머로 오이연이 들었다. “소은 언니, 나 서한 씨 목소리 들은 것 같아.”“맞아, 그 사람도 같이 있어. 왜? 뭐 하고 싶은 말 있어?” 그녀는 말하면서 몸을 일으켜 서한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원래 서한도 가려고 했으나 자기와 연관 있는 일 같아서 잠시 멈추었다.“아니야, 없어.” 오이연은 부인했지만 곧바로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 핸드폰이 고장 난 건지 궁금해서.”“핸드폰?” 한소은은 서한을 힐끗 쳐다보고 다시 자신의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누가 당신 핸드폰 고장 난 것 아니냐고 묻는데요?”그녀는 이연이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서한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장 났어요.”서한은 곧 김서진에게 설명했다. “어제 고장 났어요. 그래서 어제 예비 핸드폰으로 바꿨는데 아직 수리하지 못했어요.”김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물어본 게 아니잖아.”이 말의 뜻은 자신한테 설명하지 말고 물어본 사람에게 설명하라는 뜻이었다.한소은이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알겠지? 고장 났대. 또
"그의 예비 폰 번호는 제가 알고 있습니다."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끌어당기더니 서한에게 계속해서 말했다."내려가봐."서한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방문을 닫고 나갔다."이게 아니면 당신 질투할 거죠? 저는 다른 사람 부탁으로 한 거예요!"그녀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흔들며 말했다."정말 잘 알고 있죠!" 손을 들어 그녀의 코를 주무르며 김서진이 그녀를 끌어 앉혔다. "차성재가 뭐라고 했어요?""성재 오빠가 꺼림칙해서 말을 많이 안 했을 수도 있지만, 내생각엔 이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왜 오빠가 그들의 뜻에 따라 하려는지 잘 모르겠어요."김서진이 생각을 하고는 말했다. "차성재가 가주권을 넘겨준 일을 말하는 건가요?""내 생각엔 집안이 어수선해지는 게 걱정돼서 그런 것 같은데, 지금 이 상황이라면 뭘 어떻게 하든 어수선할 거예요.”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이렇게 큰 소동이 생길 줄은 정말 몰랐고, 차 씨 집안의 모든 어른들이 와서 빈소 앞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운 것이 때문에 그녀는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지금 겉으로 봤을 땐 당신이랑 차성재 같은 젊은 세대는 고립되어 있고, 어른들은 모두 같이 있다가 윗사람의 위엄을 내세워 젊은 세대를 억압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그가 말했다."전 진짜 차성호 한 명이 이렇게 큰 풍파를 일으킬 줄은 정말 몰랐어요." 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러나 김서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차성호 한 사람으로는 사실 이렇게 큰 풍파를 일으키지 못해요, 그의 배후에는 분명 그 사람 하나만이 아닐 거예요. 더구나 이렇게 큰 풍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이익이죠.”맞는 말이었다, 사실 집안의 어른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고 유다르게 뜻이 일치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이익에 불과했다.“난 그 사람들이 나이도 많고 매년 받는 배당금도 적지 않아 이렇게까지 할 것 같진 않았어요.” 한소은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자못 탄식한
"아니, ‘혹은’은 없어요." 손을 휘젓고는 김서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차성재 뿐일 거예요."그들이 차성재의 손에서 권력과 이익을 가져간다는 것은 사실 그녀와 큰 관계가 없다, 다만 그 근원을 그들만이 접촉한 향초에 귀결시키지 않고 서는 차성재와 직접 연관 짓기 어려웠다.어쨌든 차 씨 어르신의 몸은 모두 가정의가 전담하여 돌보고 있다.“그래서 더 빨리 향초에 손을 댄 진범을 찾고 싶어요.” 한소은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성재 오빠가 향초를 접한 사람은 나와 오빠, 그리고 나 씨 아저씨뿐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나 씨 아저씨는 차 씨 집안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했고, 제 할아버지 곁에서도 최선을 다했으니, 그 사람일 리가 없어요. 도대체 언제, 어떻게 손발을 움직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차 씨 집안은 이렇게 크고, 사람들의 왕래도 빈번하고, 집안의 제자도 적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접촉한 적이 없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요?" 김서진이 되물었다."아니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비록 제자가 많다 하지만 당신도 와봐서 알 거예요, 제자들은 앞집에 있고 독단적으로 뒷집에 들어올 수 없어요. 게다가 외할아버지가 사는 곳은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어요."한소은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어서 말했다."차 씨 집안에 감시 카메라가 없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 무술을 연마했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가 정말로 남의 눈을 피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거의 불가능해요.""그럼 그 나 씨 아저씨 일 수밖에 없겠군요.""아니에요!" 한소은이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 씨 아저씨는 우리 집에서 신망이 매우 두텁고 성재 오빠도 아저씨를 의심하지 않았어요. 아저씨는 아닐 거예요.” "아무튼 이 가능성은 일단 배제 하고, 만약 모든 가능성이 다 아니라고 하면 그땐 아저씨밖에 없어요."김서진은 일어나서 두 팔을 쭉 뻗으며 몸을 풀고는 말했다."가요.""어디 가요?"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던 한소은이 어리둥절해했다."방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