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6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김서진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그는 그녀의 한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살짝 얹으며 말했다. “사람의 마음이 차갑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저처럼 뜨거울 수도 있죠. 제가 아는 한소은은 그렇게 비관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이런 달콤하 말은 그녀의 얼굴을 뜨겁게 했고 그에게 잡힌 손은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그의 몸에 붙었다. 손바닥으로는 그의 체온이 온전히 느껴졌고 그녀를 따뜻하게 해주었다.

“이 상황이 어려운 걸 알면서도 저와 함께하게 해서 미안해요.”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그는 갑자기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부드러운 입맞춤이 아니라 정말 이빨로 그녀의 입술을 아프게 깨물었다.

그는 그 후에 그녀를 바라보고 말했다.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다음에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되죠.”

“...”

정말 감동적인 말이었다.

그녀의 입술에서 짜릿한 느낌이 났다. “하지만 현실은 저희는 여기 갇혀 있고, 그들은 제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을 거예요.”

방금 모두 간파했다. 살인자고, 무슨 죄고, 단지 권력을 차성재의 손에서 빼앗기 위한 핑계였을 뿐이다. 차성재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차성재가 왜 순순히 물러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이미 몇 년 동안 권력을 잡아왔는데 왜 갑자기 돌아온 사람을 두려워하는 걸까?!

“그들이 주지 않으면 우리끼리 찾으면 되죠!”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걱정과 초조함도 묻어 있지 않았다.

한소은은 그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어도 안색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마치 모든 상황이 그의 계획 안에 있는 것 같았고, 침착하고 계략을 짜는 듯한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는 심지어 한소은의 마음까지 안정시켰다.

“맞아요, 제가 찾을 거예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먼저 차성재를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

“왜 가냐고 물어보려고요?” 그는 그의 속마음을 그녀에게 들키고 말했다.

“네, 말 못 할 사정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27화

    차성재의 방문은 아직 닫혀있지 않았다. 그는 마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비록 문이 닫혀 있지는 않았지만 그는 방 안을 한번 둘러본 뒤 방문을 두 번 두드렸다.“들어와.” 차성재의 목소리였다.방 안으로 들어서자 방에는 스탠드 하나만 켜져 있었고 약간 어두웠다. 차성재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커피가 한 잔 있었는데 마시지는 않은 것 같았다.“차성재.”“앉아.” 그는 그녀를 온화한 눈빛으로 올려다보고 말했다.비록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지만 한소은은 적어도 빈소에 있었을 때의 표정보다는 훨씬 낫다고 느꼈다.“너...” 그녀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다.“내가 돌아오지 말라고 했잖아. 왜 이렇게 고집부려.” 차성재가 먼저 입을 열었고 입으로는 원망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가 그녀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상황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생각에 잠긴 듯한 차성재를 바라보았다.그는 이렇게 앉아 멀리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넓은 숲이 펼쳐져 있었고 지금은 은은한 그림자만 보일 뿐이었지만 그의 시선은 그 먼 곳으로 향해 있었다.차성재가 아직 입을 열지 않았지만 그녀는 묻고 싶은 것이 매우 많았다.입구 쪽을 바라보니 문이 닫혀있지 않아서 밖에 누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전에 빈소에서도 차성재는 그녀의 말을 가로막고 더 묻지 못하게 했다. 아마 누군가가 그들의 대화를 들을까 봐 걱정한 것인데 여기서도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차성호는 어떻게 된 거야?” 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분명 외삼촌이었지만 그는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었다. 그렇다면 단지 이름으로 불러도 무방하다.차성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을 매만졌다.“이렇게 큰 판에 너를 끌어드린 것은 네 권력을 빼앗으려고 그런 거야?”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물었다. “난 이해가 안되는 게 왜 그를 무서워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28화

    훈향은 그녀가 직접 차성재에게 건네주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훈향은 네가 가져와서 직접 할아버지께 드린 거야? 아니면 하인을 통해서?”차성재는 그녀를 바라본 뒤 그녀의 생각을 짐작한 듯 입술을 움직이며 담담하게 내뱉었다. “나 씨 아저씨.”“...”나 씨 아저씨는 외할아버지 곁에서 몇 십 년 동안 충성을 다했다. 차 씨 가문에서 나 씨 아저씨의 충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즉, 이 일은 모든 사람에게 의문점이 있었고, 그랬기에 차성호와 차국동도 그들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다. 그녀와 차성재는 변명을 할 수 없었다.그렇다. 지금은 그들이 했다는 증거도 없지만 그들이 결백하다는 증거도 없었다.“이건 음모야!” 한소은이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너무 악랄해!누가 누명을 씌웠을 뿐만 아니라 누가 훈향에 손을 댔는지 알아내야 한다.“내가 반드시 외할아버지를 죽인 진범을 찾아낼 거야!”“그다음엔?” 차성재가 평온한 목소리로 물었다.“대가를 치르게 해줘야지!”“그들이 그랬다면, 이미 흔적을 깨끗이 치웠을 거야.” 차성재는 몸을 일으킨 뒤 앞으로 두 발자국 걸었다. 그는 손을 들어 문 밖을 가리켰다. “너도 알겠지만 여기엔 CCTV 같은 거 없어. 누가 할아버지에게 손을 썼다고 해도 현장을 덮치지 않았다면 증거를 찾을 수도 없어.”한소은도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며 눈쌀을 찌푸렸다.차성재의 말이 맞다. 사실 상대방도 이 점을 노린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이 먼저 손을 써서 대비할 수 없었다. 만약 대비했더라면 단서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흔적학이라는 과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번 하는 순간 반드시 증거가 남는다고 했었어. 외할아버지를 살해한 진범을 반드시 찾아낼 거야.”차성재는 손을 거드고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지금으로서는 확실한 증거도 없고 누구인지 추측하기도 쉽지 않아.” “......”이 말은 그녀를 정확히 간파했다.그녀는 반드시 진범을 잡겠다고 했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29화

    차성재의 답변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태도가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방으로 돌아와 보니 김서진은 방에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는 몰랐지만 그의 말대로 모두 차 씨 가문의 범위 안에 있다. 위험하면서도 안전하다. 그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 그녀는 오이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연아, 실험실 금고에 훈향 작은 병에 담겨 있는 거 있는데 그것 좀 공식 검사 기관에 보내서 성분 감정 좀 진행해 줘.”“왜?” 오이연은 며칠 동안 만나지 못해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반가웠으나 반갑게 맞이하기도 전에 그녀의 이런 요구를 들었다.“내가 필요해서 그래. 그것 좀 진행해 줘. 아 맞다, 이 얘기 아무한테도 하지 말고 너 혼자 가야 해. 검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사진 찍어서 보내줘. 보고서 잘 보관해 줘.”“응.” 그녀는 조금 궁금했다. 사실 조향사는 향료 성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것들을 감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고, 제3자가 감정 결과를 의뢰한다면 즉, 성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그녀가 말투에서 약간 긴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오이연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지금 제성에 있어?”“아니, 나 가문에 잠시 돌아왔어.”“어, 그럼 대표님이랑도 같이 있는 거야?”“응.” 한소은이 답했다. “거기는 괜찮지? 내가 없어도 프로젝트는 잘 되고 있는 거지?”“괜찮아. 기초 작업들이라 쉽긴 한데 좀 지루해. 언제 돌아올 거야? 같이 신제품 만들자.” 오이연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조향사로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는 것은 도전적이고 성취감 있는 일이다.오이연은 한가할 때 스스로 만들기도 했지만 천부적인 재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고급 향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고, 매번 한소은의 약간의 개입만으로도 확연히 달라지곤 했다.“그래.” 그녀도 여기 얼마나 더 머물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비록 3일이라고 하긴 했지만 그 3일은 차국동이 계속 미루지 않도록 제한 시간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30화

    “아직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나 봐.” 한소은이 말했다. “이연아, 가는 김에 네가 이 소식 좀 전해줄 수 있을까?”오이연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왜 내가 전해야 해? 가문에서 밖에다가 소식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인 거야?”보통 이런 일은 가문에서 외부에 알린다. 게다가 외할아버지 같은 신분은 신문에 기사를 올리고 곳곳에서 조문을 와야 하는 상황인데 그녀는 차 씨 가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녀가 갑자기 이러한 소식을 전하는 것도 너무 이상했다.“집안에 일이 좀 있어서 그래... 네가 수고 좀 해줬으면 해.”그녀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고 고개를 들어봅니 이미 김서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서한도 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김서진은 원래 말을 하려고 했으나 그녀가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서한에게 속삭였다. “먼저 들어가 봐.”“알겠습니다. 대표님.” 서한이 대답했다.큰 소리를 낸 것은 아니었지만 전화 너머로 오이연이 들었다. “소은 언니, 나 서한 씨 목소리 들은 것 같아.”“맞아, 그 사람도 같이 있어. 왜? 뭐 하고 싶은 말 있어?” 그녀는 말하면서 몸을 일으켜 서한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원래 서한도 가려고 했으나 자기와 연관 있는 일 같아서 잠시 멈추었다.“아니야, 없어.” 오이연은 부인했지만 곧바로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 핸드폰이 고장 난 건지 궁금해서.”“핸드폰?” 한소은은 서한을 힐끗 쳐다보고 다시 자신의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누가 당신 핸드폰 고장 난 것 아니냐고 묻는데요?”그녀는 이연이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서한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장 났어요.”서한은 곧 김서진에게 설명했다. “어제 고장 났어요. 그래서 어제 예비 핸드폰으로 바꿨는데 아직 수리하지 못했어요.”김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물어본 게 아니잖아.”이 말의 뜻은 자신한테 설명하지 말고 물어본 사람에게 설명하라는 뜻이었다.한소은이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알겠지? 고장 났대. 또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31화

    "그의 예비 폰 번호는 제가 알고 있습니다."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끌어당기더니 서한에게 계속해서 말했다."내려가봐."서한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방문을 닫고 나갔다."이게 아니면 당신 질투할 거죠? 저는 다른 사람 부탁으로 한 거예요!"그녀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흔들며 말했다."정말 잘 알고 있죠!" 손을 들어 그녀의 코를 주무르며 김서진이 그녀를 끌어 앉혔다. "차성재가 뭐라고 했어요?""성재 오빠가 꺼림칙해서 말을 많이 안 했을 수도 있지만, 내생각엔 이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왜 오빠가 그들의 뜻에 따라 하려는지 잘 모르겠어요."김서진이 생각을 하고는 말했다. "차성재가 가주권을 넘겨준 일을 말하는 건가요?""내 생각엔 집안이 어수선해지는 게 걱정돼서 그런 것 같은데, 지금 이 상황이라면 뭘 어떻게 하든 어수선할 거예요.”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이렇게 큰 소동이 생길 줄은 정말 몰랐고, 차 씨 집안의 모든 어른들이 와서 빈소 앞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운 것이 때문에 그녀는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지금 겉으로 봤을 땐 당신이랑 차성재 같은 젊은 세대는 고립되어 있고, 어른들은 모두 같이 있다가 윗사람의 위엄을 내세워 젊은 세대를 억압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그가 말했다."전 진짜 차성호 한 명이 이렇게 큰 풍파를 일으킬 줄은 정말 몰랐어요." 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러나 김서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차성호 한 사람으로는 사실 이렇게 큰 풍파를 일으키지 못해요, 그의 배후에는 분명 그 사람 하나만이 아닐 거예요. 더구나 이렇게 큰 풍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이익이죠.”맞는 말이었다, 사실 집안의 어른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고 유다르게 뜻이 일치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이익에 불과했다.“난 그 사람들이 나이도 많고 매년 받는 배당금도 적지 않아 이렇게까지 할 것 같진 않았어요.” 한소은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자못 탄식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32화

    "아니, ‘혹은’은 없어요." 손을 휘젓고는 김서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차성재 뿐일 거예요."그들이 차성재의 손에서 권력과 이익을 가져간다는 것은 사실 그녀와 큰 관계가 없다, 다만 그 근원을 그들만이 접촉한 향초에 귀결시키지 않고 서는 차성재와 직접 연관 짓기 어려웠다.어쨌든 차 씨 어르신의 몸은 모두 가정의가 전담하여 돌보고 있다.“그래서 더 빨리 향초에 손을 댄 진범을 찾고 싶어요.” 한소은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성재 오빠가 향초를 접한 사람은 나와 오빠, 그리고 나 씨 아저씨뿐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나 씨 아저씨는 차 씨 집안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했고, 제 할아버지 곁에서도 최선을 다했으니, 그 사람일 리가 없어요. 도대체 언제, 어떻게 손발을 움직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차 씨 집안은 이렇게 크고, 사람들의 왕래도 빈번하고, 집안의 제자도 적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접촉한 적이 없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요?" 김서진이 되물었다."아니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비록 제자가 많다 하지만 당신도 와봐서 알 거예요, 제자들은 앞집에 있고 독단적으로 뒷집에 들어올 수 없어요. 게다가 외할아버지가 사는 곳은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어요."한소은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어서 말했다."차 씨 집안에 감시 카메라가 없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 무술을 연마했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가 정말로 남의 눈을 피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거의 불가능해요.""그럼 그 나 씨 아저씨 일 수밖에 없겠군요.""아니에요!" 한소은이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 씨 아저씨는 우리 집에서 신망이 매우 두텁고 성재 오빠도 아저씨를 의심하지 않았어요. 아저씨는 아닐 거예요.” "아무튼 이 가능성은 일단 배제 하고, 만약 모든 가능성이 다 아니라고 하면 그땐 아저씨밖에 없어요."김서진은 일어나서 두 팔을 쭉 뻗으며 몸을 풀고는 말했다."가요.""어디 가요?"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던 한소은이 어리둥절해했다."방금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33화

    "차 씨 집안에 일이 생긴 거 알아?"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차 씨 집안의 그 노인이 죽었다는 말 하는 거야?" 노형원은 놀랍지도 않다는 듯 천천히 그의 그 병과 캔을 치우고 그녀를 자세히 훑어봤다."물론 그게 다가 아니지. 차성호라는 사람, 들어본 적 있어?" 윤설아가 그의 사무용 의자에 앉고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예전에 한소은의 관계를 토대로 봤을 때 너는 차 씨 집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향초를 만지작거리는 손을 멈추고는 노형원은 입가에 비꼬는 웃음을 자아냈고, 이어 천연덕스럽게 그의 동작을 이어갔다.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녀가 차 씨 집안사람인지도 몰랐을 텐데, 너 생각엔 내가 얼마나 알고 있을 거 같아?""하?" 이 대답은 윤설아에게 매우 의외였다."그럼 너는 남자 친구 노릇 정말 못했겠네.""다 지나간 일이야!" 눈을 내리깔더니 그가 말했다."날 찾아온 게 나를 비웃으려는 이유만은 아니겠지."윤설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책상 위의 펜을 가지고 놀다가 느릿느릿 말했다.“네가 차 씨 집안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니….""내가 모른다고 했어?""그럼…"윤설아가 벙졌다. 방금 그는 한소은이 차 씨 집안의 사람인지도 몰랐다고 했는데, 그럼 차 씨 집안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알겠느냐 말인가?"예전에 몰랐다고 해서 내가 지금 모른다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모를 거라는 것도 더더욱 아니야." 마침내 그는 향초의 연구를 멈추고 돌아서서 아버지가 다른 동생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입술에 맺힌 웃음은 의미심장했다. "차성호는 차 씨 집안 영감님의 막내아들이었고, 나이는 한소은과 차성재보다 조금 더 많아. 원래 차 씨 집안은 그가 맡았어야 했는데 10년 전, 차성호는 차 씨 집안을 떠났고 그 이후로 행방이 묘연했는데 몇 년이 지나도 차 씨 집안사람들은 그 사람을 찾지 못했고 이젠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거의 잊을 지경이 되었지."그의 말은 모두 옳았고, 윤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가 이 시기에 돌아올 줄은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34화

    ”이 세상은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어. 봐, 너랑 나도 지금은 같은 배에 타고 있는 사람이잖아…."그녀가 입을 열기 전에 다시 이어서 말했다."피는 물 보다 진하고 남매의 정이 깊다는 말은 하지 마. 난 이런 말은 믿지 않고 너는 더 믿지 않지. 지금 우리가 차분하게 앉아서 큰일을 도모할 수 있는 이유는 단지 너와 나의 이익이 같기 때문이잖아. 맞지?"이제 그를 바라보는 윤설아의 시선은 유난히 진지하고 깊어졌다."날 그렇게 볼 필요 없어." 노형원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우리는 적이 아니야, 적어도 지금은 아니지. 우리의 이익만 같다면 넌 영원히 나의 좋은 여동생이고, 나는 너의 유능한 서포터이자 좋은 오빠일 것이야."윤설아는 입을 열지 않고 잠시 그를 바라보며 침묵하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네 말이 옳았음을 인정할 게. 그럼 차 씨 집안의 일을 계속 말해봐, 네가 이렇게 잘 알고 있는 마당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내가 무슨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아니면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윤설아가 그를 찾아왔으니 당연히 계획이 있는 것일 거였다."방금 너도 말한 것처럼 너와 나의 이익은 일치해. 우리가 윤 씨에서 자리를 잡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우리들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만약 차 씨 집안의 서포트가 있다면 정말 적은 노력으로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지금 하늘이 우리에게 아주 좋은 기회를 줬으니 우리가 잡아야 하지 않겠어?"그녀도 시원시원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럼 넌 어떻게 할 계획인데?" 노형원이 차를 마시며 웃으며 물었다."차성호를 끌어들여, 우리가 가주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도와주면 차성호는 우리에게 빚을 지게 되는 거고 그럼 장차 우리의 서포터가 돼 줄 거야.""어떻게 끌어들이게?"“......”그에게 주저하는 듯한 질문을 받자 윤설아는 몸을 똑바로 펴고 다소 불쾌한 듯이 말했다. "도대체 내가 너한테 묻는 거야, 아니면 네가 나한테 묻는 거야! 내가 애초에 너를 독촉꾼의 손에서 구

최신 챕터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2화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1화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