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공항에서. 비행기가 착륙한 후, 곧 김서진이 마련한 차가 기다리고 있어서 바로 차씨 집으로 향했다. 한소은은 비행기에서 한숨 자서 잠이 오지 않았으나 걱정이 태산이라 차창 밖을 내다보면서 멍 때리고 있었다. 차가 절반쯤 달렸을 때 김서진이 전화 한 통을 받고 안색이 매우 심각해졌다. “차씨 가문과 연관 있어요?” 너무 가까이 있어서 통화가 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가 의심스럽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조사할 것이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다. “지금 차씨 집에 차성재 말고 또 한 사람이 있는데…” 한소은은 침묵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차성호.” 이 세 글자는 주문처럼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기억들을 다시 일으켰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까. 차성호, 그녀의 작은 외삼촌, 차씨 집안 막내 아들, 차성재의 작은 아버지.사실 그때 당시, 외할아버지는 막내 아들을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그후 어떤 일이 생겼고, 나이가 어려서 정확히 어떤 일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작은 외삼촌은 차씨 가문을 떠났으며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차씨 가문에서 이 이름에 대해 입을 꼭 다물고 있으며 누구도 그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만약 김서진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 사람을 거의 잊을 뻔했다.“작은 삼촌? 돌아오셨다고?”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 “네, 돌아오셨어요.” 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 소식은 정확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성호가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그의 컴백은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그분이 돌아오신 것도 당연한 거예요.” 한소은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간에 어쨌든 아버지시니 아들로서 장례식에 오는건 당연한 거예요.” “단순히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돌아오셨다면 괜찮은데…” 김서진은 진지하게 그녀를 한 번 바라보았다. “만약 차씨 가문으로 돌아가면 폭풍우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녀를 노리고 온 거라면 분명 그렇게 단정했기 때문이며 단지 너무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웠다.그의 옳다는 눈빛을 보고 그녀는 화가 나서 웃었다. “정말 너무 우스꽝스럽네! 내가 왜 외할아버지에게 독을 써요? 그리고 내가 몇 년이나 차씨 가문에 돌아가지 않았는데요. 그전에 외할아버지 생신 잔치 때 한 번 돌아갔었고 다해서 이틀도 머물지 않았어요! 외할아버지는 어제 돌아가셨는데 제가 독을 썼다고요? 제가 언제 독을 썼는데요? 제가 왜 독을 써요?”“각종 흔적이 이번 일은 함정이라고 말해줘요. 함정이라면 이유가 필요 없죠. 게다가 당신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거 알고 있잖아요. 죄를 씌우려고만 한다면 어찌 구실이 없겠어요!”사실 방금 이 얘기를 들었을 때 그도 많이 놀랐지만 지금 상황은 아직 명랑하지 않다.만약 누명을 씌우는 거라면 왜 그녀에게 씌우는 건지. 이 일은 도대체 누구에게 이익이 있는지? 다시 말하자면 누가 이 일을 계획하고 있는 걸까.차성재가 그녀에게 돌아오지 말라고 일깨워줬으니까 당연히 그는 아닐 것이다.가장 의심이 가는 사람이 바로 갑자기 돌아온 차성호다. 오랫동안 실종이 되었다가 이 중요한 타이밍에 돌아왔으며, 그리고 정확한 소식에 의하면 그가 현재 차씨 가문에서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비록 차성재가 차씨 가문의 실권자이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젊으니 차성호가 돌아오는 것에 차씨 가문의 많은 어르신들은 매우 지지하는 편이다.“두려워요?”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고 부드럽게 물었다.“내가 한 적이 없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한소은은 입꼬리를 올리고 가볍게 말했다. “나는 그냥 궁금해서요. 도대체 누가 소동을 일으키고 있는 건지. 그리고 만약 외할아버지 돌아가신 것이 사고가 아니라면 누가 범인일까요?”“진정한 범인은 아마 당신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하는 사람이겠죠.” 그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 “당신 대신 내가 꼭 이 사람을 잡아낼 거예요!”차가 금방 차씨 가문의 영역에 도착했다.사실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은근히 수상
한소은은 양쪽을 둘러보더니 화난 눈빛으로 말했다. “다들 뭐 하자는 거예요?”그 사람들은 분명 지시를 받고 그들을 둘러싼 것이며 그 다음의 움직임은 없었다.서한은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경계 상태였으며 일촉즉발의 형세였다.“당신들이 우리 차씨 가문의 사람도 아닌데 차씨 가문의 영역에서 뭐 하는 거예요?”한소은은 주변을 대충 둘러보고 이 사람들이 차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차가운 말투로 호통쳤다.“누가 차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한 목소리가 들렸으며 이어서 한 사람이 방에서 걸어 나왔고 가까이 올 때까지 그 사람들은 자동으로 길을 비켰다.비교적 익숙한 얼굴에 가벼운 주름이 더해졌고 가장 선명한 것은 왼쪽 얼굴에 비뚤어진 칼자국이 있었고 머리카락은 아직 새까맣지만 대머리가 될 추세였다.비록 기억속에 남아있던 것과 조금 차이가 났지만 한소은은 알아보았다. 차성호!“삼촌.” 그녀가 불렀다.차성호는 웃었다. “그래. 이 삼촌을 알아보네. 차씨 가문이 너를 키운 보람이 있네.”만약 돌아오기 전에 미리 알아보지 않았더라면 한소은은 그가 나타난 것에 놀랐을 거고 심지어 그가 단순히 장례식 때문에 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가 나타난 것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삼촌이 오랫동안 깜깜 무소식이더니 오늘 외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이게 뭐하시는 거예요? 외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주먹질이라도 할 건가요?“그녀는 그 사람들을 흘겨보았으며 하나같이 좋은 사람 아니었다.“나도 폭력을 쓰고 싶지 않아. 그런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게 수상해서 원인을 밝혀야지. 소은아, 외할아버지가 너를 키웠으니 정이 박하지 않을 거야. 비록 너한테 엄격해도 네가 이렇게 무정하게 너의 친 외할아버지에게 독하게 굴면 안 되잖아!”그는 어지간히 감탄하며 말했고 말투는 겉돌 듯했으며 말하다가 갑자기 눈을 치켜세우고 눈빛이 아주 날카로웠다.그 눈빛은 유독 무서웠으며 그녀를 심판할 듯했다.아니, 심판이 아니라 이미 그녀에게 죄를 선고했다
“......”“삼촌이 뭐라고 해도 나 먼저 외할아버지께 절부터 올릴 거예요!”여기서 논쟁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는 일단 외할아버지께 절을 올리고 가능한 직접 외할아버지의 유골을 확인하고 최소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야 한다.“넌 그럴 자격이 없어!”앞으로 한 발 나아가 그녀를 막고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차성호는 손을 흔들었다. “잡아!”그 사람들이 금방 달려들었으며 무력을 강행하여 그녀를 잡으려는 모양이었다.“잠깐!”김서진이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나아가 한소은을 자신의 뒤로 막고 시선은 차성호를 보았다. “차씨 어르신의 영전에서 난동을 부리다니 소문나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까 봐 두렵지 않아요?”차성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오만하게 그를 바라보며 대수롭지 않아했다. “당신은 누구야? 우리 차씨 집안의 일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참견해!”“나 한소은의 남편이예요. 차씨 어르신은 저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이 일은 당연히 제가 상관할 일이죠!” 김서진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내가 잘못 기억한 게 아니라면 차씨 가문의 일은 줄곧 차성재가 관리하는데 차씨 가문이 이렇게 규칙이 없어요. 관리자가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 옆에 사람들이 떠들썩하면서 때리겠다 죽이겠다 난리예요?”한바탕 쓴 소리를 듣고 차성호는 별로 화내지 않고 머리를 숙이고 무심한 듯 자신의 새끼손가락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아주 천천히 말했다. “그럼 당신의 정보가 많이 후지네. 전에 내 조카가 대신 관리하고 있었던 거는 사실이지만 이제 내가 돌아왔으니 당연히 내가 이 집안의 가장이 되는 거야. 젊은 친구들을 좀 쉬게 해야지.”알아본 것과 같이 차성재가 과연 실권을 잃었다.하지만 차성재도 차씨 가문의 실권을 장악한지 1,2년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쉽게 실권을 잃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일이 수상했다.“나 차성재를 만날 거야!” 한소은이 소리를 쳤다.이 삼촌이라는 사람이 너무 의심스러웠지만 먼저 손을 쓴 탓에 이미 차씨 가문의 실권을 장악한 것 같았다
뒤에서 한참 쾅쾅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차성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돌아서려고 할 때 갑자기 찬바람이 느껴지면서 다음 순간 한 손이 그의 어깨에 걸쳤다. “삼촌, 위풍당당하시네요!”설령 차성호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으며 눈가의 잔광으로 보니까 그가 데리고 온 수하들이 모두 찌그러지고 비뚤어진 모양으로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어떻게 해냈을까?!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어떻게 가능하지!“너…” 그는 너무 놀라서 목소리까지 쉬어 침을 삼키고 말했다. “너 감히 어르신에게 손을 대?”“내가 당신을 어르신으로 생각해야 당신이 어르신이 되는 거예요. 내 마음속에서 어르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당신은 쓰레기도 못 돼요!” 그를 흘겨보며 한소은은 한 단어 한 단어 또박또박 말했다.물론 그가 차씨 가문의 사람이고 또 외할아버지가 가장 사랑하는 막내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녀는 몇 년을 못 본 삼촌이 만나자마자 그녀에게 폭력을 쓰려고 해도 삼촌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아무런 이유와 근거 없는 죄를 씌우는 데 그녀가 이대로 인정할 리가 없으며 꼭 진실을 밝힐 것이다.“까불지 마!”이때 중후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안에서 한 무리 사람들이 나왔으며 그 목소리가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이다.“작은 할아버지.”한소은은 흘겨보고 알아보았다.그분은 차씨 어르신의 사촌 동생 차국동, 촌수를 따지면 작은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며 차씨 족보에서도 어르신이다. 수년 간 차씨 집안일에 거의 참견하지 않았는데 이때 나타났다.하지만 이상할 것도 없다. 아무래도 어르신의 장례식에 사촌 동생으로서 참석하는 게 정상이다.이 순간 그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의 앞에 섰으며 뒤에는 차씨 가문의 어르신들이 계셨다. “한소은, 지금 뭐하는 짓이야?”상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이다!그들이 입을 열자 모두 차성호의 편이라는 것이다. 방금 그녀를 곤란하게 굴 때 왜 나타나지 않고 지금 차성호가 제압당하니까 그녀가 까분다고?한소은은 비웃었다.
“저는 방문객이 아니고 차씨 어르신의 손녀 사위예요. 절반 차씨 가문의 사람이죠. 오늘 여기 와서 외할아버지께 꽃을 올리고 절을 올리는 게 당연한 거예요.”그는 말을 다하고 바로 앞으로 걸어가려고 했다.그러나 차국동은 여전히 지팡이를 거두지 않고 거기에 꿋꿋하게 막고 있었다. “너희 결혼 얘기를 들었는데 그냥 구두 약속이라면서,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고. 그러면 우리 차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할 수 없어. 차씨 가문은 차씨 가문의 규칙이 있어. 여기 와서는 규칙을 지켜야 해!”“저…”김서진이 뭐라고 더 말하려고 했지만 한소은이 눈짓을 주고 말했다. “작은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당신 잠깐 여기서 차 마시면서 나 좀 기다려줘요. 내가 외할아버지께 절을 올리고 금방 나올 게요.”비록 그녀가 아무 말도 안 했지만 김서진은 그녀의 눈빛을 헤아렸다.차씨 가문의 분위기는 분명 수상했다. 오기 전에 두 사람이 대충 마음 준비를 했지만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차성호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작은 할아버지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모두 그의 편에 섰다.어차피 빈소는 안에 있고 거실이 밖에 있어서 중간에 그냥 벽 하나를 둔 셈이라서 혹시 무슨 일이 있어도 그가 밖에서 호응할 수 있다.김서진은 더 이상 버티지 않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속상해 하지마요.”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고 빈소 안으로 들어갔다.밖에 있을 때 몰랐지만 들어와보니까 안의 분위기가 밖에 보다 훨씬 더 사나웠다.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다 왔으며 어르신들은 한쪽에 앉아 계셨고 다른 한쪽에는 차씨 가문의 사람과 자녀들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앞자리에 차성재가 영전을 지키고 있었다.그녀는 조금 놀랐다.원래 밖에서 차성재가 보이지 않아서 그가 연금되었거나 다른 일이 생긴 거라고 생각했지만 외할아버지 영전에 있을 줄 몰랐다.맞다. 그가 장손으로서 여기에 있는 게 맞다. 그런데 차성호가 이렇게까지 그녀를 의심하는데 왜 그는 아무 반응도 없었을까.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두 눈으
훈향?한소은은 깊이 생각하면서 어느 정도 이해하였다. 결국 훈향에 문제가 있던 건가?“제가 외할아버지께 만들어 드렸어요. 최근에 불면증 때문에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하셔서 진정 작용이 되는 훈향을 만들어 드렸는데. 왜요?” 그녀가 태연하게 물었다.“왜? 왜냐고 묻는 거야?” 차성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를 영원히 진정시키려고 했던 거야?”“훈향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보다 직접 말하는 것이 더 낫다. 할 말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해. 내가 털어놓길 바라지 말고.“훈향에 문제없다고 너 장담할 수 있어?” 차성호는 빈정거리듯이 말했다.지금까지 봐온 결과, 가문의 장로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차성호의 말처럼 그녀가 만든 향에 문제가 있고, 그녀를 외할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으로 보는 사람과,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중립의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로 나뉘었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주길 바라는 것은 어려웠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차성재도 아직 입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침묵한 채 영전 앞에 꿇어앉아 있었다. 마치 지금 일어난 모든 일들이 그와 무관하다는 듯이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다.보아하니, 이 싸움은 오직 나만 할 수 있다.“네, 훈향엔 문제가 없었어요. 적어도 제 손을 떠나기 전까지는 문제없었어요. 중간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무뚝뚝하게 말했다.훈향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둘째 치고, 만약 훈향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바로 그녀가 범인이라는 법도 없다.항상 차 씨 가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외할아버지 곁에서 시중드는 사람, 심지어 누가 몰래 들어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그녀의 말은 변명거리에 지나치지 않았다.“너 정말 혀가 길구나. 누구한테 떠넘기려 하는 거야!” 차성호는 계속해서 말했다. “좋아, 할아버지 곁에서 시중드시는 분, 나 씨 아저씨 말하는 거지? 그 아저씨 여기에 정말 오래 계셨어. 네가
“하하...”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이 갑작스러운 웃음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이런 엄숙한 빈소에서 갑자기 웃어 보이다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가장 연장자인 차국동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한소은! 어떻게 외할아버지 영전 앞에서 건방을 떨어! 네 할아버지한테 떳떳할 수 있겠어!”“작은 외할아버지, 이렇게 영전 앞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어떻게 웃음을 참을 수가 있겠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계속 소란을 피우네요.”차성호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누가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거야?”“그건 당신이 잘 알 텐데!” 한소은은 물러서지 않고 그에게 맞섰다. 한소은은 그를 노려보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차성호 씨! 작은 아버지라고는 불러 드리겠지만 너무 사람을 업신여기지는 말아 주세요.”“여기 계신 어르신들 중 당신이 외할아버지에게 쫓겨난 걸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일부러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어요. 정말 저희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당신이 외할아버지의 조문을 올 수는 있으니 반대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것을 빌미로 소란을 일으키려 한다면 당장 여기서 나가세요!”한소은은 문 밖을 가리키며 그를 꾸짖었다.차성호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자 하마터면 그녀에게 기가 죽을 뻔했다.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나서야 정신 차리고 다시 대응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내 성은 차 씨야. 차 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오히려 넌 한 씨 잖아. 다른 집안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날 내쫓을 건데? 넌 네 외할아버지가 부모가 없다고 불쌍해서 거둬들인 것뿐이야. 잊지 마. 너의 성은 차 씨가 아니야!”“차성호 씨,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성을 따지고 계시는 거예요. 지금 시대는 친자이든 아니든 상관없는 시대에요!”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차성재를 한 번 보고는 말을 이었다. “제가 그 훈향으로 할아버지를 죽였다고 하는데 좋아요. 그럼 증거는요?”그녀는 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