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늦게 온 거 아니네요."그녀의 솜씨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무사한 것을 직접 본 후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프랑스 납치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그는 확실히 오버했지만, 항상 조심하는 것이 맞다."문제 있어요?"눈을 깜빡이며 그의 말뜻을 알아들었다."다른 데 가서 얘기해요."김서진은 그녀를 멀리 떨어지지 않은 나무 아래로 끌고 갔고, 그쪽에 검은 벤츠가 서 있었는데, 밤의 어둠과 그늘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정말 알아보지 못했다.차 안에 앉으니 갑자기 따뜻해졌다. 그녀는 손을 호호 불었고, 다음 순간 두 손에 그의 손에 잡혔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 갔어요?"손바닥의 온기로 그녀를 따뜻하게 해주며, 말속에서는 참을 수 없는 책망이다."보물을 찾으러 갔어요.” 자신이 찾은 보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왔고, 눈썹이 조각달이 되어 기쁨이 마음속에서 넘쳐나왔다."지금 웃음이 나와요?"말을 이렇게 해도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차마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이 일은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가 경솔해서 뜻밖에도 누군가가 감히 조향협회를 사칭해서 회사로 초대장을 보내왔다. 아주 대놓고 였고 가짜인 것이 밝혀질까 봐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한소은은 그를 바라보며 가로등 불빛을 빌려도 희미한 윤곽의 그림자만 보였지만, 오히려 신비성이 더해져 그의 기세가 더욱 뚜렷해졌고, 말로는 탓하지만 몸짓과 말투에는 온통 관심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녀는 어찌 알아들을 수 없을까?"오늘 좋은 물건 하나 얻었고, 또 당신을 만났으니 좋은 날이네요. 모두 즐거운 일들인데 왜 웃음이 안 나와요?"그녀는 생각해 보니 오늘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안에서 못 나왔으면 즐거울 수가 있었을까요?"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녀의 긍정적인 모습에 칭찬을 해야 할지, 아니면 경솔하다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어, 내가 담을 넘어 빠져나온 거 어떻게 알았어요?"그녀는 놀랐다. 설마 자신이 빠져나올 때 그에
초대장은 가짜예요.”"가짜요?"한소은은 매우 놀랐다. 이번 초대에 문제가 있거나 상대방이 다른 마음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초대장까지 가짜일 줄은 몰랐다."어떻게 가짜일 수 있죠? 조향업협회의 도장이 있는 걸 봤는데 가짜 같지 않았어요. 만약 정말로 누군가가 고의로 사기를 친다면 경찰에 신고할 수 있어요."김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거예요. 도장을 검토해 봤는데, 확실히 가짜가 아니에요. 그러면 누군가가 협회의 도장을 도용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협회의 도장을 그렇게 쉽게 가져갈 수 있죠? 그리고...... 지금 당신이 머물고 있는 이 정원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요?""누구 거예요?"그녀는 어떻게 이 정원이 누구 거인지 알 수 있을까?"제성 정씨 가문이라고 들어봤어요?"그녀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자, 김서진은 천천히 설명했다. "정씨 가문의 막내 아들 정하진, 이 정원은 그 사람의 명의예요.""정하진?!"전에 그녀가 이 이름이 좀 낯익다고 생각했으니 잊어버릴 리가 없다.“알아요?"그녀의 반응이 좀 과격해지자, 김서진은 이상하게 물었다."전에 프랑스에서 품평대회에 나갔을 때 그 사람도 있었어요. 그리고…."잠시 멈추고 그녀는 방금의 상황을 회상하며 어쩐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하다 했더니, 알고 보니 이 정원은 그의 소유였다. 설마 이 모든 것이 그가 꾸민 짓이란 말인가?김서진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리고 뭘요?”한소은은 생각을 좀 하더니 다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방금 내가 한 작은 가게에서 그 사람을 만났어요.""그 사람이 당신에게 무슨 말을 했어요?"그녀가 방금 정하진을 만났다는 얘기를 듣자, 김서진은 갑자기 긴장해서 물었다.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난번에 진 게 좀 못마땅해서 언제 다시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고 했어요. 아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 보니까 이 모든 것이 그가 계획한 거였어요. 그 사람의 목적이 무엇일까요?"김서진은 진지하게 생각했다. "정하진
김서진은 역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했다. "그 사람이 어렵게 당신을 속여서 이곳까지 오게 한 것은 결코 단순히 한판 붙으려고 그러는 게 아니에요."만약 정하진이 한 것이라면 이해가 된다. 그의 신분과 지위, 게다가 본인도 조향업협회의 이사로 재직 중이기 때문에, 도장을 받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다.다만 초대는 협회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며 개인의 행위라서 당시 눈치채지 못한 것도 당연하다."그럼,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지켜봐야죠."어깨를 으쓱하며 한소은은 조금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안 무서워요?"그녀의 눈을 응시하며 어둠 속에서 그녀의 얼굴에는 흐릿한 아름다움이 보여서 그는 손을 떼기가 아쉬웠고 다시 그 정원에 보내기 싫었다.“뭐가 무서워요.” 한소은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 웃었다. "당신이 말한 것처럼, 그가 나를 어렵게 이곳으로 유인한건 승부를 내려는 것이 아니고 결코 나를 죽이려는 것도 아니라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텐데 내가 두려워할 게 뭐가 있어요?”그저 상대방이 도전장을 던졌으니 그녀가 받아서 대응하는 건데 무섭다고? 무섭다고 무슨 소용이 있어!거의 들을 수 없는 한숨과 함께 김서진은 그녀의 손을 잡은 손을 약간 놓았다. "가끔 당신이 너무 강하다고 생각해요.""아니에요. 나는 전혀 강하지 않아요! 내가 강한 것도 당신이 뒷받침해 주기 때문이에요!”한소은은 웃으며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찔렀다. "당신은 이미 여기에 있는데,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전에 그녀의 마음에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다면, 그를 보는 순간 마음이 완전히 안정되었다.그가 왔다. 그녀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장 빠른 시간에 달려왔다. 그녀가 두려울 게 뭐가 있을까. 그가 있다면, 그녀는 두려운 게 없다!"불장난하고 있어요!"그녀의 가만있지 않는 작은 손을 잡고 김서진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여기서 당신이 어떻게…."뒷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입술을 막았다.그저 이틀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2개월, 2년 같았다.
한소은은 이렇게 계속 지체하다가는 계속 그의 품에 안겨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고개를 돌려 그를 보지 않은 채 한 마디 던졌다. “갈게요!”그녀의 손이 문에 닿자마자 그는 그녀를 다시 당기며 말했다. “어떻게 돌아가려고요? 담 넘어서?”비록 그녀는 담 넘는데 아무 문제 없었으나 그녀가 이렇게 5미터가 넘는 벽을 넘나드는 것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없었다.“아니에요.” 한소은은 대수롭지 않은 듯 웃어 보이며 말했다. “누군가가 문 열어줄 거예요.” “?”그녀는 몸을 굽혀 그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는 빠른 속도로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그녀의 행동은 정말 빨랐다. 그는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 여자가 대문을 향해 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문 앞에는 불이 켜져 있어서 매우 밝았다. 하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한소은은 바로 문 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리려는 듯 손을 들었지만, 이내 포기하고 멈춘 뒤 뒤돌아 문에 비스듬히 기댔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나무 밑에 주차된 김서진의 차를 잠시 보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문 열어 주세요!” “...”주위는 모두 조용했고 아무도 그녀에게 답해주지 않았다.“셋까지 센 뒤에 나오지 않는다면 저 들어가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허공에 대고 이렇게 말하며 정말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김서진은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켜보았다.정하진은 이곳을 특별하게 신경 쓰면서까지 그녀를 이곳에 가둬두었다. 이 정원은 이미 견고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이 방법은 평범해 보이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다.그녀는 지금 문 밖에 있는 것도 문 안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녀가 떠난다면 정하진의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과연 그녀가 셋을 세기 전에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가 달려왔다. “아니에요, 가지 마요...”한소은은 여전히 문에 기대어 그 사람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달려온 사람은
‘삐빅’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는 지금 이 착해 보이는 소녀가 실제로는 다루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예의를 갖춰 말했다. “소은 씨, 들어오시죠.”한소은은 뒷짐 진 채 들어오며 ‘OK’ 표시를 했다.그녀는 이 각도라면 김서진의 시야 안에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문이 다시 닫히는 것을 김서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자신의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음을 알아챘다.그녀는 자기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충분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김서진이 그녀를 보호할 수 있었다. ——한소은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튿날 정하진이 직접 방문했다.꽤 이른 시간이었고 그녀가 아직 아침 먹고 있을 때 밖에서 벨이 울렸다.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계속해서 음식을 먹었고 정하진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녀가 들고 있는 토스트를 보았다.“역시 이른 시간임에도, 당신은 제 예상보다 더 부지런하군요.” 그는 박수를 치며 그녀를 칭찬했다.하지만 한소은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부지런? 아침 먹는 것 가지고 부지런하다고 하는 거야? 이게 무슨 개념이야.’칭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는 코를 매만지며 말했다. “기억력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누군지 기억하시죠?”“당신이 누구인지는 상관없어요. 전 그저 제가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요.” 그녀는 반쯤 남은 토스트를 내려놓고 손을 닦으며 그에게 말을 했다.그녀가 음식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여기 냉장고에 있는 인스턴트 음식은 정말 맛이 없었다. 집에서 나온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서진의 음식이 조금 그리웠다.그녀는 자신의 위가 그의 음식에 길들여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의 질문은 그의 예상 안에 있었다. 정하진은 웃으며 의자를 하나 가져와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 “조향 협회에 가입할 생각이 있으신가요?”“저는 오늘 당신이 저와 무슨 대결이라도 하려고 하는 줄 알았어요.”“대결도 해야죠. 하지만 그 외에 당신
“만약 관심이 없다면요?”정하진은 매우 놀랐다. “정말인가요?”그녀가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윌 선생의 초청도 거절한 채 국내에 남아 있었다.국내에 남기로 한 이상 조향 협회는 국내 최고의 협회로서 이러한 러브콜은 거절할 수 없을 만큼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녀가 관심이 없다고? 밀당하는 것은 아니겠지!“그래서 하진 씨가 저를 속여가면서까지 이곳으로 데려온 게 이 말 하려고 그러신 건가요? 그렇다면 헛수고 같네요. 전화 한 통이면 됐을 텐데.”여기까지 온 이상, 빙빙 돌려서 말할 필요 없었다.“속였다고요?” 정하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전 당신을 성심성의껏 초청한 건데 어떻게 속였다고 표현할 수 있나요! 여기 먹는 것도 별로고, 머물기에도 불편하다고요? 당신이 협회에 들어오신다면 제성에 머무르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원하는, 생각할 수도 없는 최고의 향료, 원료를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복지도 좋고 지금 계신 신생보다는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선생님은 제가 신생에서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아시나요? 어떻게 그걸 확신하시죠?” 그녀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정하진은 잠시 후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 “아, 신생의 보통 조향사라면 모르겠지만, 환아 대표의 부인이라면 또 다르겠네요. 하지만!”그는 강조하며 몸을 앞으로 내밀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고의 향료, 심지어 어디에서도 다룰 수 없는 극비의 향료인데 원치 않으신가요? 저희는 더 많고 좋은 첨단 기기를 가지고 있고 최고의 인재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환아에서 당신에게 제공하는 것은 저희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환아에서 제공할 수 없는 것 또한 저희는 제공할 수 있습니다.그는 허풍까지 더하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한소은은 침묵했다.그의 많은 말 중에 한 마디는 틀리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에게 있어 향료는 정말 사랑하는 존재였다.환아의 재력과 실력으로
“이 담장이라면...” 그는 손가락으로 대충 가늠하며 전기 철조망을 더 붙이려고 고민하였다. 하지만 전기 철조망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기 철조망을 설치한다고 마음먹었다고 금방 설치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그는 이내 한심하다는 듯한 어투로 “됐어!”라고 말한 뒤 시선을 그 옆에 나무로 옮겼다. 그는 사람을 부른 뒤 지시했다. “이 나무 베라고 해주세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도련님?!”이 나무는 정원에 정말 오랫동안 있었고 이렇게 자라기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자르라고 할 수 있을까?“잘라요, 눈에 거슬리네요.” 그는 매우 불쾌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차 씨 가문의 무술 실력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 한들 한계가 있을 것이고 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그녀가 이 나무를 이용해 담장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나무를 자르려고 하는 것이다.사실 정하진이 생각한 방향은 어느 정도 맞았다. 하지만 그는 김서진이 이미 제성, 심지어 그의 코 앞에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그가 있으면 전기 철조망을 아무리 설치한다 한들 한소은을 가둘 수 없을 것이다.한소은은 정말 다시 올라가 잠을 잤다. 어찌 됐든 간에 그 사람을 찾아가서 물건을 받고 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김서진도 사실 한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아내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마음을 다잡고 소성의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비록 그의 아내는 유능했지만, 그는 그녀를 도와 숨겨진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다.“대표님, 그는 이미 약속을 지켰고, 우연 아가씨도 해외로 보냈습니다. 몇 년 동안 귀국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고요. 저희 측 사람들이 그녀가 비행기에 오르는 것을 직접 확인했습니다.서한은 상황을 보고하고 난 뒤 물었다. “그럼... 윤 씨 집안에도 사람을 보내서 경고할 까요?”“아니야!”그는 차갑게 말했다.윤설아, 그녀가 한 일은 허우연과 큰 차이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었다.많은
윤설아는 최근 며칠 동안 한소은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집안에 더 큰 문제가 생겼다.그녀가 아무리 원하지 않고 배척하려고 한다고 해도 이미 한발 늦었다. 윤중성은 이미 사생아를 데려와서 그의 성도 바꿔주고 집안에도 소개해주었다.그 사생아를 보고 나서 윤설아는 큰 어머니인 윤백건을 찾아갔었다. 그녀가 다시 알아봤지만 이 일은 그녀의 어머니도 이미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누가 이미 미쳐버린 아버지를 막을 수 있다면 그것은 큰아버지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요즘 몸도 좋지 않으시다고 들었는데, 제가 특별히 외국에서 가져온 보양식이에요. 몸에 맞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녀는 웃으며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가리켰다.윤백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몇 차례 기침을 했다. “어쩐 일로 엄마, 아빠 없이 너만 이렇게 온 것이냐?”“어머니는 요즘 부녀회 쪽 일 때문에 바빠요. 어머니께서도 걱정 많이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아버지도 요즘 바쁘십니다.”윤백건은 눈을 들어 그녀를 힐끗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네 동생 일로 바쁜 거지.”윤설아는 이 말을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가 놀란 이유는 큰 아버지가 알고 있다는 것보다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그가 알고 있는 것은 별로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동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 이미 인정한 것인가?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긴 했지만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웃으며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네, 맞아요. 큰아버지께서 알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 약간 걱정이 돼서... 너무 갑자기 진행된 일이라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네 아버지는 성격이 급해.” 윤백건은 그의 말을 이어받아 말했다. “하지만 이해는 된다.”“큰아버지가 이해심이 많으시다 한들, 이번 일에는 동의하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윤설아는 눈을 깔고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해 보았다. 만약 큰아버지도 동의한다면 그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