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 그 사람 조향사잖아. 자기가 직접 배합해서 만든 거여서 없는 거일 수도 있어!” 그녀는 약간 서운한 표정으로 말했다.윤설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머, 얘 좀 봐. 이러게 쉽게 포기하려고? 예전에는 왜 몰랐던 거지. 너 일 할 때 이렇게 끈기 없는 애였어? 그럼 지금까지 왜 오랫동안 김서진 뒤를 따라다녔던 거야?”애초에...애초에 그 사람 주변에 여자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의 마음에도 아무도 있지 않았기에 자신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고 자신과 천생연분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그가 그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을 본 이후로는 허우연의 오랜 자신감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그는 이제껏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본 적이 없었다.“됐어, 그녀가 직접 만든 거일 수도 있어. 어차피 찾을 수도 없고 만들지도 못해!” 허우연은 자조 섞인 웃음을 보였다. 사실 그녀 자신도 혼란스러웠다. 향수 하나로 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너 멍청이지!” 윤설아는 그녀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네가 못 만든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만들 수 있을 거야! 세상에 조향사가 그녀 한 사람은 아니잖아? 그녀가 최고의 조향사도 아니고! 만약 향수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면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아봐! 훌륭한 조향사는 그것보다 더 좋은 향수를 만들 수도 있을 거야. 꼭 그녀처럼 되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녀의 말은 허우연의 마음을 매우 감동시켰다. 이미 포기하려 했는데 그녀가 이렇게 말해주니 의지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그렇다. 세상엔 한소은 뿐만 아니라 뛰어난 조향사가 더 많이 있었다. 더 좋은 향수가 나오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가격이었다.“하지만... 꼭 향수 때문이 아닐 수도 있잖아...” 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아닐 수도 있지만 맞을 수도 있잖아. 이렇게 오랫동안 버텼는데 기회가 있다면 한번 해봐야지. 해보지 않고서는 어떻게 알아?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해봐야지 안 그래?”말 한
“그건...” 그가 갑자기 그 질문을 할 줄은 몰랐고 한소은은 망설였다.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그녀는 요즘 일이 많아서 정신이 없어 결혼식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이미 혼인신고를 한 지 오래되었기에 의식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신중한 것도 나쁘지 않지.” 차성재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물었다. “너 저번에 프랑스에서 납치된 적 있어?”“어?”이 일은 한참 지난 일이었고 한소은 자신도 거의 다 잊어버린 일이었는데 차성재가 이 일에 대해 언급할 줄은 몰랐다.그가 물었다는 것은 이미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것이고 그녀도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미 지난 일이야.”“왜 집에 얘기 안 해?” 그가 물었다.“내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때 상황으로는 집에 알린다 해도 늦었을 것이다. 거기다가 몇 명의 도둑만으로는 그녀를 다치게 할 수도 없었다.차성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외할아버지가 왜 너한테 단련하라고 했는지 이제 이해하겠지?”“...” 이 두 일을 연관 짓는 것은 조금은 억지스러웠다. 한소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오빠 말은 외할아버지가 몇 년 전부터 내가 프랑스에서 납치될 것을 알고 계셨다는 거야?”말도 안 돼!차성재는 마지못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차 씨 집안 사람이라면 온갖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 네가 이렇게 오랫동안 안전했던 이유는 사람들이 네가 차 씨 가문 사람인 줄 몰랐을 뿐이야. 네 신분이 알려지고 나면...”“어떻게 되는데?”“어쨌든 조심해야 할 거야. 평소에도 연습 게을리하지 말고.”무술을 연마하고 몸을 방어하는 것은 확실히 필요하지만 그의 말뜻에는 차 씨 가문 사람이라면 무술을 연마하지 않는다면 위험하다는 듯 같았다.차성재는 전화를 받았고 아마 그녀와 더 이상 얘기할 시간이 없는 것 같았다. 한소은은 차에서 내려 그의 차가 떠나는 것을 바라보며 디퓨저가 외할아버지에게 도움이 되
고개를 돌려 두 걸음 정도 걷다가 다시 뒤돌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니야, 나 따라와!”그녀를 데리고 백스테이지의 분장실로 향했다. 그녀가 받는 대우도 괜찮았고 개인적인 분장실도 있어서 문을 닫으니 과연 훨씬 조용해졌다.다만 방에서는 많은 화장품이 뒤섞인 냄새가 났다.“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네가 좋아할지 모르겠네.” 한소은은 자주색 병을 꺼냈다. 병 입구에는 리본이 묶여 있었다. “양이 많지 않아. 어디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다시 조절할 수 있어. 그래도 그 말은 좀 나중에 해줘!”“알겠어. 네가 만든 거 분명 좋을 거야!” 리사는 지체 없이 열어 자신의 손목에 살짝 뿌린 뒤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한소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다가 이내 곧 기쁜 웃음을 보였다. 그녀는 곧장 일어나 그녀를 향해 웃어 보였다. “정말 좋아!”“정말?” 그녀의 표정을 봐도 알 수 있지만 그녀는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고 싶었다.“정말!” 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냄새가 향긋하고 편안해. 내가 좋아하는 냄새야. 내가 전에도 넌 날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잖아! 맞다, 얼마 줘야 해?”한소은은 그녀의 손을 밀면서 말했다. “돈은 됐어. 내가 나중에 돌려받을게. 도와준다고 약속했으니 돈은 안 받을 거야. 하지만 나중에 다른 걸로 돌려받을게!”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리사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단지 웃어 보였다. “좋아, 그럼 나도 사양하지 않을게. 오늘 밥 같이 먹을까?”한소은은 거절하며 말했다. “오늘은 안돼,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어. 다음에 먹자! 너 여기 며칠 더 있지 않아?”“이틀!” 리사는 손가락 두 개를 들며 말했다. 내일 시상식이 있고 그게 끝이야.”“그리고 바로 프랑스로 돌아가?” 한소은이 물었다.“아니, 제성으로 가. 거기에서 초대가 와서 그거 끝나고 돌아갈 거야.”“그럼 시간이 촉박하네.” 한소은은 생각에 잠겼다. “그럼 내일 저녁에 먹자. 내가 저녁 살게.”“좋아!” 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행사가 끝난 뒤 모델들은 호텔로 돌아가야 했고, 리사는 소은과 잠시 있다가 잠시 뒤로 물러났다.마침 방송국에서 취재하러 온 기자들도 원고를 정리하고 돌아가려다 그녀를 마주쳤다. “리사 씨 아직 안 가셨네요? 오늘 정말 멋졌어요.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리사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당연하죠!”그녀는 사진 몇 장을 찍어주며 친근한 태도로 기자들의 호감을 샀다. 기자는 떠나기 전에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리사 씨는 젊고 겸손하니 앞날이 창창할 거예요!”“감사합니다!” 그녀가 웃으며 손목을 들자 은은한 향기가 전해졌다.그 기자는 젊은 여성으로 평소에도 향수를 즐겨 사용했고 향수 애호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향수 냄새에 민감했다. 리사의 손을 잡자 은은한 향기가 그녀의 콧속으로 파고들었다.여기자는 어리둥절해하며 리사의 손을 잡고 멍하니 서 있었다.“저기요, 저기요?” 상대방이 자신의 손을 놓지 않자 리사는 두 번씩이나 부르며 겨우 깨웠다. 그녀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이때를 틈타 사심을 채운 것이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여기자는 정신이 번쩍 틀며 자신의 태도에 대해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그래도 손을 놓지 않고 고개를 숙이며 다가가려 하자...“지금 뭐 하세요?” 리사는 깜짝 놀라 손을 잡아당겼다.그녀의 손목이 여기자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여기자는 자신의 손을 코끝에 대고 냄새를 맡은 뒤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리사 씨,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만, 어떤 향수를 사용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리사는 그녀가 그런 질문을 하자 어리둥절해했다. “향수요?”원래 쓰던 것 대신에 소은이 선물해 준 신상품을 뿌렸는데 설마 이거 말하는 건가?“오, 이거 친구가 선물해 준 거예요. 신선한 느낌이어서 아까 써봤어요. 제 몸에 원래 있던 향수 냄새랑 좀 섞인 것 같은데 죄송해요.” 그녀는 향기가 이상해서 상대방의 주의를 끌었다고 생각했다.“아, 섞인 냄새가 아니에요.” 여기자가 말했다. “개인적으로 향수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
이 냄새는 방금 그녀가 분장실에서 맡은 냄새와는 달랐다!전에는 소녀만의 향기와 청순함이었다면 지금은 여자만의 매력과 섹시함, 마치 어리숙하고 순진한 여자가 성숙하고 매혹적인 여자로 성장한 것 같았다.완전히 그녀가 원했던 효과는 아니지만 이미 그녀가 원하는 것 이상이었다.“리사 씨 아버님은 역시 최고의 조향사인 것 같네요. 이 향수의 향은 정말 특별해요. 정말 맘에 들어요. 제가 한 병 소장할 수 있을까요?” 여기자는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정말 갖고 싶은 것을 얻은 느낌.리사는 뜻밖의 기쁨을 느꼈지만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는 없었다. “죄송해요. 이건 제 전용 제품이라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 없어요.”잠시 후 그녀는 말을 이었다. “맞다, 이 향수는 아버지께서 만든 게 아니라 제 친구가 만든 거예요.”“친구요? 아버님의 제자인가요? 아니면 어떤 분이시죠?”사실 둘의 대화 주제는 오늘 열렸던 런웨이에서는 벗어났지만 개인적인 관심일 뿐만 아니라 행사는 이미 종료되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몇 마디 더 했다.“제 아버지 제자가 아니고 한국인이에요. 그녀도 대가입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한소은도 대가였다. 정식으로 최고의 조향사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와 견줄만 하다.“대가? 한국인이요? 그렇다면 그녀는...” 여기자가 더 질문하려 하자 리사의 매니저가 찾아왔다.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사람들 모두 다 갔는데요!”그는 뒤를 쫓아오려는 여기자를 향해 손짓했다. “죄송합니다. 행사는 이미 종료되었고 사적인 인터뷰는 하지 않으니 필요하시면 저희 회사와 미리 얘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그는 말하면서 리사를 데리고 갔다.여기자는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것이 매우 유감스러웠지만 동시에 그녀는 대담한 생각을 가졌다. 오늘 보도 자료는 꽤 유용했다. 원래 일반적인 런웨이 쇼는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고 같은 뉴스를 보도하는 매체도 많아서 관심을 끌 수 없었다. 하지만 향수와 패션을 추가한다면 또 다른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다.게다가 올
매니저가 별 반응이 없자 리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향기가 좋지 않아?”비서는 코를 비비며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감기에 걸려서 냄새가 안 나!” “아!”문득 깨달은 그녀는 이어 자신의 손목을 약간 흔들었다. "아쉽네, 이렇게 좋은 향을 맡을 수가 없다니.” 매니저는 프랑스에서 그녀와 함께 왔고, 윌의 명령을 받아 그녀를 보살폈는데 그녀의 어린 소녀 같은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겼다.윌처럼 훌륭한 조향사가 있는데, 다른 어떤 향수가 그렇게 좋을 수 있겠는가. 그녀의 향수는 그저 소녀의 감성에서 나오는 신선함일 뿐이었다. 하지만 한소은과 리사 모두 예상치 못했던 것은 바로 다음날 온 동네에 '향 찾기 명탐정'이 터졌다는 것이다.그 여기자의 생생한 묘사 아래 모든 향수 팬들이 궁금해했고, 소녀의 순진함과 성숙한 여인의 유혹이 어우러진 향수가 어떤 신기한 향을 품길지 모두들 궁금해했다. 여기자는 워낙 문필이 좋은 데다 자신 또한 향수를 좋아해 글로만 묘사해도 마치 그 글자를 통해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았고, 굵게 쓴 '신비한 한국인 조향사'라는 글자가 더해져 더욱 궁금함을 자아냈다. 한국의 향수는 비록 부분적으로 잘 만들어졌지만, 국제무대에 진출한 것은 정말 손에 꼽을 수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각 뷰티와 향수 브랜드는 모두 힘을 다해 정상을 향해 올라가려고 노력하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조향 분야에는 입사하고 싶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입사할 때 한 번 걸러지고 배우고 버틴 사람이 또다시 걸러지며 제대로 된 자격증을 따면 비로소 진정한 조향사가 되는 것이기에 조향사는 많지 않았고, 최상급은……몇 명뿐이었다. 이 일을 하는 데는 선천적인 재능 또한 매우 중요했으며,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조향사는 몇 없었다.따라서 모두가 추측하는 범위도 그 몇 사람 중에 있었고, 한소은은 그 추측 범위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한소은의 명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비록 그녀가 국제적으로 상을 탔지만, 그것은 품평회일 뿐
"하지만 이건 엄연히 소은이가 만든 거라고!” 리사가 승복하지 않고 말했다. "……”데이지가 그만하자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그래, 난 너와 싸우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날 믿어, 그녀의 이름은 당분간 말하지 말고, 이틀만 더 기다려."이틀만 더 기다리면 공지사항이 나올지도 모르는데, 어쨌든 더 큰 관심을 끌 수 있는 건 좋은 일이다. 갑자기 향수가 뜨는 것에 대해 한소은도 의외였는데, 관건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전화는 매우 빨리 왔고, 오이연이 제일 먼저 관심을 가졌으며 어쨌든 한소은이 향을 제조하는 과정을 옆에서 배우고 계속 따라다녔기 때문에 뉴스가 나오자마자 리사의 향수가 이슈가 된 걸 보면 어떤 향수를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소은 언니, 뉴스 봤어? 언니가 리사에게 만들어준 그 맞춤 향수가 완전 난리야!”그녀는 전화를 받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아, 난리라고 할 수는 없고, 그냥 소문이 좀 난 건데……조금 신기하네.” 그녀도 그 기사를 읽었는데 단어 선택이 좀 과장됐다고 느꼈다. "신기한 건 둘째치고, 왜 리사가 언니 이름을 직접 말하지 않고 오히려 신비롭게 한국 최고의 조향사라고 한 건지 이해할 수 없어. 지금 모두가 그 몇 명의 국보급 조향사를 유추하고 있는데 언니가 조향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오이연은 매우 화가 났다,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리사는 왜 가만히 놔둔 것인지!한소은이 며칠 동안 리사를 위해 머리를 짜내며 향수를 더욱 특색 있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결국 그녀는 가벼운 말 한마디에 덮어졌고, 게다가 무슨 ‘향 찾기 명탐정’이라니?! 명탐정은 개뿔, 분명히 한 마디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꼭 이렇게 끌고 간단 말이지.만약 한소은이 아니었다면 오이연은 언론 앞에 뛰어들어 큰 소리로 외쳤을 것이다.“당신들이 찾는 사람이 바로 우리 한소은 언니야!”그래! 리사는 왜 이렇게 말을 하지 않는
사실 전체적인 향수 산업에 있어 이것은 좋은 일이다, 결국 이것이 전체 판매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향수를 살 수 있는 재력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설사 재력이 있다고 해도 그 대가들이 바쁜 와중에도 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지금까지 리사가 말한 그 대단한 조향사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심지어 그녀가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국인 조향사라니, 사실 겉치레일 뿐이지 근본적으로 그녀의 아버지인 윌이 직접 그녀를 위해 조제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보니, 이렇게 훌륭한 조향사 아버지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찾을 필요도 없지 않은가, 하물며 한국인은 더더욱 말이다. 외국인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 사람 자체도 자국 조향사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있어 한국인들 사이에 대단한 조향사가 나타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이 일로 인해 리사도 방송국으로부터 인터뷰를 요청받기도 했다. 이 일에 대해 데이지는 매우 기뻐하고 있었고, 그녀는 계속 리사의 직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비록 리사의 조건도 괜찮고, 배경도 있는 편이지만, 운에 있어서는 항상 조금 부족한 것 같았다.그녀는 유명해 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 그 순간 엉뚱한 향수 하나에 갑자기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으니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했다. "조향사의 이름을 절대 거론하지 말고 추측하게 내버려 둬! 만약 현장에서 물어보면, 친구가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해.”그녀의 옷과 머리를 정리해 주면서 데이지가 말했다."데이지, 난 그게 너무 싫어!"리사는 요즘 며칠 동안 참아왔는데, 이틀에 걸쳐 데이지가 한소은의 이름을 말하지 못하도록 거의 모든 전화를 막아냈다. 지금 TV에 나오려고 하는데도 이렇게 말하니 리사의 안색이 더욱 안 좋아졌다. "네가 이 일을 언짢아하고 의리 있는 사람인 것도 알지만, 친구로서만 있을 수는 없고, 너 자신과 아버지도 생각을 해야지!” "우리 아빠? 이 일이 아빠랑 무슨 상관이야?!"리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