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 씨, 소은 씨” 김서진은 그녀의 반응에 집중하고 있다가 그녀가 이상해지는 것을 보았고 쓰러지는 그녀의 몸을 부축한 채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오이연은 통곡하고 있었고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한소은은 이미 기절했다.“서한아, 네가 이연 씨 좀 보살펴줘.” 그는 냉정한 태도로 지시했다.서한은 고개를 끄덕이고 침묵한 채 오이연을 보호했다. 그는 두 손을 가볍게 그녀의 어깨에 얹고 그녀를 부축했다.김서진은 한소은을 안아 들고 의사를 찾아다녔다. “의사, 간호사,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네가 부모를 해친 거야.”“네가 그들을 죽였어!”“넌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야. 그들은 다 죽었잖아? 네가 그들을 죽인 거야!”“엄마, 아빠, 가지 마요. 가지 마세요...”“엄마, 아빠...”많은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누군가 그녀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곤거리는거 같기도 했다.눈앞에 수많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는 그들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시끄러운 소리, 불빛, 파편, 피 묻은 얼굴 등 모든 것이 멀면서도 가깝게 느껴졌다.“아빠, 엄마, 가지 마요, 가지 마...”“아...”한소은은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흰색의 천장이 눈에 띄었다.온통 하얗게 되어 꿈속의 그 핏빛의 공포를 희석시켜주었고 그녀는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얼굴이 땀범벅이 되었다.“깼어요?”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한소은이 고개를 돌리자 걱정스러운 김서진의 얼굴이 보였다. “악몽 꾼 거예요?”그녀는 그를 보고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김서진은 즉시 준비한 물을 그녀에게 가져다주었고 그녀는 사막에서 며칠 동안 굶주린 여행객처럼 탐욕스럽게 물을 마셨다.“더 필요해요?” 그가 물었다.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힘없이 누웠다.꿈속의 광경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많은 일들이 생각나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꿈속의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할만큼 생생했지만 왠지 모르
그와 다툴 것도 없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는 여기서 쉬는 것이 확실히 현명한 선택이었다.다만 그녀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아까 나타났던 무서운 소리와 장면이 나올까 봐 김서진의 손을 잡은 채 떠나지 못하게 하였다. “나랑 얘기 좀 해줘요.”“무슨 얘기?” 그는 침대 옆에 앉아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무슨 말이든 상관없어요. 아니면 당신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생각해 보니 같이 지낸지 오래되었지만 김서진에 대해서 물어본 적도 없었고 김 씨 집안이 큰 가문이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그 가문 사람들을 본 적도 없었다.“나?” 그는 실소했다. “마땅히 자랑할 만한 게 없어요!”이 말은 너무 겸손한 듯했다.김서진의 생애는 위인전을 쓸 수 있을 정도인데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니. 만약 그가 자랑할 만한 게 없으면 다른 사람들의 삶은 뭐라고 할 수 있는가? 노숙자?“그럼 당신 가문에 대해 말해주세요.” 그녀는 자세를 편한 자세로 바꾸며 물었다. “제게 가문에 대해 말해준 적도 없고, 당신 가문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저희가 결혼하면 당신 가족들 만나야 하는 거 아닌가요?”“만나겠죠. 하지만 모두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중요한 건 당신과 제가 함께 있다는 거죠!”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더 진중해졌다.그의 말은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한소은은 어딘가 잘못된 것 같았다. 어떻게 다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야. 모두 그의 가족들인데.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라도 한 듯 김서진은 입을 열었다. “다 내 가족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죠?”“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아닌가?“혈연관계로 치면 맞아요. 하지만 당신은 어렸을 때부터 살인자를 고용해 날 암살하려 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당신을 모함한 사람을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나요?” 그의 어조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한소은은 서늘함을 느꼈다.그 말들은 마치 오랫동안 담금질한 칼처럼 매우 단단했고 가슴에 사무칠 만큼 한기가 서려있었다.와, 어렸
그의 기억이 맞다면 그녀의 부모님은 어렸을 때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다. 당시 그녀는 비행기에 있지 않았으니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설마 너무 그리운 건가?하지만 예전에 차 씨 가문에 돌아갔을 땐 이렇게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갑자기 기절해버렸다.설마 오이연의 어머니가 나오는 모습을 봐서 그런가?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너무 여렸다. ——“큰... 큰일났어.”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방에 숨어서 전화를 걸었다.방은 유난히 더러웠고 불도 키지 않은 채 달빛의 의존했다. “왜 당황해! 네가 책임지기로 하지 않았어?!” 상대방은 음성변조를 사용하여 목이 쉰 듯한 목소리가 났지만 짜증 내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불이 그렇게 셀 줄 예상하지 못했어. 게다가 낡은 건물 안에 그렇게 사람이 많을 줄도 몰랐어.” 그는 가장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는데도 손발이 떨렸다. 그는 정말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원래대로라면 낡은 건물 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을 줄 몰랐다. 밤에도 불이 켜진 집이 몇 곳 없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거지!그는 군중 속에 숨어서 사람들이 실려 나오는 것을 보았고 울부짖는 소리들을 듣자 그의 마음은 무너져내릴 것 같았다.“멍청이!”상대방은 그에게 욕을 퍼부었다. “불질러서 겁주라고 했더니 왜 그리 야단법석이야?”“난... 네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 난 기껏해야 정당방위야!”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침착하게 말했다.그렇다. 그는 남의 지시를 받아서 행동했을 뿐 주동자가 아니었기에 경찰이 그를 찾아낸다고 해도 그를 탓할 수는 없었다.전화 너머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너 증거 있어?”“난...”“더 이상 말하지 마, 이 전화가 증거가 될 거야. 경찰이 네 말을 믿어줄 거라고 생각해? 너랑 나 만난 적도 없어!”이 한마디에 남자의 안색이 굳어졌다.그렇다. 그들은 인터넷과 전화로만 연락했다. 모두 조작할 수 있을만한 것들이었다. 그는 원래 작은
오이연은 자신도 다쳤고 어머니의 뒷일을 챙겨야 하는 데다 유난히 기분이 좋지 않아 그동안 휴가를 다녀왔다.이 화재는 소성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낡고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일부 주민들이 거기에 있었다. 이 화재 때문에 7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상을 입었고 23명이 경상을 입는 등 사태가 매우 심각했고 그로 인해 도시 지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부상자를 위로하는 것 외에도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했는데, 그곳은 골목길도 좁고 CCTV도 없는 데다 늦은 시간대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불이 붙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땐 이미 불이 많이 났을 것이다.일단 추측하기로는 전기선이 노후화된 것이 원인이라 추정했고 이것은 적잖은 시민들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이것은 직무상의 과실로 노후 건물을 제대로 개조 및 정비하지 않아 이러한 사고가 났다고 생각했다. 이 사건은 곧이어 일련의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다른 오래된 단지에 대한 점검과 건설까지 조사하며 책임을 추궁했고, 최근 TV 뉴스에서는 대부분 이번 화재에 관한 일을 다루었다.그날 그 화재를 직접 보고 마음이 불편했는지 한소은은 더 이상 이 사고에 관한 뉴스를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텔레비전을 끄고 고개를 들어 한숨을 내쉬었다.오이연은 휴가 중이었고, 그녀도 무려 3일 동안 실험실에 가지 않았다.어떠한 영감이나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고 머릿속은 온통 새하얗기만 했다. 분명 자신이 이러한 기분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고, 게다가 비누의 진도도 빨리 나가야 했지만 여전히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오이연 씨 어머니의 뒷일은 회사 측에서 사람을 보내 위로하고 그에 따른 표현도 할 거예요."김서진은 요 며칠 아예 일을 집으로 옮겨 하루 종일 그녀와 함께 있었다.그날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의사는 아무 문제도 없고 그냥 쉬기만 하면 된다고 분명히 말했지만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는
"김 대표님, 그날 병원에서 어떤 기자가 대표님의 사진을 찍었습니다."비서가 재빨리 말했다."응, 거기 갔었어, 찍으면 찍은 거지."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어쨌든 파파라치는 어디에나 있고 기자들도 모두 소문을 듣고 움직이지만 그날은 그를 찍으러 간 것이 아니라 주로 화재를 보도하러 갔을 것이라고 믿었고 우연히 그를 찍었을 뿐이라 생각했다."그런데…."비서의 망설임을 듣고 그는 눈썹을 찡그렸다."그런데 기자가 대표님이 한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게다가 친밀한 제스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비서는 조금 망설이는 듯했으나 단숨에 말을 마쳤다. 뭐가 됐든 비서는 자기 회사의 회장님은 스캔들이 터진 적이 없어서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놀랐었다. "하지만 몇몇 잡지사의 편집장, 그리고 1인 미디어 쪽은 그래도 생각이 있는지 아직 사진을 노출시키진 않았고 대표님의 의사를 묻고 있습니다.”비록 사진을 찍었다고는 하지만 이것을 보낼 수 있는지 없는지는 그에게 물어봐야 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그를 화나게 만들면 내일도 그들의 작은 잡지사가 존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었다.“......”이것은 의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약간 읊조리고 나서 고개를 돌려 주방 밖을 한 번 보았다. 거실에 있는 한소은은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등받이에 한 손을 얹고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로 있었다. 긴 머리가 폭포처럼 쏟아졌고 그녀는 또 핑크색 융 재질의 가정복을 입고 있었다. 뒷모습만 봐도 매우 귀여웠다."괜찮아, 보낼 거면 보내라 해." 부드러운 시선을 거두며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대표님?!" 비서는 깜짝 놀랐다. 사진을 다 지우라고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보낼 거면 보내라고 할 줄을 생각지도 못했다.‘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대표님이 연애를 한다고?!’“그렇게 하는 걸로 해.”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또 뭐가 생각나 말했다."참, 나중에 사진도 한 부 보내줘."만난지 이렇게 오
비록 이 화재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허강민은 지금 후회막심했다. 그날 왜 그렇게 입이 가벼웠는지, 굳이 그 두리안 케이크와 밀크티를 탐내려고 했는지, 그가 지금 목을 졸라 토해내더라도 이미 늦었다.그가 회사에 도착했든, 집으로 돌아갔든, 허우연은 끊임없이 달라붙어서 어떻게든 결과를 얻어 내려고 했다.원래 그는 이틀 동안 숨어 지내고 싶었다. 어쨌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고, 자신의 여동생이 이걸 들었을 때 그녀가 받아들일 수 없을까 봐 두려웠지만, 그가 남자 화장실에 갔을 때 허우연이 화장실까지 뛰어들어와 문을 막았을 때, 그는 그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동…동생아, 여긴 남자화장실이야. 너 화장실 잘못 들어온 것 같아!"손으로 큼지막한 남자 화장실 표지를 가리키며 그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허우연은 그를 곁눈질하며 차갑게 웃었다."잘못 들어갔어? 허강민이 잘못 들어간 게 아니라면 나도 잘못 들어간 게 아니야!""무슨 소리야! 어떻게 오빠 이름을 그렇게 부르냐!"그는 일부러 오빠 티를 내며 꾸짖고는 고개를 돌려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넌 네가 아직도 오빠인 줄 알아? 너처럼 이렇게 행동하는 오빠가 있어? 약속했던 걸 이렇게 매일 피하는 게 어딨어!”허우연은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가 이미 김서진을 찾았다고 해서 매일 그를 찾아다녔지만, 회사에도 없고 집에 돌아오지도 않고 술집에 가는가 하면 또 하필 그녀가 그를 찾으러 술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떠나고 없다는 건 분명 일부러 그녀를 피한 것이었다.그가 이렇게 몸을 피할수록 허우연의 기분은 더욱 나빠져갔고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숨어? 내가 왜 숨어, 안 숨었어!" 허강민이 거드름을 피우며 손을 뿌리쳤고 손의 물이 여기저기 튀었다. 허우연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고 그는 즉시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녀가 한 걸음 더 빨리 다가가 그의 넥타이를 쥐고는 바로 잡아당겼다."너 또 도망가?!""나…나 안 도망
그녀가 따라 들어가자 허강민은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을 박차고 들어섰고, 2초도 안 돼서 다시 문을 열어 밖에 있는 멍한 상태의 직원들을 향해 소리쳤다."다 일 안 할 거야?! 이렇게 한가하게 하는 거 보니까 오늘 저녁에 다 같이 야근하고 싶은가 보지?!"“......”아무도 더 이상 구경하지 못했고 얼른 고개를 숙여 일하느라 바쁜 척을 했다.“쾅!”사무실의 문이 다시 한번 세게 닫혔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몸을 움츠렸다. 허강민의 기분은 매우 좋지 않았다. 많은 직원들 앞에서 개를 산책시키듯 끌려다니며 체면도 구겼는데, 하필이면 그의 여동생이라 욕도 할 수 없고 매우 답답했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숨는 것도 재미없으니 아예 그녀에게 말을 다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맞아, 나 서진이를 만나러 갔었어."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서진이 뿐만 아니라 걔 약혼녀도 만났어."어떤 단어를 쓸지 고민하다가 그는 공식 호칭으로 말하기로 결정했다.허우연은 주먹을 죽일 듯이 불끈 쥐었지만, 그래도 자제하며 말했다."그 여우 같은 년?!"그녀는 이를 악물고는 한 글자씩 내뱉었고 허강민은 만약 지금 그 한소은이 여기에 서 있었다면, 틀림없이 허우연의 손에 찢길 것이라는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렇게 말하지 마, 서로 사랑하고 있으니까."그는 무의식적으로 한소은을 도와 말을 했는데, 그런 미모와 기질을 여우 같은 년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 천박하다고 느껴졌다. 적어도 신선이라 불려야 했다, 적어도 여우가 수련을 쌓아 변신한 신선!"뭐가 서로 사랑한다는 거야, 분명히 여우야! 내가 방심한 틈을 타서 내 사람을 낚았다고."허우연이 성질을 내며 말했다."그 사람 이름이 뭔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서 왔는지, 뭘 하는지, 그녀가 언제 서진 오빠를 꼬셨는지 말해줘.""......" 허강민이 담배를 한 모금 독하게 들이마시고 연기를 내뿜으며 나지막이 말했다."동생아, 적당히 해."“???”눈을 부릅뜨고 그를 바
허강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말했다."허우연 너 미친 거 아니야? 난 네 친 오빠야,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퉤, 너야말로 내 오빠가 아니야!" 허우연이 이때 홧김에 욕을 하며 말했다."네가 우리 오빠라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네가 내 오빠라면, 그 썅년이 도대체 누구인지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말해 봐, 도대체 누군데? 고 씨 집안의 여우 같은 년 아니야? 아니면 노 씨 집안?"그녀는 아무렇게나 추측하기 시작했는데, 추측한 것은 모두 주변에 있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자 집안의 나이가 비슷한 여자들이었다. 생각해 보면 상업적인 결혼생활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그녀는 허 씨 집안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김 씨 집안과 같은 대 집안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그녀의 조건도 충분히 좋다고 느꼈다.그녀는 얼굴도 예뻤고, 여우주연상도 받은 적이 있었으며 김서진과도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왜 그녀가 아니라 다른 사람 일 수밖에 없단 말인 가."아무렇게나 생각하지 마, 넌 모를 거야. 나도 잘 모르니까.” 허강민은 그녀가 헛된 생각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아 말했다. "아마도 명문 집안의 따님은 아닐 거야, 아마 평범한 집안의 사람일 거야, 어쨌든 나도 만나본 적이 없어. 그리고 김서진이 그 사람을 엄청 좋아해. 충고하는데, 그녀에게 아무런 마음도 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거야, 그렇게 안 해서 김서진을 화나게 하면 나도 너를 감쌀 수가 없어."이 말은 진심이었다. 김서진도 경고했던 것이고 절대 그의 마지노선을 넘으면 안 됐었다.밖에서는 김서진이 얼마나 악랄하고 독한 사람인지 소문이 나돌지만, 사실 그는 그저 차갑게만 보여서 접근하기 힘든 것일 뿐, 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허강민은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 사람은 겉으로만 잘 지내지 못할 것 같아 보일 뿐 사람은 상대적으로 매우 상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허우연이 매번 가서 소란을 피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