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당신이 내 뒤를 밟은거예요?” 그는 담뱃불을 붙인 뒤 그 자리에 서서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내가 당신 뒤를 밟긴 했지만 안심해요. 내가 당신한테 뭐 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우린 한배를 탔잖아요. 우리의 목적은 같아 그렇지 않나요?” 그녀는 여전히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로젠도 그녀의 말 뜻을 이해했다. 그녀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몰라요, 저도 당신을 1등 만들어 줄 수는 없어요.”“당신은 할 수 있어요. 왜 못해요!” 강시유는 그에게 반쯤 기대며 말했다. “작년에 유럽에서 다른 조향사의 작품이 좋았는데 당신이 1등을 했다면서요.”나중에 뒷말이 나오긴 했지만 어찌 됐든 빼앗기지는 않았잖아요.”로젠은 담배를 든 손을 멈춘 채 굳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니까 난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요. 무슨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다 얘기했잖아요. 여기는 프랑스고 당신 구역이예요. 당신은 분명 당신만의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렇죠?” 로젠이 말했다. “사실 이 일은 간단할 수도 있고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려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품평회는 이미 주제를 알고 있으니 준비하기 쉽지 않아요?”그녀는 자신의 실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실력으로 경쟁하면 1등은커녕 후보에도 모르지 못하지만 만약 그녀가 주제와 답을 미리 알고 있더라면 모든 것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조향사 세계에서 부정행위를 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후각은 조작할 수 없지만 최종 결과는 조작할 수 있었다.대회인 이상 빈틈이 있을 것이고 부정행위를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그렇지 않으면 로젠 같은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 게다가 그도 더욱더 오래갈 수 있었을 것이다.로젠은 입을 열지 않고 계속 담배만 피웠다. 그는 담배 한 대를 거의 다 피울 때까지 입을 열지 않다가 마지막에 입을 열었다. “난 뭘 얻게 되는데요?”“대회가 끝나고 한소은을 당신에게 보낼게요. 그다음엔
“그게 무슨 말이죠?”로젠이 주저하며 말했다.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당신 스스로 기분 좋게 해주는 물건 있지 않나요? 걔랑도 같이 공유해 봐요. 그녀도 기분 좋게 해준 다음 그거 없으면 살 수 없게 만들어 버려요. 당신 없이 살 수 없게요.”로젠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어깨를 툭 쳤다. “역시 당신은 매우 독한 여자군요!”“아니면 당신도 맛 좀 볼래요? 나랑 같이 즐길래요?” 그는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강시유는 재빨리 피하며 말했다. “난 당신에게 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농담이나 하다니 그 귀중한 건 한소은이나 즐기라고 해요.”로젠은 계속 그녀를 압박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녀가 그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었다.“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다시 앉아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 ——김서진은 전화가 울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전화기를 귓가에 댔다. “여보세요?”전화기에서는 귀엽고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넷째 오빠, 나야! 일어났어? 아침식사 가져왔는데 문 좀 열어줘!”“...” 시간을 보니 이제 7시 밖에 되지 않았다. 어젯밤 서한이 그녀를 데려다준 시각도 꽤 늦었는데 정말 힘이 없었다.“잠시만 기다려.” 그는 일어나 슬리퍼를 신었다. “보안 요원에게 전화해.”“응!” 허우연은 명랑하게 대답했다. 허우연은 매우 기뻐하며 보안 요원에게 전화를 했다. “문 좀 열어줘요! 비밀번호 모르겠으니까 열어줘요!”원래 보안 요원에게 전화를 해 열어주라고 했지만 그는 슬리퍼를 신는 순간 옆에 있는 한소은의 슬리퍼를 보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지금 그는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집에 많은 여성용품이 있었다. 만약 허우연이 이것을 보게 된다면...그녀가 결혼한 사실을 알아도 상관이 없지만 전에 한소은에게 당분간은 결혼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허우연의 성격이라면 아는 순간 상대가 누군지 캐려고 할 것이다.그래서 보안 요원에게 전화를
김서진은 길가에 주차된 그녀의 차를 힐끗 보았다. “나 회사 가야 해. 아니면 너도 같이 갈래?”그는 그녀가 차를 가져왔기에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그 말을 듣자마자 기뻐하며 바로 조수석으로 와서 차 문을 열고 앉았다.김서진: “... 네 차는 어떻게 할 거야?”“뭐 어때, 여기 두면 되지! 밤에 같이 와서 내가 가져갈게.”생각만 해도 매우 즐거워서 그렇게 결정했다. 그녀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밤에 누가 견인해서 가져가면 어떻게 하려고?”김서진은 무기력해 보였다.“견인되면 견인하라고 하지 뭐. 사람 시켜서 다시 가져오면 돼. 넷째 오빠는 뭐 좋아해? 지금 입맛이 어떤지 몰라서 여러 종류 샀는데 뭐 먹고 싶은지 봐봐.”그녀는 말하면서 그에게 봉투를 내밀었다.김서진은 뒤로 물러선 뒤 조수석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병을 보았다. 그건 한소은이 아무거나 배합해서 만든 향수로 차 안의 냄새를 없애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그녀가 이 자리에 앉아 있던 것을 생각하고 허우연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내려서 뒤에 타.”그가 말했다.허우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조수석은 안전하지 않아!” 그는 아무렇게나 핑계를 댔다. “게다가 이렇게 먹을 거 많이 들고 내 차에 타면 나 운전하는데 방해돼.”“나...” 허우연은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했지만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웃어 보였다. “음식이 방해되는 거야 아니면 내가 방해되는거야? 오빠, 내가 방해되는 거 인정해?”김서진: “... 이상한 생각 하지마!”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때렸다. 그녀 머릿속에 든 생각이 다 무엇인지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헤헤헤...” 허우연은 한 대 맞긴 했지만 기뻐했다. 그는 김서진이 자신 때문에 집중을 못 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이 대답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녀는 손을 뻗어 문을 열었지만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고개를 돌려 말했다. “내가 차에서 내리면 어쩌려고! 나 속이지 마!”“...”김서진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허우연의 계산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김서진은 아침을 먹는 속도가 빨랐으며 그녀가 상상했던 것처럼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지 않았다. 그는 샌드위치와 커피 한 잔을 손에 쥔 채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켰고, 아침식사를 가져간 뒤부터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음식을 맛없이 먹은 후, 허우연은 마침내 화를 참지 못하고 손에 든 아침을 버리고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오빠, 내가 안 보여?!”김서진은 그녀를 한 번 올려다보고는 또다시 컴퓨터를 바라보았다.“왜 그래?”"내가 싫지?!"그녀는 입을 삐죽 내밀고는 물었다. "아니야.”"그럼 왜 날 무시해!""일하고 있잖아.”거짓말! 오빠는 그냥 날 상대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거야, 난 오빠가 나랑 같이 아침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녀는 화가 나서 손을 뻗어 모니터를 돌렸고, 그가 보지 못하게 했다. “......”김서진은 그제야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이러지 마!” 그런 뒤 손에 들고 있던 한 입 남은 샌드위치를 입에 넣으며 말했다.“아침도 다 먹었으니까 이제 돌아가야지. 서한이 왔는지 보고 널 데려다주라고 할게.” 그는 말을 한 뒤 테이블 위의 전화기를 잡으려 했고, 그의 이 동작을 보자 허우연은 다급히 그의 손을 잡았다.“아니, 그러지 마! 매번 서한에게 날 데려다 달라고 하는 걸 난 원치 않는다고! 오빠가 날 데려다줘!” 그가 일이 그렇게 바쁘니 분명 자신을 데려다줄 시간이 없을 것이고, 이 핑계로 그녀는 이곳에 남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하지만 뜻밖에도 그는 잠시 읊조렸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내가 데려다줄게.”“……”"그렇게 날 쫓아내고 싶은 거야?!”그녀는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 자신은 자존심도 버려 버리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달려와서 또 이렇게 일찍 일어나 그에게 아침까지 배달해 주었는데, 그는 여전히
"난 바쁘고, 곧 출장을 가야 해.”그가 짧게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네가 바쁘니까 내 여동생이 죽든 말든 상관 안 한다는 거야?!"허강민이 소리치자, 김서진도 큰소리를 냈다. “우연이는 네 여동생이야!”잠시 말을 멈추더니, 다시 이어갔다.“우연이는 이제 아이가 아니잖아, 자꾸 날 찾아오게 하지 마. 촬영을 하러 간다고 했는데 요즘 이렇게 시간이 비는 거야?”허강민은 그의 말 뜻을 알 수 있었다.“너 내 여동생을 싫어하는구나! 김서진, 우연이가 너한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 부모님도 좋아하시는데 나쁠 게 뭐가 있어. 솔직히 말해봐, 너 다른 여자 있는 거지?”“……”김서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꺼냈다. “우연이는 네 여동생이자 내 여동생이야. 됐어, 난 출장을 갔다 와야 하니까 이 얘기는 그만하자, 넌 우연이를 찾아.” 그는 전화를 끊고 곧 다시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가장 빠른 프랑스행 비행기 표 한 장 예약해 주세요.”처음으로 일이 이렇게 지루하고 지루하다고 느꼈는데, 그녀가 곁에 없는 생활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품평대회는 오후에 열리기 때문에 아침에 잠시 쉬면서 조정할 시간이 있다.한소은은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고, 지금 시간에는 지식을 억지로 집어넣거나 훈련을 하는 것보다도 긴장을 풀고 푹 쉬는 게 오히려 더 나았다. 그녀의 비서는 그녀보다 훨씬 더 긴장했다, 아침 일찍부터 회사와 여러 가지 연락을 주고받고 그녀의 방을 돌아다니며 수시로 그녀를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계속해서 멈추었다. 한소은은 이해했다, 인경은 그녀가 조금도 긴장하지 않고 있는데 말을 하면 그녀에게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소은은 재미있다고 느꼈고,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인경이 초조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잠시 뒤, 조현아가 전화를 걸어왔다.“오후에 대회가 시작되죠?”“할 말 있으면 바로 해요.”한소은은 긴장한 채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사실 이 향수 품평대회는 그다지 정식적이지 않고, 우수한 신인을 뽑는 의미도 있었기에 회사 단위 말고도 지난 2년 동안 비교적 두각을 나타낸 신인을 초청했다. 특별히 초청된 신인 선수들은 1라운드에 출전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 대우를 받았고, 상대적으로 1라운드 참가자 수가 많이 줄었다. 한소은은 회사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1라운드는 피할 수 없지만 사실 매우 간단했다.모든 사람에게 5병의 향수를 주었고 가장 직관적인 후각을 통해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 어떤 향기가 베이스인지 구별해야 하는 문제였다. 이것은 그녀에게 매우 간단한 문제였다, 처음에 조현아가 그녀를 난처하게 했을 때도 이런 문제를 줬었고, 그 문제의 난이도는 상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녀는 문제를 금방 다 풀었고, 이번 라운드에서 심사율이 높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3분의 1을 탈락시켰다.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 엘리트급인 줄 알았지만 지금 보니 그런 것도 아니었다. 사실 그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강시유도 이 문제에 합격하여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보아하니 몇 년의 시간을 낭비했더라도 그녀의 기본기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녀가 모르는 사실은 로젠이 대회 전에 이미 그의 방식으로 강시유를 도와 1라운드 문제를 알아냈고, 문제의 답도 거의 다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1라운드가 끝난 뒤 2라운드는 그날 밤에 시작이 되었다. 시간이 매우 빡빡하게 짜여 있었고, 2라운드는 순전히 이론적인 지식 문제였지만 관련된 범위가 비교적 넓어 향료뿐만 아니라 화학 문제도 있었으며, 가장 어려운 것은 일부 고서와 잡서에 기록되어 있는 문제였다. 이번 라운드에서 또 절반가량이 탈락했고, 이렇게 두 라운드만에 대회는 곧 수십 명만 남게 되었다. 탈락한 사람들에게 주최 측은 이미 돌아오는 비행기 표를 준비하여 집으로 돌려보내고, 나머지는 최종 라운드를 기다리고 있다. 파이널은 3일 후 저녁에 열리며, 그 뜻은 당일 결과가 나오고 이어서
한소은은 일부러 강시유를 피해서 돌아갔고, 문 쪽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이곳에 만약 계략이 숨겨져 있고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면 큰일이었다.문을 나서자마자 인경이 빠른 걸음으로 그녀를 맞이했고, 기쁨과 감격을 감추지 못했으나 애써 자제하며 말했다.“한소은 씨, 축하드려요!” 통과 소식은 당시 전해진 것이지만, 그들은 안에서 잠시 더 있다가 나왔고, 힌소은은 그녀의 기뻐하지만 억제하는 표정을 보고 재미있어하며 손을 들어 뺨을 어루만졌다.“……”“한 가지 말할 게 있어요?”“네?”“앞으로는 저를 한소은 씨라고 부르지 마세요.”인경은 한참 동안 어리둥절했다.“그럼, 뭐라고 부르나요?”“이름으로?”“그냥 한소은이라고요?”인경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그렇죠!”그 둘은 동료이고 같이 일하면서 분업이 다를 뿐이지, 인경은 사실 일을 진지하게 하는 것 빼고는 그녀에게 매우 잘해주었다.프랑스에 와서 먹고 자고 하는 일은 모두 그녀가 계획한 것이며 자신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이 점을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일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자, 그녀는 기분이 매우 좋아서 인경에게 농담 몇 마디 하고는 앞으로 걸어갔다.그때 차 한 대가 그녀 앞에서 멈추었고, 이어서 누군가가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 다가왔다. "한소은 씨 되시나요?”“네.”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저희 집 아가씨가 마중을 나오라고 분부하셨습니다.”그 사람은 외국인이었고, 영어를 구사했으며 태도는 매우 공손했다.넓은 선글라스가 얼굴의 절반을 가려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느 집 아가씨를 말씀하시는 건지……”한소은은 망설였고, 대충 짐작은 갔다.이곳에서 그녀와 친분이 있고 재력도 있는 사람은 그 소녀뿐이었다.“리사 아가씨이십니다.”역시나. 하지만 경기가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리사가 지금 왜 그녀를 찾는 걸까. “저는 리사가 저를 찾는다는 걸 듣지 못했는걸요.” "아가씨께서 중요한 일로 상의를 하실 게 있다고 하셨는데 경기 중은
인경은 걱정이 많은 사람이지만, 이번에 그녀가 한 말은 일리가 있다. 사람들의 말을 완전히 신경 쓰는 것은 아니지만 민감한 시기에 사적인 만남을 가지면 구설에 오르기도 쉽고, 자신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리사와 윌의 명성에도 좋지 않았다. 그녀는 그 외국인을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이렇게 하죠, 제가 리사에게 전화를 걸게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로 말하면 됩니다.”그 사람은 대답이 없었고, 한소은은 그를 바라보며 휴대폰을 들어 리사에게 전화를 했다.하지만 아무리 전화를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저희 아가씨는 정말 부득이한 고충이 있습니다, 한소은 씨께서 이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한소은은 거절하려 했지만 전화가 계속 불통이었고, 상대방은 리사의 증표를 들고 있어 그녀에게 정말 무슨 위험이 닥치거나 어려운 일이 생길까 봐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그래요, 한번 가볼게요." "잠깐만요!"인경은 그녀를 막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한소은 씨가 가시면 저도 가야겠어요.” "저희 아가씨께서는 한소은 씨 한 분만 부르셨습니다."그는 매우 단호했다. "어떤 상황인지 보고 빨리 올게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할게요.”한소은이 말을 하며 전화를 거는 손짓을 했다. 하지만 인경은 여전히 단호했다."안 돼요, 지금 이 순간엔 무슨 말을 해도 한소은 씨를 내 시야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어요. 만약 리사 씨가 걱정이 되면 저랑 같이 가요.”"인경......" 한소은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마중 나온 사람이 말했다.“한소은 씨,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의 비서가 꼭 같이 가야 한다면 같이 차를 타죠.” 상대방이 이미 입을 뗐으니 한소은도 더 이상 설득하지 않고 인경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차 안은 꽤 넓었고, 운전하는 운전자를 제외하고 뒷좌석에는 그녀와 인경, 그리고 그들을 데리러 온 외국 남자만 있었다. 차에 오른 후부터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차 안의 분위기가 침울했다. 공기 중에 은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