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주어 자신의 손을 빼낸 노원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됐어”“시유야, 우리 모두 알다시피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모든 것이 다 다시 돌아올 수 없어.”그는 눈을 내리깔고 그녀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아기도 내 생각엔 그래도 가지지 않는게 맞는것 같아.” 강시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설마 아이도 같지 않을 거라고 하다니, 그가 이전에 얼마나 아이를 좋아하고 얼마나 아꼈는데, 그런데 이제 와서 아이가 싫다고 하다니, 이 말은 즉 그는 정말로 그녀와 헤어질 작정이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 인 가.헤어진다고 해도 그가 아니라 그녀가 헤어지자 말해야지, 자신이 그를 위해 이렇게 많은 청춘을 바쳤는데 그가 무슨 자격으로 헤어지자고 한단 말인 가!“물론, 네가 꼭 낳고 싶다고 고집한다면 내가 아이의 양육비는 책임지겠지만……”잠시 후 그는 눈을 들어 강시유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생각에 너도 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그 눈빛은 강시유의 마음을 떨리게 했고 자신의 마음이 간파된 듯해 부끄러움과 분한 마음이 들었다.“노형원! 어떻게 이렇게 매정할 수 있어!”“시유야, 너랑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은 나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너는 없다고 말할 수 있어? 네가 한소은에게 한 짓들 넌 내가 진짜 하나도 모를 거라 생각한 거야?”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무슨 말이 나와도 두렵지 않았다.전에는 어떻게든 그가 모르게 했는데 다만 그땐 그의 마음이 강시유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의 마음과 감정이 모두 강시유를 향했고 자연히 그녀가 무엇을 하든 그는 다 포용할 수 있었고, 모두 눈 감아 주려 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냉정하게 빠져나와 보니 어머니의 말이 맞다고 느꼈다. 그는 여자의 선택에 있어서 확실히 안목이 부족했다.그저 모든 것이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었다.“결론은 너는 후회하고 있다는 거네? 한소은을 포기하고 날 선택한 걸 후회하고 있다는 거네?!”강시유는 굉장히 분노하며 말했다.노형원은 고개
“오, 오셨군요.” 사장이 따뜻하게 인사했다.고개를 끄덕이며 한소은은 미리 준비한 도면을 꺼내 놓고는 건네지 않았다. “그 젊은 사람은요?”“오, 그 친구 말씀이세요”사장이 웃으며 말했다.“이틀 동안 오지도 않고 있어요. 어떻게 된 건지 전화도 안 받아요. 만약 내일도 오지 않으면 걔 보고 그만 나오라고 하려고요. 요즘 젊은이들은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네요.”이틀 동안 안 왔다고? 한소은이 생각하며 물었다.“그 사람 여기서 사장님이랑 오랫동안 일한 거 아니 예요?”“전혀요, 온 지 겨우 한 달 정도 밖에 안됐어요, 손재간이 좀 있는 것 같았고 제가 요즘에 또 바빠서 가게에 가게를 볼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걔보고 나오라고 했었죠. 이렇게 못 미더울 줄은 몰랐는데, 안 오면 안 온다고 말도 안 하고 인사조차 안 하고.” 사장이 고개를 갈로 저으며 말했다.여기까지 했을 때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다시 말했다.“아, 걱정 마세요, 손님 일은 절대 지체하지 않을 거예요. 걔가 안 온다고 하더라도 제가 반드시 훌륭한 숙련공을 찾아 드릴 게요, 장담하는 데 일을 아주 예쁘고 적절하게 해드릴 것입니다!” “그 사람 번호 있어요?”한소은은 그가 말한 대단한 숙련공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이 물었다.“있기는 한데 걸어도 받지를 않잖아요.”난처한 표정으로 사장은 휴대폰 번호를 들춰냈다.“여기요, 이거예요.”한소은은 힐끗 보고 번호를 받아 적었다.그녀가 이런 물건을 만드는 것은 곧 어르신의 생신이 다가오니 자신이 찾아뵙지는 않더라도 반드시 선물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그 목재에 관해서는 그 사람을 찾아야 했다.목조점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조현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어디세요?”“저 지금 그냥 쇼핑하고 있어요.”“회사로 와보세요, 빨리요.”그녀가 말했다.“지금요?”한소은은 조금 의아했다. “네, 지금 바로요, 지체하지 말고 얼른 택시 잡고 오세요!”마지막으로 그녀가 걱
“?” 한소은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조 팀장님이 아직 말 안 해 줬지요, 회사가 이번에 향수 품평 대회 초청장을 받았어요, 회사에서는 소은 씨를 추천해서 가게 하고 싶어요.”차석진이 자홍색 초청장 한 장을 앞으로 밀었다.한소은이 놀라 물었다.“향수 품평 대회요?’이 대회를 그녀가 모르는 건 아니었다. 이 대회는 업계에서 더 우수한 조향사를 선발하기 위해 2년에 한 번씩 열렸다. 선발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미 유명해진 고급 이상의 조향사는 참가하지 않았다. 완전 신인이 운에 맡겨보고 싶다면, 혹은 자신이 충분히 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참가해도 되지만 추천 기관도 있어야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초급 중급 조향사인데 이 대회에서 대가들의 주목을 받아 업계에서 명성을 쌓고 싶어 했다.“왜 저예요?”그녀는 회사에 들어온 지도 얼마 안 됐고 회사 안에 다른 조향사 들도 있는데 이건 다른 사람들에게 불공평한 것 같았다.“왜냐면 소은 씨가 가장 적합해서요.”차석진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한소은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저 초청장을 바라보며 침묵했다.조현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왜요, 가기 싫어요? 이건 조향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이번 품평회는 프랑스에 가서 하는데 또한 가서 연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절대 놓치면 안 돼요!”“그래서, 저만 가는 건가요?”그녀가 다시 물었다.그녀는 이제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향수 개발에 대한 노력과 자신의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그녀는 심지어 그 해에 사고가 난 대회가 정말 자신의 실수였는지 의심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는 이 세상에 인재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강했지만 아무리 강하다 해도 자신의 마음속으로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회사에서 보조 인원을 배치해 같이 가게 할 거예요.”차석진이 말했다.“조 팀장님은 안 가나요?”그녀가 조현아를 보며
한소은은 회사에서 나와 마트에 가서 먹을거리를 많이 샀다. 그의 주방의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었는데 어차피 지금은 아무 일도 없으니 사가지고 가서 보충해 놓을 작정이었다.마트에 간 김에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에 들러 케이크와 딤섬을 사고는 그제야 택시를 타고 돌아갔다.이 길은 사실 굉장히 돌아가는 길이였는데 이렇게 돌아서 갔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녀를 계속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무술을 배우면서 익힌 습관에 타고난 예리함까지 더해져 누군가 그녀를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나중에는 이렇게까지 돌아서 가는데도 아직 꼬리를 떼지 못하자 그녀는 경계하기 시작했다.어떤 사람인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고 어떤 목적인지도 분명치 않지만 이렇게 계속 따라와 그녀를 불쾌하게 했다.그래서 택시에 타자마자 오이연의 주소를 말했다.어쨌든 그녀에게 여행을 잠시 취소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려 줘야 하는 김에 그녀의 새 집을 방문한다는 셈 쳤다.오이연이 사는 곳은 지난번에 한번 보내줬던 곳인데 골목으로 들어서면 바로 맞은편에 건물이 있다는 걸 그녀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골목길을 따라 걸음을 늦추기도 했고 아예 멈춰 서서 허리를 굽혀 신발 끈을 묶는 척도 하면서 상대방에게 그녀를 공격할 틈을 줬다.이렇게 오랫동안 쫓아왔는데 설마 기회가 있는데도 손을 쓰지 않을까? 하지만 그녀의 예상은 빗나갔고 뜻밖에도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미행당하는 느낌은 아직 남아 있지만 상대방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멀찌감치 따라다니며 그녀에게 손을 대거나 모습을 드러낼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 같았다.설마……파파라치?! 그럴 리가 없었다, 그녀는 스타도 아니고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았다. 만약 김서진과의 관계 때문이라면 그녀가 아니라 김서진을 미행하는 게 맞았다.게다가 그녀와 김서진의 관계는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 없었다.걷다 보니 곧 오이연의 집 밑에 도착했다. 고개를 들어 보니 몇 층인지도 모르고 전화도 해야 되는
"네가 노형원을 찾아가 나랑 헤어지라고 강요했어?"강시유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한소은: "???""아닌 척하지 마! 할 거 다 했으면서 안 한 체하지 마. 내가 정말 못 알아봤네. 네가 이런 수단이 있을 줄 몰랐네."강시유는 냉소하면서 그녀를 곁눈질했지만 감히 가까이 가지 못했다.그녀는 한소은이 무술 하는 거 알기 때문에 적당히 거리를 두었다."친구야, 머리가 잘 못 됐어?"한소은은 참지 못해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다. "병이 있으면 치료하면 되지 왜 내 앞에서 지랄이야. 내가 네 주치의야? 너와 노형원 사이의 구질구질한 일 가지고 내 앞에서 징그럽게 굴지 마. 멀리 꺼져. 역겨워!"그녀는 말하면서 일부러 손사래를 치고 정말 악취가 나는 시늉을 했다.눈앞에서 이런 수모를 당하자 강시유는 열받아서 얼굴이 빨개졌다。 "한소은, 사람을 업신여겨도 분수가 있지!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말해줄 게. 절대 안 돼!”그녀는 말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 한소은과 점점 가까워졌다."형원이가 잠시 너에게 속아도 마음은 내 거야. 너 그거 알아? 지난 몇 년 동안, 네가 연구실에 있을 때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그가 나한테 그랬어. 너만 보면 밥맛이 떨어지며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그의 마음은 모두 나한테 있어. 너는 데이터와 시험관을 상대하는 것 외에 아는 게 뭐가 있어! 너는 여자도 아니야…."말하면서, 뜻밖에도 한소은의 몸에 달려들어 두 손을 벌렸는데, 흉악하게 날뛰는 기세가 매우 무섭게 보였다.그녀가 다가갈 때, 한소은은 이미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게다가 이런 여자를 상대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일도 아니었다. 손을 댈 필요 없이 발을 살짝 옆으로 옮기니까 강시유는 갑자기 중심을 잃고 앞으로 달려들었다."아... 아아!"그녀는 배를 움켜쥐고 한쪽으로 넘어졌다. "아, 내 아이…."한소은: "…."아씨! 이 여자가 쇼를 하네!그녀는 강시유가 자신을 잡으려고 달려든 것이 아니라 고의로 시비를 걸려고 달려들었다는
"유산이 의심돼 구급차를 불렀는데… 아마 3분 후에 도착할 것 같아."손목을 들어 시간을 보고 한소은은 눈을 흘겼다.미리 날짜를 보고 나와야 했는데, 참 재수가 없네!"그럼….""연기하는 거야."한소은은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아…" 이연은 다 알겠다는 표정으로 절대적으로 한소은의 말을 믿었다.한소은이 정말 그렇게 악독한 사람이라면 강시유는 벌써 망가졌을 것이며 여태까지 아무것도 안 했던 사람이 지금 일부러 그를 유산시키지 않는다.더군다나 이곳에서.강시유는 한소은의 말에 화가 나서 고개를 쳐들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한소은, 내가 이렇게 됐는데도 나를 모함하고 있어! 방금 네가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돌에 부딪힐 수가 있겠어? 또 어떻게… 아, 아파, 아파…."얼굴이 일그러져 볼 수가 없으며 영문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약자를 동정할 것이다.한소은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냉소했다. 모함? 도대체 누가 누구를 모함한다는 거지!곧 구급차가 도착해서 의료진이 환자를 차에 태웠고, 한소은은 원래 상관 안 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전화를 한 데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여기에 머무르면 이연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아예 따라갔다.병원에 입원해서 대충 검사를 받은 후 강시유는 곧 수술을 받으러 들어갔다.수술실 밖에서 이연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정말 임신했대요? 진짜 임신했다면 왜 임신으로 이렇게 소란을 피워요? 뭐 때문에?”그러게, 뭐 때문일까? 한소은도 몹시 알고 싶었다.단지 그녀를 모함하기 위해서일까? 근데 자신을 모함하여 유산되게 만들었다고 하면 강시유에게 무슨 좋은 점이 있을까?그때 그녀가 한 말을 곰곰이 떠올리며 한소은은 눈썹을 찌푸렸다. "걔 말을 들으니 노형원과 헤어졌다고?"맞아. 본인이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았다."헤어졌다고요? 임신 중인데 노형원이랑 헤어졌다고?”이연은 매우 놀랐다.그 두 사람이 얼마나 지긋지긋하고 징그러운지 그녀는 잘 알고 있다. 죽을 만큼 사랑하고 서로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모습이었
한소은은 휴대전화를 꺼내서야 그녀가 이미 노형원과 관련된 모든 연락처를 지웠다는 생각나서 이연에게 도움을 청하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몇 년을 같이 일해 온 파트너로서 눈빛 하나로 바로 알아차리고 노형원의 휴대폰 번호를 찾아서 아예 직접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얼마 안 울렸지만 노형원은 나른한 어조로 받았다. "왜요, 이연 씨? 후회돼서 돌아오고 싶어요?"오이연:"…."대낮에 과대망상증에 걸렸나!전화를 건네받은 한소은은 단도직입적으로 그를 불렀다.”노형원.”"한소은?!"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라워서 노형원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 "어떻게... 나한테 전화할 생각했어?"다시 한번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확실히 오이연의 전화이며 둘이 같이 있는 것 같았다."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노형원, 네 여자 수술비 내러 와!"그녀는 가차 없이 주소를 알려주고는 시원하고 깔끔하게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오이연은 듣고 얼떨떨했지만 그녀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웠다.전화 저쪽에서 노형원은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도 못하고 계속 한소은이 한 몇 마디를 되새겼다. 네 여자의 수술비를 내라고? 누구? 무슨 수술비?아무튼 한소은이 그에게 연락했다는 것은 좋은 일이고 아직 만회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다행히 그는 이제 스스로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지만 아직도 휠체어를 이용해야 한다.병원에서 당연히 그가 외출을 못 하게 해서 조수를 불러 도와달라고 했으며 우여곡절이 많았다.그런데 한소은도 전화를 끊고서야 그가 교통사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모르겠다. 어차피 이 일은 그 두 사람의 일이고 강시유를 병원까지 데려다준 것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한 일이다.그녀는 이쪽에서 가려고 할 때 저쪽에서 이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뜻밖에도 계좌이체 메시지였고노형원이 직접 4백만 원을 송금했다. 그리고 추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누구든지 먼저 수술비를 내고 다시 얘기해요. 내가 곧 도착할 거예요."“......”한소은과 이
어머니가 한 말씀을 다시 생각하면서 그는 그녀를 보면서 그녀가 점점 더 차씨 일가의 신비롭고 고귀한 기질이 느껴졌다."한... 한소은..." 그녀의 앞에 도착한 후 그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쳐다보면서 이름을 부르는 데 목이 메었다.한소은:"….""네 여자가 아직 안에 있어."그녀는 수술실 쪽을 향해 입짓으로 말했다. "연기 준비 다 됐으면 조금만 참아. 걔가 나오면 연기해."노형원:"…."이연:"…."전에는 소은 언니가 이렇게 독설인 줄 몰랐는데, 정말 웃겨서 죽을 뻔했다. 하하! 노형원이 하고싶은 말을 못 한 채 그냥 삼켜버리는 표정을 보니 정말 웃겼다."시유에게 무슨 일 생겼어?"노형원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걔가 나를 미행했어."한소은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나를 잡으려다가 똑바로 서지 못하고 넘어졌어.”잠깐 멈추었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걔가 임신한 거 같아. 피 많이 흘렸어.""아이가 잘못 됐어?"노형원이 다그쳐 물었다.그도 강시유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한소은은 솔직하게 말했다. "의사가 그러는데 그럴 수도 있대.""휴…"그는 한숨을 내쉬며 조금도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한소은과 이연이 그의 표정을 보고 정말 너무 냉정하다고 생각했다.아무리 그래도 그의 아이이고 그의 핏줄인데 조금도 마음이 아프지 않은가?"걔가 너를 미행했다고?"노형원은 생각을 해보고 다시 물었다.비록 한소은은 그의 냉정함에 매우 감탄했지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 모든 것은 이미 그녀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걔가 말하는데 내가 너네 둘이 헤어지라고 강요했다고? 노형원, 너 도대체 걔한테 뭐라고 했어? 왜 걔가 그런 착각을 하고 있어?""걔가 그렇게 말했어?"노형원은 매우 의아해했다. 그는 사실 강시유가 한소은을 찾아가 이런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 보아하니, 자신이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이 정말 그녀를 자극한 것 같았다.한소은은 그를 흘겨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