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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7화

예상과는 달리 원성태는 여전히 천천히 부채질하며 말했다.

“사람은 각자 정해진 명이 있다네. 죽을 사람은 어떻게 해도 죽고, 살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살지.”

“하늘에는 천도가 있으니, 사람이 천도를 거스르고 하늘을 거스르면 하늘이 곧 벌을 내릴 것이야.”

원성태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프레드를 바라보았다.

그 말에 프레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비록 H국어에 익숙하지 않았으나 원성태가 자신을 비꼬고, 또 자신이 모르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는 걸 느꼈다.

“신의 님. 저는 한소은이 너무 걱정되어서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 권하는 술을 안 마시면 벌주를 마신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프레드는 거의 협박 어조로 말했다.

원성태는 이런 프레드를 바라보다가 부채 날로 프레드의 손등을 내리쳤다.

“난 술을 입에 대지도 않으니 권하는 술이든 벌주든지 모두 마시지 않을걸세!”

“지금...”

프레드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제 손등을 어루만지며 원성태를 노려보았다.

“한소은의 심박수가 너무 느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가 직접 신의 님을 만나 뵙고 모시러 온 겁니다. 만약 신의 님이 도와주지 않으시면 소은은 곧 죽을 겁니다.”

“의원들은 모두 자신의 원칙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은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신의 님의 제자이지 않습니까? 대체 왜 고민하고 계신 겁니까?”

프레드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말했다시피 사람은 각자 정해진 명이 있고 소은이도...”

뒷말을 끝내지 않았는데 프레드가 갑자기 손을 들어 까만 권총을 원성태의 머리에 가져다댔다.

“신의 님, 제가 좋은 말로 할 때 일을 크게 만들지 않도록 합시다. 제 계획을 망친다면 그 어떤 사람이든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프레드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 왜 굳이 고집을 피우세요? 정말 소은이를 관심하지 않는다면 아이를 돌봐주거나 만나주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죠.”

“지금...”

프레드가 이렇게 많은 걸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원성태가 당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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