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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3화

한 번, 두 번 실패하는 건 이해하지만 실패율이 너무 높은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실에서 연구하던 주효영을 보면 꽤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효영은 예전의 연구를 토대로 개선할 수 있지만, 스스로 연구 개발을 하는 건 실패 확률이 아주 높았다.

지금 사용 중인 실험 약품, 그리고 남아시아 역병 치료제 모두 효영이 연구해 낸 게 아니었다. 그러나 진정기와 서한의 조종은 효영과 연관이 있었다.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진정기는 완전히 조종되지 않아 스스로 조종에서 벗어났고 서한도 마찬가지였다.

흥미로운 건 효영은 늘 사람을 조종하는 약을 개발했고, 사람을 조종하는 걸 즐기는 듯싶었다. 비록 모두 실패로 끝났지만 말이다.

“그래서 효영은 네가 최면에 실패한 걸 모른다는 말이지?”

원철수가 로사를 보며 물었고 로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성공했을 거로 생각할 거야.”

“허 참...”

철수는 냉소를 터뜨렸고 무언가 떠오른 듯 바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혹시 둘째 할아버지를 데려간 게 이 일과 상관이 있는 건 아닐까? 효영의 실력을 의심해 내 할아버지를 데려가 연구시키려는 거지.”

“그럴 수도 있고.”

서진이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자발적으로 따라갔다고 그랬지?”

서진의 물음에 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점이 제일 이상해. 우리 할아버지 성격상 아무리 많은 돈을 제시하고 칼을 목에 꽂는다고 해도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는 않을 거야.”

“할아버지가 원하지 않는 일이면 죽여도 따라가지 않았을 거란 말이지.”

그렇다는 건 할아버지가 동의했다는 말인데 설득이 된 이유가 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서진이 방안을 부산스레 걸어 다니며 할아버지의 얼굴, 평소 말투를 떠올렸고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할아버지는 원해서 따라갔다...’

몸을 돌린 서진이 모든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철수를 향해 말했다.

“혹시 한소은 때문이 아닐까?”

기꺼이 따라나섰다는 건 할아버지가 신경이 쓰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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