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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9화

“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 그러나 우리는 한소은을 믿을 수밖에 없어.”

진정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 참, 너에게 알리지 않은 일이 있어.”

잠시 머뭇거리던 진정기는 달빛을 바라보며 말했다.

“주효영도 대사관에 갔어.”

김서진은 어리둥절했지만 별로 놀라지 않았다.

“주호영도 이 조직의 배경에 대해 알고 있어요.”

“음. 그쪽은 진전이 있어?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진정기가 물었다.

“증거는 있는데... 내가 보기엔 그는 고충이 있는 것 같아요.”

김서진은 고개를 저었으며 마음이 착잡했다. 한편으로는 배신감이 들어 기분이 언짢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조금 공감되기도 했다.

“이건 너답지 않아!”

진정기는 그윽한 눈길로 김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확실히 예전의 자신과 달랐음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

예전의 진정기는 살벌하고 결단력이 있어 한 번도 주저한 적이 없었으나 이젠 망설이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서 마음이 여려진 것이 아니라 경험이 많았기에 생각에 영향을 주었다.

요즘 두 아이와 한소은이 위험에 빠져서 걱정하고 있던 김서진은 그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

“좀 더 지켜볼게요. 주효영이 연구한 그 물건은 사람의 정신을 통제하는 것임을 알고 있어요. 난 그가 이전의 당신처럼 어쩔 수 없었을 것을 믿어요.”

김서진의 말을 들은 진정기는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이렇게 말하니 그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 일은 그에게 있어서 워털루처럼 제일 큰 실패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그의 경계심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주효영이 다시 손을 쓰려고 하는 틈을 타서 역전했다. 주호영은 진정기가 자신이 만들어놓은 함정에 빠진 줄 오해했다.

“그래. 하지만 어떤 이유든지 법을 어겼을 경우 법률은 너의 어쩔 수 없는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아.”

진정기가 귀띔해주었다.

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로사 왕자님은 H 국에 며칠 머무를 예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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