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13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진정기는 주현철마저 이런 태도인데 주 부인은 더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주 부인이 주효영에 대한 애정은 진정기도 보아왔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주효영이 죽다가 살아난 후, 주 부인은 딸에게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 주효영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옳고 그름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모두 지지했다.

때문에 주현철의 아내에게 물어보는 건 아무 의미도 없었다. 게다가 지금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이 극치에 달할 것이었다.

“아빠, 외숙모를 보고 싶지 않으신 거죠? 괜찮아요, 제가 가서 물어볼 수 있어요. 기껏해야 혼날 뿐이에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진가연은 아버지가 자신이 욕을 먹을까 봐 걱정하는 줄 알았다.

“아니야.”

진정기는 웃으면서 말했다.

“넌 이미 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줬어. 아빠가 고마워.”

“몇 마디 말을 전했을 뿐이에요, 많은 일을 한 것도 아니죠.”

진가연은 요즘 아빠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저 말을 전하는 것뿐이라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이젠 부녀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예전보다 많아졌기에 함께 할 수 있는 1분 1초를 더 소중히 여기고 싶었다.

“아빠, 혹시... 주효영이 그 실험 조직의 두목을 찾아간 건 아닐까요?”

진가연은 이렇게 추측했다.

“전부터 그 조직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으니까요.”

“아닐 거야.”

진정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도대체 어떤 조직인지, 조직의 배경이 어떤지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찾겠어?”

주효영은 예전부터 임상언과 협력해서 조직이 정확히 어디인지, 연락하려면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했지만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조직을 찾으러 갔겠는가?

진정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가연도 옆에서 주효영에게 숨을 곳이 어디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주효영은 집도 없는 데다가 공개수배 되었으니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이라면 먹고 자야 하는데 그럼 주효영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계속 생각하던 참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14화

    이번에 들어온 사람은 의사도 프레드도 아닌 주효영이었다.주효영을 보았을 때, 한소은은 잠깐 의아해했지만 주효영도 의아해하는 걸 보니 그녀도 모르는듯했다.하지만 주효영은 언제 그런 표정을 지었냐는 듯 의미심장하게 웃었다.“하하,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야.”주효영이 웃으며 말했다.한소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왜, 넌 와도 되고 나는 오면 안 되냐?”주효영은 큰소리를 치며 걸어오더니 두 손을 짚고 병상 위에 앉았다.“여기서 아주 잘 지내나 보네?”이어서 한소은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시선은 평평한 아랫배에서 멈췄다.“짐을 떼어냈네?”주효영의 용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한소은이 입을 열었다.“뭐 하려고?”“나? 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하지만 긴장할 필요 없어. 적어도 내가 실험해 주는 건 아니니까.”주효영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주효영은 침대 끝에 앉아 다리를 공중에 띄우고 두 발을 흔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보아하니 건강검진을 한 것 같은데... 그럼 마지막 단계야? 축하해!”주효영은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 한소은의 불행을 즐기는 듯 했다.“그래, 날 축하해 주는 건 마땅한 일이지. 나는 전 세계의 역사에 남을 아주 위대한 실험을 완성할 거거든.”한소은은 입꼬리가 휘어지게 웃으며 말했다.“아쉽네, 넌 그럴 기회가 없어서.”한소은의 반응은 주효영의 예상과 달랐다. 한소은이 기뻐하는 걸 본 주효영은 굳어진표정으로 한소은을 바라보았다.“안 무서워?”“무섭다고? 뭐가 무서워? 사람은 누구든지 결국 한 번 죽게 돼 있어. 하지만 나는 전 세계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일을 하고 죽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원해도 할 수 없는 일이잖아.”한소은은 오히려 이렇게 죽는 걸 바라고 있다며 말을 이어 나갔다.“하지만 넌 죽을 거야, 그때면 넌 의식도 없고 영혼도 없을 거라고. 몸뚱이는 살아 있어도 넌 이미 네가 아니라는 의미야!”곧 죽는 사람은 한소은이고 영혼을 잃게 되는 사람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15화

    질문을 받은 주효영은 당황해하더니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흥, 말도 안 되는 소리!”주효영은 속으로 한소은의 말이 거짓이라는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았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한소은의 말은 주효영의 마음속 깊은 곳에 와 닿았고 또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부모님은 항상 자신을 소홀히 대했었다. 매번 그렇게 열심히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진가연이었다.돈과 권력 앞에서 가족이든 뭐든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그 역겨운 얼굴 집어치워! 이익 앞에서 부모는 아무것도 아니야.”주효영이 차갑게 말했다.“지금 네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하자. 대가는 네 아이들이야, 자식으로 바꿔야 해. 넌 안 바꿀 수 있어?”주효영은 한소은을 믿지 않았다.“당연히 안 바꾸지!”한소은이 단호하게 대답했다.“너라면 바꿀 거야? 아니면 네 부모님이 바꾼대?”이 두 마디 말은 그야말로 주효영의 약점을 정곡으로 찌른 셈이었다. 주효영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질렀다.“너랑 무슨 상관이야!”“그럼 내 선택이 너랑 무슨 상관인데?”한소은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되물었다.“...”“됐어, 나도 더는 죽어가는 사람과 따지지 않겠어. 네가 며칠 동안 득의양양할 수 있을 것 같아? 난 너랑 달라, 난 아직 중요한 실험도 많고 대단한 발명품도 많거든. 아쉽게도 넌 볼 기회가 없겠네.”주효영은 일부러 한소은 앞에서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며 말했다.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내게 기회가 있는지 없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너에게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는데?”“한소은, 넌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항상 그렇게 잰말놀이나 하고 있고... 어디서 철학이라도 배웠어?”주효영은 실눈을 뜨면서 한소은과 말다툼하는 게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나는 정말 의심스러워. 넌 네 운명이 무엇인지 알기나 해?”“내 운명을 네가 걱정해 줄 필요는 없어. 넌 네 운명이나 걱정해.”한소은은 고개를 저었고 더는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16화

    저녁 무렵 김서진은 아주 은밀하게 위치한 개인 클럽의 문 앞에 도착했다.엄격한 심사와 검사를 거쳐 안으로 들어가 마지막 VVVIP 룸에 도착한 김서진은 몇 가지 준비를 했다. 거의 다 끝난 후 진정기는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을 데리고 왔다.근엄하던 진정기는 오랜만에 웃는 얼굴로 무언가를 조용히 속삭이며 공손하게 손을 내밀어 거실로 안내했다.김서진은 기다리던 사람이 오자 얼른 맞으러 나갔다.“로사 님, 제가 말씀드렸던 김서진이에요! 제경의 유명한 상인이고 아주 유능해요! 아참, Y 국에서도 많은 사업을 하고 있어요.”진정기기 웃으며 소개하자 김서진이 황급히 대답했다.“진 부장님, 과찬이세요. 별말씀을요. 왕자님께서 왕림하게 되어 정말 더없는 영광이에요. 그냥 편히 제 이름을 불러주세요.”“김서진.”왕자님은 정말 편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당신을 알아요. 사업을 잘해서 우리나라에서 많은 돈을 벌었어요.”진정기는 껄껄 웃었고 김서진은 재치있게 대답했다.“왕자님, 과찬이세요. 장사란 원래 서로 주고받는 거예요. 저는 귀국에서 장사하여 확실히 많은 돈을 벌었지만, 마찬가지로 귀국도 많은 경제적이고 실속있는 상품을 얻었어요. 그리고 귀국도 우리나라에서 장사를 적지 않게 하고 있는데 당신들도 우리에게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요? 이 자체가 바로 윈-윈이에요.”로사 왕자는 말없이 덤덤히 김서진을 바라보았다.진정기는 입을 열어 원만하게 수습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뜻밖에도 왕자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좋아요, 나도 김서진 씨의 능력을 보았어요! 그냥 농담일 뿐이니 개의치 마세요.”김서진도 웃으며 말했다.“저도 장난이에요! 왕자님께서 이렇게 친밀하고 유순할 줄은 몰랐어요. 당신은 나의 오랜 친구처럼 느껴졌어요!”“로사라고 부르면 돼요. 공식적인 만남이 아니기에 예의를 갖출 필요 없어요.”로사가 담담하게 말했다.김서진은 멍해져서 무의식적으로 진정기를 쳐다보고는 그가 눈짓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후에야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17화

    로사는 빙긋 웃었다.“시간 문제는 통제하기 쉽지 않아 장담할 수 없어요. 프레드는 어쨌든 우리 Y 국 사람이고, 또 어머니를 여러 해 동안 보좌해 왔기 때문에 나는 당신들의 한쪽 말만 들을 수 없어요.”“왕자 전하.”김서진이 말했다. 결국, 지금은 공적인 일을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왕자님에 대한 존중과 이 일에 대한 정중한 뜻을 표하고 싶었다.“왕자 전하께서 우려하는 것도 맞아요. 그러나 지금 프레드가 하는 이 실험은 제 아내뿐만 아니라 여왕 폐하께도 상처를 입혔어요.”“이 실험은 꼭 성공한다고 보증할 수 없고 리스크도 높아요. 아시다시피 프레드가 우리 나라에서 한 실험은 그를 잡기에 충분하지만 귀국을 존경하고 또 여왕 폐하와 왕자 전하를 존경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 일을 설명해 드릴 뿐이에요.”“네!”진정기도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을 공식적인 방식으로 말하지 않은 것은 너무 크게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는 귀국과 항상 우호적이었고 지금은 평화로워 누구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아요.”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는 목소리를 가라앉히더니 이어서 말했다.“더군다나 우리는 프레드가 한 이 실험에 관한 상세한 증거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정말 대중에게 공개한다면 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비난, 그리고 귀국이 받게 될 압력에 대해서는 왕자 전하께서 우리보다 더 잘 아실 거예요.”“나에 대한 협박인가요?”고개를 떨군 로사의 눈빛이 음침해졌고 안색도 어두워졌다.진정기는 고개를 흔들었다.“협박이 아니라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왕자 전하는 똑똑하시니 내가 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예요.”로사는 생각에 잠긴 듯 침묵을 지켰다.김서진은 진정기와 마주 본 후 입을 열었다.“이 일의 영향이 매우 크고 예사롭지 않아요. 우리는 대사관에 두 번이나 갔지만 여왕 폐하를 만나지 못했어요. 로사 님, 혹시 여왕 폐하와 연락이 있어요? 아니면... 여태껏 여왕 폐하의 소식이 없었어요?”“어머님은 Y 국 왕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18화

    “당연하죠. 오랜 친구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친구로서 한마디 귀띔했을 뿐이에요. 어쨌든 로사의 집안일이기 때문에 로사가 알아서 처리하세요. 만약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나와 김서진은 친구로서 도울 거예요.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할 거예요.”진정기는 빈틈없이 말했고 잠자코 가만히 있던 로사는 문득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오늘은 단지 친구의 모임이니 공식적인 일은 논하지 말고 그저 술을 마시고 이야기해요.”“맞아요, 공식적인 얘기는 그만 해요!”진정기도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들었다.“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뻐요! H 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요!”“고마워요!”로사도 웃으며 김서진을 향해 잔을 기울였다.김서진도 잔을 들었다.“H 국에서 즐겁게 지내길 바라요! 도움이 필요하거나 제가 도울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최선을 다해 도울 거예요!”“네, 고마워요.”로사는 웃으며 잔에 든 와인을 단번에 마셨다.이때부터 진정기는 실험, 프레드 등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았다. 마치 오랜 친구들끼리 만나서 최근에 있었던 재미있는 뉴스, 아름다운 장소, 맛있는 음식 등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로사가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속셈이 있으니 김서진은 이 일은 이쯤에서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만약 김서진의 예전 성격대로라면 진정기의 이런 절차로 진행했을 것이다. 이 절차는 문제가 없었고 또 합당했지만 한소은이 연루되었기 때문에 그는 시름을 놓을 수 없었다.희망은 로사에게 있는데 그가 손을 쓰면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로사의 처지에서 보면 자연히 쉽게 나서서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로사의 신분 때문에 마음대로 말을 하고 결론을 내릴 수 없으며, 또 말을 잘못하면 남에게 약점이 될 수 있다.우울한 김서진은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세 사람은 밤늦도록 술을 마셨다. 로사를 배웅하고 돌아선 진정기는 말없이 조용히 서 있는 김서진을 보았다.그윽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는 김서진은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19화

    “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 그러나 우리는 한소은을 믿을 수밖에 없어.”진정기는 한숨을 내쉬었다.“아 참, 너에게 알리지 않은 일이 있어.”잠시 머뭇거리던 진정기는 달빛을 바라보며 말했다.“주효영도 대사관에 갔어.”김서진은 어리둥절했지만 별로 놀라지 않았다.“주호영도 이 조직의 배경에 대해 알고 있어요.”“음. 그쪽은 진전이 있어?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고개를 끄덕이며 진정기가 물었다.“증거는 있는데... 내가 보기엔 그는 고충이 있는 것 같아요.”김서진은 고개를 저었으며 마음이 착잡했다. 한편으로는 배신감이 들어 기분이 언짢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조금 공감되기도 했다.“이건 너답지 않아!”진정기는 그윽한 눈길로 김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확실히 예전의 자신과 달랐음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예전의 진정기는 살벌하고 결단력이 있어 한 번도 주저한 적이 없었으나 이젠 망설이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서 마음이 여려진 것이 아니라 경험이 많았기에 생각에 영향을 주었다.요즘 두 아이와 한소은이 위험에 빠져서 걱정하고 있던 김서진은 그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그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좀 더 지켜볼게요. 주효영이 연구한 그 물건은 사람의 정신을 통제하는 것임을 알고 있어요. 난 그가 이전의 당신처럼 어쩔 수 없었을 것을 믿어요.”김서진의 말을 들은 진정기는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이렇게 말하니 그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이 일은 그에게 있어서 워털루처럼 제일 큰 실패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그의 경계심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주효영이 다시 손을 쓰려고 하는 틈을 타서 역전했다. 주호영은 진정기가 자신이 만들어놓은 함정에 빠진 줄 오해했다.“그래. 하지만 어떤 이유든지 법을 어겼을 경우 법률은 너의 어쩔 수 없는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아.”진정기가 귀띔해주었다.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로사 왕자님은 H 국에 며칠 머무를 예정인가요?”잠시 생각에 잠겼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20화

    말을 마치자 곧 누군가가 들어와서 주효영을 끓어냈다.주효영은 떠날 때 한소은에게 도발적인 눈빛을 보냈다.‘유치해!’프레드는 코웃음을 쳤다.‘이 여자는 자기가 매우 중요해서 이곳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여기는 걸까?’비록 프레드는 인재가 소요되었지만 아무나 필요로 할 정도로 급박한 것은 아니었다.주효영이 말한 R20에 대해 흥미가 있지만, 주효영이 꼭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이 실험은 처음에 초보적인 구상을 하고 있었지만 몇 번 실패했다. 지금 주효영은 성공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목석처럼 앉아 있는 한소은을 보며 프레드는 이 여자가 운명을 받아들였는지, 아니면 몰래 무슨 잔꾀를 꾸미고 있는지 궁금했다.그러나 프레드는 이미 사람을 보내어 한소은을 깨끗하게 수색하여 아무 물건도 없게 했다. 아무리 작은 도구라도 허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한소은에게 어떤 약도 쓰지 못하게 했다. 몸의 청정도를 보장해야만 실험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잠시 생각하던 프레드는 엘리베이터로 다가가서 지하 1층 버튼을 눌렀다.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한 후 그는 빙빙 돌다가 마침내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걸어갔다.아래로 두 층쯤 걸어가니 제법 넓은 공간이 있었다. 그 안에 방 몇 칸을 나누어 놓고, 긴밀하게 앉아서 실험 분석을 하고 있었다. 약간의 실험 장비가 부딪치는 소리,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리 외 사람의 소리가 없었다.이렇게 은밀한 곳은 프레드가 몇 년 동안 몰래 만들어 낸 것이다.프레드는 일찍이 방비하고 있었다. 여왕조차 이곳의 존재를 모를 정도로 H 국 눈에 띄지 않는, 또 아주 은폐된 곳을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지금 프레드는 대담하게 이곳에서 R10의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디디어 성공할 때까지 여기에서 안심하고 대담하게 실험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프레드가 들어서자, 안에 있는 사람들은 마치 그를 보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프레드는 매우 만족해하였다. 이것이 바로 프레드가 원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221화

    지하 실험실에서 나온 프레드는 위층으로 올라가 여왕의 방으로 들어갔다.푸드트럭을 끌고 들어가서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여왕 폐하, 저녁 드셔야 합니다.”“저녁을 먹어야 하나요, 아니면 제가 가야 하나요?”냉소를 지으며 여왕은 휠체어 방향을 돌렸다.“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세요, 오래오래 사셔야죠.”프레드는 웃으면서 접시의 뚜껑을 열었다.“모두 폐하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입니다.”여왕은 움직이지 않고 그에게 물었다.“프레드, 솔직히 말해봐요, 대체 뭘 하려는 거죠?”“여왕 폐하, 이미 말씀드렸습니다만 믿지 않으시는군요! 제가 할 일은 당신이 우리 Y 국을 계속 관장하여 우리의 가장 위대한 여왕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소은에게 현혹되지 마세요. 한소은은 단지 스스로 빠져나가고 싶을 뿐입니다.”“하지만 이 실험이 실패했다면?”여왕이 말했다.“결국, 당신도 실험의 성공률을 보장할 수 없어요.”“아닙니다. 이전에 우리는 유사한 실험을 여러 번 수행했습니다. 저는 당신의 몸을 가지고 모험을 할 수 없습니다!”프레드를 깊이 바라보던 여왕은 더는 말을 하지 않고 휠체어를 돌려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여왕의 모습을 지켜보던 프레드는 미소가 짙어지며 천천히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여왕 폐하, 당신에 대한 나의 충심은 날이 갈수록 깊어집니다. 당신은 정말 저를 의심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은 그야말로 비상시의 비상수단일 뿐...”충성을 표달하려고 하는데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프레드는 안색이 변했다.“방해하지 마!”“공작님! 왕자님께서 오셨습니다.”바깥의 목소리는 가늘었지만 그래도 꿋꿋이 말했다.여왕의 손에 들려 있던 나이프와 포크가 멈추었고, 손놀림도 정지된 듯했다.프레드도 어리둥절해했다.“잠깐만요!”프레드는 여왕을 한 번 쳐다보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천천히 드세요. 잠시만 기다리세요.”말을 마치고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나가서는 방문을 닫는 것을 잊지 않았다. 프레드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뭐라고요?!”“

최신 챕터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2화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1화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