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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2화

여기에서도 쓸만한 정보를 얻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막 돌아서려 할 때 주현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정기.”

주현철은 형부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불렀다.

진정기는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뒤로 돌아섰다. 주현철은 여전히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당신도 딸이 있고 누군가의 아버지잖아요. 당신 딸이 잘못을 저지르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정말 그렇게 차갑게 혈연관계를 무시할 수 있나요?”

“그리고 우리 가족이 이 지경까지 오는데 형부라고 아무런 책임도 없는 줄 아세요?”

천천히 돌아앉아 진정기를 바라보는 주현철의 눈빛은 희미했다.

“당신이 애초 사업과 일에 매진하느라고 너무 바빠서 우리 누나 혼자 집에 있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세요? 힘들고 우울해서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아이도 우리에게 맡겨서 저희가 봐줬잖아요! 그러니까 효영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해서 비뚤게 자란 거라고요!”

“그런데 당신은요? 잘 지내고 있으면서 저를 도와주려 하지도 않고... 다들 저를 비웃는 거 아세요? 제 형부는 가짜 형부라고 말이에요.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별 노릇을 다 하면서 잘 보이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진정기, 당신이 효영이보다 더 냉혈한 인간이에요!”

“...”

“효영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상관없어요. 저랑 제 아내를 해친 적은 없으니까요. 효영이는 제 딸이에요. 전 말하지 않을 거예요. 이만 가세요.”

주현철이 또박또박 말했다.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나서야 주현철은 고개를 들어 뿌연 천장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주현철은 바보같이 말하지 않을 것이었다. 모르는 건 둘째 치고 안다고 해도 말하지 않을 것이었다.

진정기는 믿을 사람이 못 됐다. 진정기가 자신을 구해줄 거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지금 당장 총으로 자신을 쏴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될 정도였다.

하지만 주효영은 달랐다. 주효영에게 그렇게 좋은 능력이 있는 이상, 차라리 밖에서 소란을 피우는 게 하는 것이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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