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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8화

잘 지내고 있을 거야.

김서진은 아이들에게 매우 세심했다. 김준이 어렸을 때 습진이 난 적이 있었는데 김서진이 한소은보다 먼저 발견한 덕분에 빠르게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김서진은 평소에는 바깥일에만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집안의 사소한 일도 한소은보다 잘했다.

때로는 하인이 휴가를 낼 때면 김서진이 소매를 걷고 밥을 짓기도 했었다. 한소은은 김서진과 결혼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소은은 남편과 자식 생각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계속 웃다가 문득 자신이 거의 죽기라도 할 사람처럼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회상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마치 인생의 막바지에 다 다른 것처럼 말이다.

한소은은 고개를 세게 흔들었다.

‘아니야, 아니야!’

이렇게 비관적인 생각을 하면 안 됐다.

한 사람이 진짜 무너지게 된다면 그건 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이 무너진 것이었다.

신념이 무너져 버리면 그 누구든 상관없이 톡 건드리기만 해도 금방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것이었다.

한소은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방문이 열리고 프레드가 들어왔다. 뒤에 두 사람을 데리고 말이다.

“한소은, 너도 잘 알잖아. 이제 때가 됐다는 거.”

프레드는 매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때? 네가 죽을 때?”

한소은은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

“너!”

프레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프레드는 어두워졌던 표정을 재빨리 바꾸고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난 너같이 어린애처럼 굴지 않아. 네가 얼마나 더 억지를 부릴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데려가!”

프레드는 뒤에 있던 사람들더러 앞으로 나오라고 손짓했다.

한소은에게 다가갔다가 도리어 손해를 본 이후로, 프레드는 한소은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쓰라고 했다.

몇 사람이 가까이 오자 한소은이 몸을 일으켰다.

“다가오지 마!”

너무 갑작스러웠는지, 아니면 한소은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했는지 이 한 번의 호통에 그들은 모두 굳어버렸다.

“내가 알아서 갈 거야.”

한소은이 시큰둥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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