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17화

한소은은 대답하지 않았고, 그녀는 이미 길 건너편에 주차된 차를 보았다.

이 시간, 이 길에 그 차가 서 있는 것은 정말 눈에 거슬렸다.

특히나 차 문은 이미 열려 있었고, 뒷좌석에서 내린 사람은 키가 훤칠했으며 그녀 쪽으로 곧장 걸어왔다.

"소은 언니?”

그녀가 대답이 없자, 오이연은 다시 그녀를 불렀다.

결국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한 남자가 그들의 방향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눈살을 찌푸리며 가까워진 그를 보니, 이미 한밤중인데도 가로등 불빛 아래서 그의 몸매와 이목구비의 윤곽이 뚜렷하게 보였다.

뭐랄까, 오이연은 마치 영화에서처럼 까다로운 각도를 잘 잡아서 번짐과 아우라를 충분히 준 아름다운 화면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남자도 분명 보통 사람인데 온몸에 아우라를 뒤집어쓴 것 같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전에 본 적이 없어도 한소은의 반응과 마주치는 두 사람의 시선, 그리고 조금 전에 충격을 받은 그 메시지 내용까지 종합해 보면 그녀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맞힐 수 있었다.

"역시 오셨군요."

한소은이 말했다.

방금 서한이 보낸 물건들과 답장이 빠른 것, 차의 배경을 보고 그녀는 그가 실험실 아래층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거라고 추측을 했고, 그녀는 실험 마지막 단계에 집중하느라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당신 주려고 가져온 옷인데 왜 안 입었죠?”

그녀가 긴팔 셔츠만 입은 것을 본 김서진은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자신의 외투를 벗은 뒤 그녀의 어깨에 걸쳤다.

"아까 바빠서 정신이 없었어요. 이제는……필요 없을 것 같아요.”

입으로는 이렇게 말을 했지만 한소은은 자신의 몸에 걸친 옷을 손으로 잡아당겼고, 그의 체온까지 느낄 수 있어서 매우 따뜻했다.

"이제 돌아갈 수 있어요?”

김서진이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고개를 돌려 오이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을 약간 벌린 채 멍하니 한쪽에 서서 눈을 꼿꼿이 뜨고 김서진을 바라보며 또 한 번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한소은은 좀 웃겼지만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