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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5화

앞자리에서 운전하고 있는 운전자는 얼굴을 살짝 기울였다. 비록 얼굴의 절반만 보였고 그늘 때문에 흐릿했지만 여전히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괜찮아요.”

서한은 담담하게 말하고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주 홀가분해 보였다. 하지만 김서진은 서한에게 있어서 그 시절은 틀림없이 매우 괴로웠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전의 총알이 빗발치는 것보다, 이전에 겪었던 암살과 모함 등 여러 가지 위험보다 수천 배나 더 힘들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자신의 몸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며, 깨어나 보니 자신이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심지어 가장 사랑하는 사람까지 상처를 준 그런 무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애초에 그렇지 않았다면…….”

김서진이 말을 반쯤 하자 서한이 그의 말을 끊었다.

“김 대표님,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모든 것은 다 정해진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인간성이 없는 사람들이어서 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제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이 경험으로 제가 그곳에 들어가 더 많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주었으니 일종의 수확이 아니겠어요?”

서한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하느님이 일부러 이렇게 배정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서한의 말에 김서진은 가볍게 웃기 시작했다. 원래 무거웠던 마음도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았다.

“서한아, 너는 운명을 믿는 사람이 아니었잖아.”

“사람은 변합니다.”

서한도 덩달아 웃음을 터뜨렸다.

“사모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사람은 단계별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경험하는 것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나오자 서한의 얼굴에는 웃음이 점차 굳어졌고, 서서히 침묵해졌다.

“사모님께서는 꼭 괜찮으실 거예요.”

서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사모님께서는 똑똑하시고 대단하십니다.”

“소은이는 대단하지.”

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무릎을 가볍게 눌렀다.

“나는 소은이가 너무 대단할까 봐 걱정이야!”

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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