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84화

원철수는 자기를 노려보는 원청현이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

그는 그저 조금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김준을 타일렀다.

“김준, 아저씨 말 들어야지. 이 방에는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할아버지가 지금 아프셔서 그래. 다른 방에 가서 혼자 놀아.”

김준은 원청현에게 더 다가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방을 나가지도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눈만 깜빡이며 원청현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마음이 약해진 원청현은 김준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이리 오렴.”

“할아버지.”

그 모습을 보고 원철수가 급히 그를 제지했다.

마음이 약해졌다고 해서 아이를 해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자 원청현은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다.

“사실 한 지붕 아래에 함께 지내는데 감염될 거면 진작에 감염되었을 거야. 가사 도우미들은 나와 접촉하지 않았는데도 감염 되었잖아. 이건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애초에 준이를 다른 곳에 보내지 않고 이곳에 남겨두었으니, 우리와 함께 모든 것을 같이 한다는 뜻이기도 해.”

원철수는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의 말에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

‘그래, 둘째 할아버지 말이 맞아. 감염될 거라면 진작에 감염되었겠지.’

바이러스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간염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원철수도 더 이상 원청현을 막지 않았다.

원청현의 허락이 떨어지자, 김준은 그제야 미소를 띠며 원청현에게로 달려갔다.

입으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원청현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침대 옆에서 손수건을 꺼내 자기의 입과 코를 막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원철수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는 이렇게라도 아이를 보호할 수밖에 없다.

“아이고 이놈아. 또 할아버지 물건을 부순 거야?”

원청현은 아주 피곤했지만 그런데도 정신을 애써 붙들고 김준에게 장난삼아 말했다.

“안 부쉈어요.”

김준은 작은 손을 흔들며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아파요?”

“그래, 할아버지 지금 아파. 할아버지가 아프다고 그 틈을 타 할아버지 물건을 막 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