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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1화

당시, 원청현의 진맥만으로는 그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방심했었다. 원철수에게 증상이 나타나서야 비로소 발견할 수 있었다.

한소은은 남아시아에 파괴적인 재앙을 일으켰던 전염병 바이러스도 우리 몸 속 깊이 침투해 이상 반응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마 이 두 가지 바이러스 모두 그 연구소에서 연구한 바이러스와 어떤 공통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이러스는 숨는 데 능숙했고 너무도 교활했다.

그랬기 때문에 이상을 느끼지 못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원철수의 능력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너무 교활했던 것이다.

원철수는 원청현이 자기를 위로하려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마지못해 웃으며 물었다.

“둘째 할아버지,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

원철수는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경험이 풍부했다. 게다가 자기의 몸이니 그가 제일 잘 알 수밖에 없다.

“사실 너도 모르는 건 아니잖아?”

원청현은 가볍게 웃으며 원철수에게 되물었다.

씁쓸하게 웃는 원청현의 표정에 원철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원철수는 고개를 획 돌렸다. 그는 원청현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서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원청현 앞에서 나약하게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괜찮아.”

원청현은 원철수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그를 위로했다.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 소도 통째로 잡아먹을 수 있겠어!”

“그럼, 소고기 반찬을 해 드릴게요.”

원청현의 말을 듣고 원철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원청현이 그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어이구! 이 멍청한 놈아! 지금 소고기 반찬을 해서 내게 바쳐도 못 먹어. 소고기 반찬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내말에 집중해.”

“말씀하세요.”

원철수는 곧장 자리에 다시 앉으며 말했다.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이건 고독이 아니라 그냥 바이러스인 것 같아. 전에 겉으로 보이는 증상에 속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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