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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0화

의사로서 환자의 설명도 매우 중요했다. 특히 난치병에 직면했을 때 몸은 어떤 상태였는지, 어떤 내부 손상이 이러한 고통을 일으켰는지, 상세한 설명과 인식을 통해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철수는 물끄러미 어르신을 잠깐 바라보았다.

어르신은 거기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고, 회상하는 것 같기도 하고 쉬는 것 같기도 하며, 한 글자 한 글자씩 천천히 내뱉었다. 얼굴색은 비록 창백했지만, 내뱉은 말은 여전히 매우 뚜렷했다.

원철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펜을 들고 빠르게 적었다.

한참이 지나자 어르신은 갑자기 멈추었다. 원철수는 어르신이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이야기하려는 줄 알고 고개를 돌려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르신의 머리는 한쪽으로 치우쳤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둘째 할아버지?”

떠보려고 어르신을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둘째 할아버지?”

원철수는 다시 한번 불렀고, 이어서 약간 당황했다.

“둘째 할아버지, 둘째 할아버지…….”

여러 번 외쳤지만 대답은 없었다. 원철수는 마음이 혼란스러워 펜을 내려놓고 달려들어 어르신의 몸을 안았다.

“둘째 할아버지…….”

원철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눈물을 흘렸고 심지어 어르신의 맥박을 짚어보는 것도조차 잊었다.

“소리 지르기는…… X뿔!”

어르신은 갑자기 짜증 나는 말투로 다시 말했다.

비록 눈살을 찌푸리고 짜증 내는 모습이었지만 적어도 어르신이 말을 했다는 것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원철수는 손을 떼고 어르신을 바라보았는데 어르신이 반쯤 뜬 눈으로 초조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울고 또 웃었다.

“둘째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아직 죽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정말 다행이에요! 아직 죽지 않아서요!”

“퉤-!”

침을 한 번 뱉은 후 어르신이 말했다.

“맥박 짚는 것도 모르겠어?”

“저, 저…… 깜빡했어요!”

원철수는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방금은 확실히 너무 긴장하고 당황해서 맥박을 짚어보는 것을 완전히 잊었다.

그러니 어르신이 꾸짖는 것도 맞았다.

자신이 맥박을 한번 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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