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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8화

물 반쯤 마시자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문 잠그지 않았어요.”

한소은은 입을 열었고 일어나서 문을 열기가 귀찮았다. 사실 그녀가 계산한 시점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문이 열리자 역시나 임상언이 밖에 서있었고 들어올 때 문밖을 돌아본 후 문을 닫으려는 순간 한소은이 그를 불렀다.

“닫지 마세요.”

“???”

“예전에 한 쌍의 눈이 당신과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면, 지금은 적어도 네 다섯 쌍의 눈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문을 닫든 안 닫든 의미는 그리 크지 않고 단지 더 찔려 보일 뿐입니다.”

한소은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나른하게 말했다.

“지금은 이렇게 어수선하니 피할 것이 없습니다.”

임상언은 잠시 생각한 후 아예 문을 크게 열었고 방안에 앉으면 바깥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한소은 초조해 보였고, 등 뒤에 쿠션을 깔고 나른하게 기대어 눈썹을 찡그린 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릭이 본 CCTV는…….”

“당신 다리의 상처는…….”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말하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더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물어봐도 해결될 것이다.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어리석지 않을 것이다. 한소은이 자신에게 알리바이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임상언도 당연히 다른 사람이 그의 다리의 상처를 의심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것이다.

상처는 가짜가 아니지만 칼자국이 아닌 이빨 자국인 것을 발견된다면, 릭의 예민한 성격으로 분명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임상은은 자신의 상처에 또 다른 상처를 더했다. 이것은 참으로 가혹한 수단이었다.

“그 릭, 쉽지 않아요.”

화제를 바꾸자 한소은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건 당연하죠.”

임상언은 다소 감개하며 말했다.

“그 사람은 사장 곁에서 가장 오래 있었고 가장 신비한 사람입니다. 저도 사실 그 사람을 몇 번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람이 매우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권력은 심지어 사장 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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