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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0화

한소은의 손에 힘이 들어가 아픔이 전해왔는지 서한의 얼굴색이 변했다.

임상언을 붙잡고 있던 다른 한 손도 힘이 조금 풀렸다.

이 기회를 놓지 않고 임상언은 바로 빠져나와 한쪽으로 섰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몇 걸음 뒤로 더 물러섰다.

임상언이 빠져나가자 서한은 다시 그를 쫓아가지 않았다.

다만 한소은에게 잡힌 자신의 손목을 빼려 노력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한소은의 힘은 분명 전혀 자신보다 세지 않는다. 심지어 그녀는 한 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았을 뿐인데, 뜻밖에도 그 손을 뿌리 칠 수 없었다.

물론, 한소은에게 강하게 밀어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서한은 이 자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연 씨한테 많이 미안해요. 그건 다음 생에 갚을 수밖에 없겠네요.”

서한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고 눈꺼풀을 드리우며 세상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실 서한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이 선택을 했을 때 가장 미안한 사람은 바로 오이연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본의 아니게 여기에 빠져들었고 여기에 접하게 되었고, 또 이곳의 죄악을 알게 되었으니 그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

더군다나 그의 몸에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

이제 서한의 목숨은 끝을 다해 간다. 뭐라도 해서 이 곳을 완전히 제거하고 싶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한소은은 노여워하며 욕했다.

그녀를 알고 지내면서 임상언은 처음으로 한소은이 이렇게 노여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애초에 자신이 그녀를 속을 때도 그녀는 아주 차분하게 자신과 연을 끊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그녀를 화내게 한 일이 없었다.

한소은이 이어서 말했다.

“다음 생?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나 지껄일 거면 이연이한테 가서 다 말해요! 가서 다음 생에 다 갚을 테니 이번 생은 당신을 잊어 달라 이연이한테 말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번 생에 진 빚은 이번 생에 갚던가!”

“아직 멀쩡하잖아요. 움직일 수 있고 말 할 수 있는데 왜 이런 더러운 곳과 함께 생을 마감하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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