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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5화

김서진을 힐끗 보고는 인사를 한 셈 쳤다. 그리고 눈동자를 번쩍이자 장난감 더미 속에 있는 어린 녀석을 보고 이내 얼굴이 변하여 그를 부르며 달려갔다.

“귀염둥이야, 네가 어떻게 왔어!”

김서진은 눈앞에서 수염이 희끗희끗한 노인이 갑자기 힘차게 걸어간 것을 보았다. 어르신은 가볍지 않은 아들을 말끔히 끌어안았고 할아버지와 손자는 함께 웃고 있었다.

“…….”

“꼬맹이, 집에 가지 않았어! 왜 또 왔어! 할아버지가 보고 싶은 거지? 그렇지?!”

어르신은 말하며 얼굴로 꼬마를 문질렀다.

어르신의 수염에 찔려 얼굴이 근질근질해지자 김준은 깔깔거리며 얼굴을 양쪽으로 피하고는 손을 뻗어 어르신의 수염을 잡아당겼다.

“아이고, 아이고…… 이 녀석아! 할아버지의 수염은 안돼…….”

말이 끝나기도 전에 뭔가 생각이 났는지 뚝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김서진의 방향을 바라보았다.

어르신이 어린 녀석과 장난을 칠 때 한소은 앞에서는 거리낌이 없었지만 김서진 앞에서는 아직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비록 자신이 김서진을 꺼리지 않지만 아무래도 그는 어린 녀석의 친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김서진은 미간을 치켜세우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아들이 어르신과 함께 지내는 방식이 뜻밖에도 이런 것일 줄은 몰랐다. 중요한 것은 매우 즐거워 보인다는 것이다.

헛기침을 하자 어르신은 김준을 안고 걸어와 김서진의 앞에 앉았다.

어르신은 아이가 수염을 잡아당기는 것을 그냥 내버려 두었고 다만 머리를 약간 숙였다. 이렇게 하면 잡아당겨도 그렇게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김 선생님께서 이번에 오신 것은 무슨 용무가 있으십니까?”

어르신은 정색하고 내가 당신과 친하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서진은 매우 예의를 차렸다.

“원 어르신께서 직접 저의 이름을 부르시면 됩니다. 소은이는 어르신의 후배이자 제자입니다. 저는 그녀를 따라 당신을 스승님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지 마세요…….”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역겨움을 당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오글거리지 마세요! 계집애는 여태껏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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