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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9화

방 안은 고요했다.

오이연은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서한을 쳐다보더니 소리 없이 한숨을 쉬며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 몸을 웅크리고 바닥에 있는 물건을 줍기 시작했다.

담요, 쓸려간 컵, 그리고 자질구레한 다른 것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서한은 요즘 화를 내는 일이 많아졌다. 사람도 점점 더 난폭해졌다.

오이연은 서한이 다쳤고 지금 일어설 수 없기 때문인 데다가 김서진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생각이 겹치면 매우 큰 타격을 받은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오이연은 그를 이해해 주고 포용해 주었지만 오늘은…….

그녀는 말없이 컵의 파편을 주워 쓰레기통에 조심스럽게 던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한은 가만히 바라만 볼 뿐 말리지도, 도와주지도 않았다.

갑자기 서한이 눈썹을 찌푸리며 매우 답답한 마음에 참지 못하고 손에든 물건을 던지며 말했다.

“줍지 마요!”

물건은 크지 않았으나 오이연의 손등에 부딪혔고, 힘과 관성에 의해 그녀의 손에 탁 맞아 통증이 전해져 왔다.

컵의 파편에 베인 자리에 피가 빠르게 흘러나왔다. 베인 자리는 크지 않았지만 날카로웠다.

그녀는 무의식 적으로 “씀”하는 소리와 함께 손을 움츠리고 고개를 들어 반대편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서한은 멈칫했다. 무심코 던진 물건에 그녀가 다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곧 다시 얼굴을 찌푸렸다.

“줍지 말라고 했잖아요!”

“반창고를 가져올게요.”

오이연은 손을 부여잡고 일어나서 몸을 돌려 화장실로 향했다. 수도꼭지를 틀어 상처를 흐르는 물에 씻었다. 흐르는 물이 피를 계속 씻어내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아찔한 아픔을 전해오기 시작했다.

눈앞이 약간 흐려졌다. 오이연은 상처를 깨끗이 씻고 닦은 후, 반창고를 붙였다. 다행히도 상처가 그리 크지 않았다.

반창고를 붙인 후에는 피가 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통증은 한 가닥 한 가닥 실처럼 가늘게 퍼져 나갔다. 잎의 맥락을 통해 진액이 천천히 뻗어나가듯이, 고통은 그 결의 맥락을 따라 사지에까지 기어오르는 것 같았다.

오이연은 다시 돌아와서 커다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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