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걱정하고 있는 거 알아.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네가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게다가 오늘 너는 분명히 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거야.”한소은은 눈살을 찌푸렸다.“임상언, 나는 네가 왜 이런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는지 모르겠어. 물론 너 자체가 이런 사람일수도 있지만 무엇을 하든 너는 적어도 너의 아들을 위해 생각해야 하지 않아. 너는 그가 이런 아버지를 갖게 하고 싶어? 애 엄마는 이미 변변치 못한데 아버지도 이런 나쁜 짓을 하면 아이가 자란 후에 어떻게 되겠어?”임상언의 눈동자가 움직이고 그윽한 숨을 길게 내쉬었다.“한소은, 만약 김준에게 위험이 닥쳤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당연히 그를 구해야지!”한소은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네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임상언이 다시 물었다.“그래도 구할 거야!”그녀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어머니로서 그녀는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칠 수 있다.“그럼 다른 사람의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나는…….”한소은은 말문이 막혔다.자신의 목숨을 그녀는 과감하게 버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목숨은? 다른 사람의 목숨으로 자기 아들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는 조건을 그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인간은 이기적인 부분이 있는 법이다. 모르는 사람의 목숨은 개의치 않아도 되지만 아들은 개의치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정말 다른 사람의 목숨으로 교환해야 한다면 그녀는 할 수 없을 것이다.“이런 무의미한 가설적인 질문은 하지 마.”화가 난 그녀는 임상언이 트집을 잡고 있다고 느꼈다.“네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 자체가 이런 문제에 직면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야. 만약 정말 직면해야 한다면 너는 여전히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거야?”임상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한 표정으로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자, 네가 더 이상 가지 않으면, 나도 너를 더는 보호할 수 없어. 그때 가선 정말 갈 수 없을 거야! 아이를 생각하고 아직 너를 기다리고
그의 뒷모습을 한번 보고 한소은은 몸을 돌려 곧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그리고 잠시 후 임상언은 천천히 몸을 돌려 텅 빈 뒤를 바라보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아버지의 원칙? 그가 어찌 그것을 모르겠는가?——주효영은 정원에 앉아 커피 두 잔을 모두 마셨고 점차 인내심을 잃었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이 판단을 잘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소은 분명히 이미 실험실을 의심했을 것이니 오지 않을 리가 없다!오히려 원철수는 한숨을 돌리고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고 아예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했다.시간은 1분 1초가 지나갔고 원철수는 바닥에 누워 있는데 어떤 기분인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한소은이 오지 않아 기뻤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 서운했다.그때 밖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더니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주효영은 일어섰다.“누가 문을 열라 했어, 오늘 밤 모두 휴무여서 모든 사람이 실험실로 돌아올 수 없다고 했잖아? 모두 내 말을 귓등으로 들어? 도대체 누구……”“주 아가씨께서 참으로 위풍이 대단하군요.”임상언은 서성거리며 느릿느릿 걸어 들어왔고 반짝이는 구두가 바닥을 꽉 밟고서야 천천히 고개를 천천히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당신?!”주효영은 곧 알아차렸다.“당신이 소식을 알려서 그녀가 오지 않은 건가요?”“그녀라니요? 주 아가씨께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임상언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주효영은 밎지 않고 이를 갈며 말했다.“임상언!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그깟 돈 몇푼 준게 대단한 줄 아나 본데 사장님의 큰일에 비해 그까짓 돈은 아무것도 아니에요!”“그까짓 돈이 필요 없는지 당신네 사장님께 한번 물어보지요.”그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심지어 웃으며 말했다.“당신!”주효영은 이가 근질근질할 정도로 화가 났지만 전혀 방법이 없었다.사장님한테 임상언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돈이
원철수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한소은은 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눈앞의 이 임상언 이라는 남자에 의해 가로막혔다는 것을 알아챘다.그가 왜 한소은을 막았는지, 그들이 또 어떤 관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소은은 자기를 구하겠다고 헛되이 목숨을 희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정말 자신을 구하러 왔다.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였다. 자신과 한소은은 사실 친구도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위험을 알면서도 자신을 구하러 왔다.“그를 다시 데려가서 계속 가둬!”주효영은 그제야 또 한 명의 무시당한 사람이 생각나서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원철수는 이번에는 발버둥 치지 않고 그들이 질질 끌도록 내버려 두었다.——집에 돌아온 한소은은 모든 장비를 벗고 숨을 크게 쉬었다.타이츠는 여전히 몸을 불편하게 하고, 얽매여 숨을 쉴 수 없게 했다. 확실히 혼자일 때와는 달랐다.거울과 자신을 번갈아 보고 이미 불룩 나온 아랫배를 보며 시시각각 그녀는 자신은 지금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되새겼다. 설령 몸에 아무런 불편감이 없다 하더라도 결국 그 안에는 어린 녀석이 두 명이나 있었다.그녀는 손으로 뱃가죽을 살살 쓰다듬었다. 어머니의 쓰다듬음을 느꼈는지 안에서 뭔가 살살 움직였다. 한소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미안해. 너희들이 나와 함께 모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야. 정말 어쩔 수 없었어. 너희들은 엄마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지?”뱃가죽이 다시 움직였다. 대답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것은 또 안에 있는 녀석들이 여전히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여 그녀는 약간 마음을 가라앉히고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오늘 저녁의 일을 정리했다.그녀는 임상언이 거기에 나타날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가 이 일과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알수 없었다.만약 그가 배후 세력이고 실험실의 조종자라면 자신을 막을 필요가 전혀 없었고 그녀가 함정에 뛰어드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데 그는 자신을 막았다.그리고 그가 한
보고 싶었다. 정말로 그가 보고 싶었다. 보고 싶을 뿐만 아니라 걱정도 많았고 모든 걱정과 불안이 이 순간엔 억울함으로 변해 어느새 눈물이 핑 돌았다.눈물을 삼키고, 그 앞에서 울고 싶지 않고, 자신의 연약하고 무너지는 소리를 들리고 싶지 않아 계속 물었다.“대답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왜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던 거야, 내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알아?”“소은아, 내 말 들어 봐.”그는 숨을 돌리는데 좀 힘든 것 같았다.“내가 돌아왔어!”“뭐??!!!!”한소은은 비할 데 없이 놀랐다. 이 여섯 글자는 그녀를 한동안 소화하지 못하게 했다.“너 돌아왔다는 게 무슨 뜻이야, 집에 돌아온 거야? 그런데 왜 난 못 봤지? 아니면 회사에? 너 지금 어디야? 내가 찾으러 갈게!”말하면서 곧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그가 돌아왔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돌아왔는데도 집에 돌아오지 않고 뭘 하는 건가? 그녀는 그를 당장 만나고 싶었다!“아니, 내 말 좀 들어봐!”그는 크게 숨을 돌렸고 숨소리가 가빠졌다. 한소은은 그가 극히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매우 괴로운 것 같았다. 참으로 이상했다.자신의 절박한 마음을 억누르고 한소은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말해봐, 내가 들을게!”“지금은 너를 볼 수 없어. 나는 아주 안전한 곳에 있으니 걱정하지 마. 나는 네가 걱정할까 봐 먼저 너에게 내 소식을 전하는 거니까 조급해하지 마.”그의 목소리는 간간이 끊어졌지만 적어도 뜻은 매우 명백했다.“왜 날 못 만나? 너 무슨 일 있었어? 나랑 애들이 너 많이 보고 싶어 하고 걱정한다는 거 알아? 너 없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거 알아? 너한테 할 말이 많아. 너는…….”그녀는 화가 나고 급했다. 사람이 돌아왔는데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무슨 도리인가!그러나 그의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또 참고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틀림없이 무슨 일이 생겨서 이렇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그가 보고 싶었다!“알아,
한소은은 머리가 멍해졌다.“무……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전화에서 한두 마디로 분명하게 말할 수 없어.”김서진은 재빨리 말했다.“이 일은 일단 오이연에게 말하지 마. 나는 사람을 파견하여 서한의 행방을 조사하고 있어. 넌 자신과 아이를 잘 돌봐. 너의 그쪽도 내가 일손을 더 파견했으니 반드시 안전에 더욱 주의해. 요즘은 될수록 외출을 적게 하고 공공장소에 적게 가.”이 말들을 그는 숨을 참으며 한 번에 다 내뱉었는데 마치자마자 숨을 크게 쉬기 시작했고 듣기만 해도 힘든 것 같았다.“너 왜 그래, 서진아, 너 도대체 왜 그래?”한소은은 참지 못하고 이미 울음을 터뜨렸다.“울지 마!”그가 불편함을 참으며 말했다.“나는 네가 가장 강하다는 것을 알아. 나는 괜찮아. 울지 마! 너만 안전하면 나는 안심할 수 있어. 내가 곧 돌아갈게. 두려워하지 마!”“그럼 나한테 말해봐, 너 도대체 왜 그래?”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녀는 최근 남아시아 쪽에서 발생한 일을 생각하며 바삐 말했다.“너 전염병에 걸린 거 아니야?”이상하게도 반대쪽에선 침묵이 흘렀다.김서진은 말하지 않고 가끔 참을 수 없는 기침을 몇 번 섞었지만 그의 태도는 이미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한동안 한소은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아팠다.그도 감염되었다는 것은 너무도 뜻밖이었다. 어쩐지 돌아왔는데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그녀를 만나려 하지도 않았다. 틀림없이 그녀를 전염시킬까 봐 두려웠을 것이고 아이를 전염시킬까 봐 두려웠을 것이다.이 순간 한소은은 마침내 그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알았어. 그럼 나에게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거나 나에게 위치를 보내줘. 안 돌아와도 되지만 너를 만나지 않을 수는 없어.”“소은아…….”“나를 믿어, 난 너를 도울 수도 있고, 나 자신을 잘 보호할 수도 있어! 내가 한의학을 배웠다는 걸 잊었어?”그녀가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 자신의 태도가 가벼워져야 그를 걱정하지 않게 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으며 만나겠다고
“너…… 제성 범위 안에 있어?”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김서진이 대답했다.“알았어.”사실 그녀도 김서진이 제성에 없다고 추측했다. 결국 이런 병에 감염되면 사람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먼저 조리하는 것이 좋다. 한 번 물어보는 것은 마음속의 추측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다.“몸조리 잘해. 나와 아이는 모두 안전하니 걱정하지 마!”한소은이 큰 소리로 당부했다.그러고는 더 이상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휴식이다. 단지 그 기침과 숨소리만 들었는데도 마음이 아팠다.유일하게 다행인 것은 그는 괜찮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녀는 크게 한숨을 돌리고 남아시아로 가는 일정은 오히려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다만…… 서한에게 생긴 일은 아직 오이연에게 말 할수 없었다.——때론 두려운 대로 찾아온다고 하는데, 이튿날 아침 일찍 오이연이가 찾아왔다.커다란 배낭을 메고 와서 아래층에 서서 그녀를 기다렸다.한소은은 그녀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를 피하고 안 볼 수도 없었다. 억지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그녀가 가방을 메고 고개를 쳐들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 보는 것을 보았다.“소은 언니, 내가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언니와 함께 남아시아에 가야겠어.”“이연아…….”그녀는 매우 난처했다.오이연은 그녀가 반대할까 봐 말을 끊었다.“내 말을 들어봐, 나는 이미 곰곰이 생각해 봤어. 나는 언니를 도울 수 없어. 하지만 언니 말도 맞아. 거기는 아무래도 회사의 산업이어서 여전히 감싸줄 수 있어. 그 신비한 사람이 나에게 준 사람의 가죽이 가짜인 이상 서한은 괜찮다는 뜻이야. 우리가 그들을 찾은 후에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서한도 나를 보호할 수 있어!”“이연아…….”그녀가 계속 말하는 것을 보고 침착하고 분석하는 것도 조리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눈빛의 회피와 당황함은 이미 마음속의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었다.“소은 언니!”다시 한번 그녀의 말을 끊었다. 입만 열면 자신을 거절할까
오이연은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할 겨를이 없어 계속 물었다.“소은 언니, 무슨 변화가 생겼어?”그녀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써 참았고, 신경은 분명히 곤두서 있었고, 건드리기만 하면 끊어질 것 같았다.“아니, 괜찮아!”그녀가 이런 상태인 것을 보고 한소은은 절대로 그녀에게 말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힘을 주어 말했다.“내가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너무 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 그래야 내가 너와 잘 소통할 수 있어. 알겠어?”이연은 마음속으로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지만 한소은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그녀로 하여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그래 언니 말을 들을게! 언니가 말하는 무엇이든 나는 다 받아들일 수 있어.”얼굴색은 차분해 보였지만 한소은은 잡은 손으로 그녀가 지금 몹시 떨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한소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은 돌아왔어.”“누가 돌아왔어?”한동안 이연은 반응도 하지 않고 멍해졌다. 그러나 곧 되새겼다. 눈에는 기쁨이 솟아올랐다.“정말?! 돌아왔는데 왜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 이 서한이라는 인간은 정말!”한소은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또 스스로 추측했다.“어, 알았어. 분명히 김 사장님에게 일이 있어서 그걸 해결하러 간 거지? 그래서 언니더러 나한테 전해주게 한거야?”“…….”그녀는 흥분하여 비로소 슬픔이 씻겨지고 손도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한소은은 약간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들은 아직 일이 좀 있어서 잠시 돌아올 수 없어. 김서진을 포함해서 모두 지금은 집에 돌아올 수 없어. 어쨌든 돌아왔으니 남아시아에 갈 필요는 없어. 넌 더더욱!”“돌아왔으면 됐어. 돌아왔으니 우리는 당연히 갈 필요가 없지!”이연은 희색이 만면하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래, 요 며칠 너는 안심하고 집에서 기다려. 소식이 있으면 바로 너에게 알릴게. 그들이 일을 잘 처리하면 바로……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거야.”집에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하면서 그녀는 속이 찔렸
“어제저녁에 서진 씨가 저한테 전화하여 이미 돌아왔다고 했어.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당분간 집에 돌아갈 수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저를 안심시켜 주었어. 서한……. 내가 직접 말을 하지 않았고 또 너무 바빠서 이 문제를 물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어. 다음에, 다음번에 전화하면 꼭 물어볼게.”한소은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이 말은 진실과 거짓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이 문제를 물어볼 생각이 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확실히 서한도 없었다.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인 데다 논리적으로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오이연은 의심하지 않고는 자연스럽게 믿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다음에 꼭 물어봐 줘! 만약 그가 조심하지 않아 잃어버렸다면 돌아온 후 내가 꼭 혼내줄 거야! 결혼할 때 우리는 반지를 목숨처럼 아끼겠다고 약속했어! 이렇게 중요한 반지를 잃어버리다니! 그이의 단단한 무술 실력은 도움이 안 되나?”한소은은 오이연의 말을 듣고는 마음이 괴로워서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너무 많이 말하면 들통날까 봐 두려워 그녀는 황급히 멈추고 말했다. “그래, 내가 낭아봉이거나 두리안을 준비해 줄 테니 그가 무릎을 꿇게 해.”“그럴 필요는 없어. 내가 그렇게 사납지는 않거든!” 오이연은 뭔가 더 말하고 싶었으나 한소은은 하품하며 말했다.“어젯밤 전화 소리에 잠이 설어서 졸려 죽겠어! 난 잠을 좀 자야 하니 너도 돌아가서 푹 쉬어. 이제 그들이 무사한 것이 확실하니 안심하고 쉴 수 있어!”하품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졸린 모습이었다. 오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한소은이 매우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친 그녀를 보고 신신당부했다.“그래, 나는 돌아갈 테니 너도 잘 자! 사장님도 참, 임신 중인 거 알면서 시간을 보지도 않고 한밤중에 전화하실 수 있어?”“그래, 돌아와서 나도 무릎을 꿇게 할게!”한소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위풍당당한 김서진이 두리안 위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생각하자 오이연은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