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서!"누군가가 원철수의 손목을 갑자기 잡아 그가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주효영은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손만 뻗어 그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턱을 들어 올리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가고 싶다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지금 당신은 모든 걸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된 이상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거 같아요?""왜, 날 막으려고요?"원철수는 고개를 숙여 자기 손을 잡은 주효영의 손을 바라보았다. 하얗고 긴 손가락은 깨끗하고 뼈마디가 뚜렷하며 손톱이 가지런했다. 아주 아름다운 손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하는 일은 그리 깨끗한 일이 아니다.그는 손목을 살짝 돌려보았다. 그러자 주효영은 곧 통증을 참지 못하고 힘주었던 손이 약간 풀렸다.원철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주효영은 한소은처럼 무술 따위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일반 여자의 힘에 지나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정말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나가려 한다면 그녀는 절대로 자기를 막지 못할 것이다.이 연구소에서 다른 사람이 자기를 막으려고 하지 않는 한, 분명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원철수는 입꼬리를 씩 치켜올렸다. 자신은 이곳의 지형에 익숙하기 때문에 빠져나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네 힘으로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원철수가 씩 웃으며 갑자기 힘을 주자 주효영의 손에서 벗어났다.이어 다소 도발적으로 자기 손목을 그녀의 눈앞에서 흔들었다."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아니면……"원철수는 옆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이 교수를 한 번 보았다."이 교수님까지 힘을 합쳐서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말을 마치자, 그는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어차피 이미 모든 걸 터놓은 이상 더 말할 것도 없었다.다만 그가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갑자기 허리에 딱딱한 무언가가 자기를 겨누고 있는 것을 느꼈다.순간, 원철수는 정신이 멍해졌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보았다.새까만 총 한 자루가 그의 허리에 받치
"그 입 닥쳐!"주효영은 벌컥 화를 내며 손을 들어 원철수의 따귀를 한 대 때렸다."이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원철수의 따귀를 때린 후, 그녀는 마치 정신을 차린 듯 냉소하며 말했다."믿지 못하겠으면, 해 보던가!"“……”원철수는 머릿속에서 재빨리 생각했다. 사실 그는 도박하고 있었다. 그는 주효영의 손에 든 총이 진짜든 가짜든 틀림없이 사람을 위협하려고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여기는 실험실이야. 여기는 총기를 금지하는 국내란 말이야!’만약 그녀가 정말 총을 쏴 자신을 죽인다면, 이 일은 절대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분명 다른 사람에게 발견될 것이다. 이 시간에, 연구소에 출근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일을 숨기기 위해 그녀는 모든 사람을 다 죽일 수 있을까?원철수는 연구소 전체가 그들이 한 일을 알고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절대 자신만 모르는 것이 아닐 것이다.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마음을 다잡고 주효영을 곁눈질로 한 번 보았다.그러고는 갑자기 웃었다."그래, 한번 해 보자고!"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원철수는 냅다 도망갔다.원철수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긴 데다 속도까지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문밖 복도까지 달려갔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달렸다.그러나 몇 걸음 뛰쳐나가지도 못하고 왼쪽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곧바로 버틸 수 없어 비틀 거리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어서 온몸이 통제되지 않는 듯 앞으로 몇 번 굴렀다."악……."그는 아파서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다친 다리를 안았다. 그의 손에는 이미 피로 물들었다.이때가 되어서야 그는 무엇이 진정한 공포이고 무엇이 진정한 두려움인지 알게 되었다.이전에는 정말 이런 공포와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주효영처럼 약한 여자가 정말 총으로 사람을 죽일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다리에 총알이 박히고, 뼈를 찌르는 통증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목숨이 정말 그녀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게
주효영은 그를 보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그 웃음은 밝고 찬란했다. 단지 그녀의 손에 든 총과 방금 독한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면, 이 웃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등골이 시리게 할 뿐이다."이제 합류하고 싶다고?"주효영은 작은 소리로 말하면서 갑자기 웃음을 거두었다."늦었어!"이윽고 그녀는 몸을 곧게 펴고 높은 곳에서 그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이 사람을 가두어 보스가 처리할 때까지 도망 못 가게 잘 지키고 있어!"줄곧 옆에서 투명 인간처럼 서 있던 이 교수는 처음에는 반응하지 못하다가 주효영의 매서운 눈빛이 힐끗 쳐다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나 말이야? 아, 그래……"이 교수는 눈썹을 찌푸리고 앞으로 나아가 자기 몸으로 원철수를 가두려 했다. 그가 이미 부상을 입었더라도 그를 붙어 잠이 어려웠다."당신 말고!"주효영은 손을 들어 손바닥을 몇 번 두드렸다. 이윽고 실험실의 흰 가운을 입은 사람이 몇 명 걸어 나왔다. 그들은 모두 키가 크고 마스크를 썼으며 매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그들은 원철수를 일으켜 붙어 잠도 몸을 돌려 복도 끝 방향으로 끌고 갔다."잠깐!"주효영이 갑자기 그들을 불러 세웠다.그러고는 빠른 속도로 원철수 앞으로 다가와 허리를 굽혀 원철수의 몸을 만져보더니 그의 핸드폰을 꺼내고서야 사람을 데려가라고 표시했다."이 교수님, 나는 당신이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한배에 탄 사람들입니다. 과학에 헌신한다고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외국에 있는 가족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있어야죠."주효영은 이 교수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았다. 그가 "가족"이라는 두 글자를 들었을 때 몸이 떨리는 것을 보고 나서야 만족스럽게 몸을 돌렸다.붉은 입술로 총구를 한번 불고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앞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은 마치 조금 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원철수는 그 사람들에 의해 지하실 2층으로 끌려가 철문으로 된 방안에 갇혔다.밖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
이곳은 텅 빈 지하실로 크지 않지만, 안에 아무것도 없어 더욱 텅 비고 썰렁해 보였다.원철수는 자기 몸을 위아래로 더듬으며 겨우 라이터 하나와 과일칼, 손톱 깎기, 그리고……성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 실험 샘플만 찾아냈다.원철수는 자기가 평소에 과일칼을 들고 다니는 습관을 지닌 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순간이 과일칼이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그는 바지를 칼로 찢어 총상을 입은 곳이 드러나게 했다. 피는 이미 말랐지만, 그 구멍은 생각했던 것보다 무서워 보였다. 생애 처음으로 총상을 입은 것이다.이전에 그가 의사로 일할 때, 다른 사람에게 총상을 치료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딱 봐도 독한 그런 사람이지만, 그를 치료하게 된 것도 우연이었다.그 사람은 총상을 입고 병원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원철수를 마주쳐 총알을 빼내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렇게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셈이다.이 일은 곧 지나갔고, 그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다만 어느 날, 자기 손으로 자기의 몸에 박힌 총알을 뽑아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원철수는 먼저 상처를 검사했다. 다행히도 큰 혈관을 다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다시 보니 좀 무서웠지만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그는 라이터의 불로 과일칼의 칼날을 태웠다. 이런 환경에서는 이런 간단한 소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칼끝을 피부에 겨누었다.남에게 칼을 대기는 쉽지만, 자신에게 칼을 대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두 번 칼을 갖다 대도 쉽게 찌르지 못했다. 이렇게 고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아예 외투를 벗고 닥치는 대로 개어 입에 꽉 물었다.그러고는 다시 한번 상처에 칼을 겨누고 이를 악물고 힘을 주어 쿡 찔렀다!갑자기 살을 에는 통증으로 그의 손은 하마터면 칼을 잡지 못할 뻔했지만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칼을 꼭 쥐고 눈을 부릅뜨며 총알의 위치를 찾아 칼을 안으로 깊이 파고들었다.칼이 피부와 접촉하자 통증이 그대로 전해져와 그의 머리에는 땀이 줄줄
주효영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쉬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핸드폰이 진동하는 소리를 들었다.실험을 할 때 항상 핸드폰을 진동 모드로 바꾸기 때문에 그녀는 별로 개의치 않고 일어나 핸드폰을 찾아봤더니 전화 온 기록이 없었다.진동 소리가 여전히 멈추지 않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찾다 마침내 자신이 벗은 외투 주머니에서 다른 핸드폰을 찾았다.그제야 원철수에게서 압수한 핸드폰을 이 주머니에 넣었다는 것이 생각났다.화면에는 '둘째 할아버지'라는 글자가 반짝였다.주효영은 자기도 모르게 비웃으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둘째 할아버지는 무슨 둘째 할아버지.’그러다 고민 끝에 수신 버튼을 눌렀다.전화가 연결된 후 원 어르신은 바로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매번 원철수가 자기에게 존경스러운 말과 달래는 말투로 말하는 데에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기가 먼저 전화를 걸었지만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원철수가 먼저 인사를 하기를 기다렸다.그러나 주효영 쪽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저쪽의 어떤 상황인지 모르니 먼저 말을 하지 않고 상대방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한순간 쥐 죽은 듯 고요함에 잠겼다.약 1분 동안 침묵하다 원 어르신이 참지 못했는지 원철수에게 오늘 뭘 잘못 먹었냐고 욕하려던 순간 "뚜뚜……" 하는 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원 어르신은 끊긴 전화를 멍하니 바라보며 자기의 눈과 귀를 믿지 못했다.‘끊었어???!!!’‘이 자식이 겁도 없이 내 전화를 끊어??!! 감히 내 전화를 끊다니!!!’‘그래, 그래! 앞으로 다시 이 정원에 발을 들일 생각 하지도 마! 만약 그놈이 이곳에 들어오게 한다면 내가 그놈 성을 따르겠어!’‘아니지. 나도 원씨고 그놈도 원씨니까 성을 갈아도 원 씨잖아!’원 어르신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화를 내었다.그는 화가 나서 제자리를 빙빙 돌면서 핸드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원 어르신은 단념하지 않고 원철수가 다시 전화하기를 기다렸다.틀림없이 잘못 누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소은은 장유나가 보이는 것처럼 평범한 사람이 아니리라 생각했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녀는 도대체 자기 집에서 무엇을 하려는 건지 궁금했다. 만약 신분을 숨긴 사람이라면……그럼 그녀의 자물쇠 여는 깔끔한 솜씨는……한소은은 침대에서 누워 있는 아들을 돌아보았다.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곤히 자는 아이의 모습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고민이 그와 무관한 것 같았다.그녀는 일어나서 아이의 이불을 잘 덮어주고 카메라 위치를 다시 조정했다.원래 침실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는데, 장유나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여기도 설치했다.처음에 그녀는 먼저 장유나를 곁에 두고 관찰한 후에 그녀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모든 일이 함께 닥쳐왔다. 연구소, 김서진 쪽, 그리고 완전히 알 수 없는 위험도 존재했다. 그녀가 만약 남아시아에 간다면 아이를 여기에 두고 가는 것에 대해 정말 안심할 수 없었다.‘대충 이유를 찾아 장유나를 해고해야 하나?’그녀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밖에서 장유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한소은은 일어나서 문 가까이 가며 곤히 자고 있던 김준을 힐끗 보았다. 아이가 깨어나지 않은 것을 보고 그제야 안심하고 문을 열고 나와 목소리를 낮추라는 손짓을 했다.그러고는 장유나의 옆으로 두 걸음 다가갔다."무슨 일이야?”"오이연씨가 왔어요. 바로 아래층에 있어요."장유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연이가 왔다고?!’한소은은 오이연이 이 시간에 올 줄은 몰랐다. 아마 그녀는 서한이 걱정되어서 여기까지 찾아왔을 것이다."알았어."한소은은 작게 대답하고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과연 오이연이 소파에 앉아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오이연은 앉아 있다기보다는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몸의 절반 이상이 소파 밖에 걸쳐있었다. 오이연은 한소은을 보자마자 벌떡 일어섰다. 그녀의 마음속에 초조함은 전혀 숨길 수 없었다.한소은은 사
한소은은 그녀의 손을 잡고 한쪽으로 끌고 가서 앉게 했다. 그러고는 다시 얼음물 한 잔을 그녀에게 부어주어 그녀를 진정시켰다.오이연은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한소은이 계속 마시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컵을 잡았다.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차가운 촉감이 그녀의 초조한 마음을 조금 가라앉혔다. 하지만 여전히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소은 언니, 서한 씨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말해줘. 무슨 일이든 다 받아들일 수 있어. 나는…… 그의 소식만 있으면, 그가 살아있기만 하면 돼. 말해줘, 제발 말해줘!"그녀는 감정이 격해져서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흘렀다.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한소은도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몰라 가볍게 한숨만 내쉬었다."솔직히 나도 몰라.""그럴 리가, 서한 씨는 줄곧 김서진 씨와 함께 있었잖아. 그럼, 김서진 씨가 언니에게 무슨 말이라도……""아니!"한소은이 그녀의 말을 끊으며 침착하게 말했다."이연아, 서진 씨는 벌써 12일 동안이나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어.""12일!"오이연은 그 자리에서 멍해져 잠시 우는 것도 잊고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그런데 전에 언니가……""맞아, 전에 내가 그들이 안전하다고, 그들은 괜찮다고 말했었어. 하지만 그건 모두 널 안심시키려고 한 말이야. 나도 그쪽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몰라."한소은은 고개를 돌려 위층 방향을 한 번 보고, 이어서 말했다."이건 알려줄 수 있어. 사실 나 요 며칠 동안 일을 다 처리하고 남아시아로 갈 생각이었어.""남아시아로 갈 거야?!"오이연이 다시 몸을 앞으로 움직였다. 오이연은 그녀를 쳐다보며 감격에 겨워 물었다."정말 남아시아로 갈 거야?!""응."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려고 하자, 오이연이 갑자기 그녀의 말을 끊었다. "나도 데리고 가!"그녀의 말에 한소은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데려가 줘! 소은 언니, 제발, 나도 데려가 줘! 어떻게 된 건지 가봐야겠어. 그냥 출장 가는 거잖아. 늦어도 일주일이면 돌아오기로 했는데, 이
"좀 진정해!"한소은은 이렇게 그녀를 달랬지만, 사실 한소은 자신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있었다.그녀는 불안함에 가슴이 쿵쾅거렸다. 뱃속의 어린 녀석조차도 그녀의 이른 불안함을 느낀 것 같았다.아이가 뱃속에서 마구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소은은 한 손을 가볍게 배를 쓰다듬으며 그들을 달랬다.그러고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내가 한번 볼게!"한소은은 오이연의 손에 있는 반지를 자세히 보고 손수건에 싸인 피부조직을 보았다.이리저리 뒤져 보더니 코에 가까이 갖다 대 냄새를 맡고 고개를 들어 오이연에게 말했다."너 속았어."오이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것은 서한 씨의 피부가 아니야!"한소은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며 한마디 덧붙였다."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사람의 피부조직이 아니라 돼지껍데기야.”"돼지껍데기?!"오이연은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그 "피부 조직"을 가져와 다시 살펴보았다.그녀는 비록 한소은이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믿었지만, 여전히 매우 놀랐다."이것이 정말 돼지껍데기라고? 하지만 정말 그이 피부와 비슷해. 게다가 위의 문신은 서한 씨 몸의 것과 완전히 똑같아.""문신은 모방할 수 있고, 피부도 아주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 일부 촬영 제작진, 일부 특수 효과 스타일리스트처럼 진짜 사람의 피부처럼 만들 수 있지. 하지만, 나는 이게 돼지 껍데기이지 사람 피부가 아니라고 확신해!"한소은은 다시 한번 가지고 와서 더욱 자세히 살펴보고, 매우 긍정적으로 말했다.오이연은 그녀의 얼굴색이 엄숙하고 긍정적인 것을 보고,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모습이 아닌 것을 알아차렸다. 그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줄곧 컨트롤할 수 없었던 감정은 마침내 가라앉았다.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돼지 껍데기였다면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하지만 오이연의 입꼬리가 올라가지는 못했다. 시선이 반지에 떨어졌을 때, 웃음이 다시 사라졌다."피부는 가짜라고 해도 반지는 진짜야. 서한 씨, 틀림없이 무슨 일이 생겼을 거야.""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