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니에요."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그의 품에 기대어 머리를 그의 팔에 베고 갑자기 물었다."오늘 내가 가서 시험해 봤는데 과연 내가 생각한 대로 오일을 넣으면 약초 냄새의 휘발 시간이 지연되었어요."“그래요?”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한 말에 대답했을 뿐, 사실 그는 이것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그녀가 말하기를 원하면 그는 옆에서 듣기만 했다."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그래서 몇 번 더 조절한다면, 아마도 그들이 실험이 성공했고, 확실히 그들이 원하는 효과에 도달했다고 느끼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요."한소은은 하늘 높이 두 팔을 벌리고 자기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연구소에 들어간 후부터 줄곧 몸에 약초 냄새가 묻혀 돌아왔다. 다행히 준이는 그녀에게 항상 여러 가지 냄새가 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배척하지 않았다."당신은 여전히 그들의 실험 목적이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가요?"김서진이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내가 사람을 보내서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낫겠어요."그러자 한소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당신의 실력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아무런 결과도 알아낼 수 없을 거예요. 연구소 쪽을 둘러보았는데 암문이나 밀실 같은 것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쪽은 이전에 대학에서 폐기된 강의동이었다가 후에 징용된 거래요. 이 교수도 매우 조심하고 입도 무거웠어요. 내가 몇 번 떠봤는데, 그는 항상 나에게 실험만 하고 다른 것은 상관하지 말라고 말했어요.”"그리고 오늘 다시 물어봤더니 실험이 성공하면 임상 효과에 대한 피드백도 얼버무렸어요."매번 이것을 생각할 때마다 그녀의 마음은 자기도 모르게 약간 불안했다."그들이 생체 실험을 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김서진이 곧바로 그녀의 불안함을 알아차렸다.“네.”그녀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이전에 흰쥐, 토끼로 실험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약초의 약성 피드백은 매우 느리고, 직관적인 데
“하나는 사람을 깊이 잠들게 하고, 다른 하나는 사람을 흥분하게 하는데, 그 세 번째는 사람을 중간 상황에 이르게 하는 것 인가요?” 김서진이 추측을 하듯 말하자, 한소은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생각지도 못했을 걸요, 세 번째는 독약입니다.” “독......” 장난을 치려던 김서진은 그만 멈추고 두 눈을 크게 뜨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 프로젝트는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나요? 환자의 고통을 감소하고 한약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것이 프로젝트의 초심이 아니었냐고요?” “맞는 말이지만, 그들은 독하고 약은 분리될 수 없다고 말했어요.” “허튼 소리!”김서진는 좀 화가 났다. 한소은은 가볍게 웃었다. “허튼소리 아닙니다. 한약에서 일부 약재는 확실히 독성이 있습니다. 옛말에 독으로 독을 물리친다고 하잖아요. 독을 잘 쓰면 약이 되기도 하고 병을 치료해 사람을 구할 수도 있지만 독성이 이렇게 강한 약재를 향주머니에 넣고 그 냄새를 완전히 감추어 사용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야 하는 건 위험한 일이죠.” “정상인이라면 다 그릇된 일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것은 좋은데, 만약 사람을 해치는 거라면 남 몰래 살해하는 것과 다른 게 뭐가 있습니까?” 이전에 한소은이 항상 연구소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다며, 중단하려고 했을 때, 김서진은 그냥 이상하다고만 느꼈을 뿐이며, 프로젝트의 진실이 이런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김서진은 한약에 대해 잘 모르지만 듣기만 해도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건 알고 있다. “안 됩니다, 프로젝트는 반드시 중단해야 되요, 저는 곧 투자를 철회겁니다!!” 김서진이 투자한 프로젝트이기에 투자를 철회하면 그 사람들은 계속 진행하고 싶어도 어려울 것이다. “설사 서진 씨가 투자를 철회한다 해도 그 사람들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 사람들은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거예요. 또 이 프로젝트는 최초의 이
김서진은 그녀를 너무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임신중인 몸은 원래 허약하고,신경을 많이 쓰면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그녀는 똑똑해서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거라고’김서진은 생각했다 “임상언의 일은 내가 상황을 알아볼게. 너무 생각하지 마. 이 프로젝트가 이런 거면 아예 중단시키자. 내가 투자를 철회하면 넌 빠져. 그들이 어떻게 계속하는지 보고 싶네! ”“그런데……”“그런데라고 하지 마!”김서진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에 걸쳤다.김서진은 처음으로 한소은이 하는 일을 진지하게 막을려고 하고 있었다.예전에는 한소은이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고 싶든, 김서진은 다 무조건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계속 지지할 수 없어.“그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넌 이 실험이 분명히 위험한 일이고 얼마 나쁜지를 상상하지 못하고 있어.네가 항상 탐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이번 일은 달라,내 말 들어, 하 지마!”한소은은 김서진의 확고하고 간절한 눈빛을 쳐다보았고, 이번은 연애 이후로 처음으로 자기가 하는 일에 단호하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그래, 빠질게!”한소은이 말성이면서 말했다.한소은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김서진은 심각한 얼굴을 풀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소은을 꼭 품에 안고, 한소은의 희고 부드러운 귀에 얼굴을 대고 부드럽게 말했다.“네가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게 아냐, 단지 너의 안전과 목숨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다는 걸 알아야 돼!”한소은은 김서진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흔쾌히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렇다고 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런데 내가 빠지고 네가 자금을 빼도 그들이 꼭 멈출 것 같아? 그리고 그들이 이 실험을 하는 게 도대체 멀 하고 싶은 거야? ”한소은이 고개를 돌려 미간을 찌푸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네가 떠난 지 한 달 정도 넘었는데 그들의 실험 진도가 나가지 않은 것을 보면 너
집에 들어서자마자 물씬 풍기는 풀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대문에서 주택까지 가는 길에 각종 진기한 풀을 심어 차가 들어가기 어려웠다. 길을 따라 자갈길을 깔았는데 하인이 장 보러 나가려 해도 한참 걸어야 했다. 대문에 가까운 곳에는 주차장이 있었다.물론 평소에도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었다.처음에는 병을 보고 약을 받아 가려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지만 원 어르신이 일절 만나지 않고 모두 거절했다.문전박대가 이어지자 사람들은 차츰 이 규칙을 알게 되었다. 듣자니 원 어르신은 성격이 이상하다고 한다. 그가 받은 그 몇 명의 제자를 제외하면 집안 친척이라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만날 수 없었다.오랜 세월이 흐르자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 않았고 문 앞은 쓸쓸하기만 했다.어르신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여 거의 외출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이곳은 더욱 한적해졌다.그런데 오늘, 대문 앞에 차 두 대가 세워졌으니 정말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원철수는 차를 멈추고 문 앞에 있는 빨간색 스포츠카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최근 몇 년 동안 거의 아무도 오지 않았다. 자신이 몇 번 왔는데, 아무도 만난 적이 없었다. 오늘 이것은... 누가 왔다는 말인가?사실 차가 있는 것도 희한한 일이 아니다. 어쨌거나 쉽게 단념하지 못하는 사람이 찾아와 병을 봐달라고 부탁하거나 기술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가끔 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노인네의 괴팍한 성격 때문에 문을 굳게 닫고 아무도 만나주지 않았다. 그래서 늘 차도 볼 수 있고 사람도 볼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 빨간 차만 세워져 있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아마 문을 두드리러 찾아간 거라 생각하며 틀림없이 문전박대당할 거라 생각했다.원철수는 어르신의 그 거만하고 고상한 모습을 생각하고는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씩올렸다. 어차피 늘 있는 일이다.주차하고 차에서 내리자 하인이 마중을 나왔다.“조카 도련님은 지금 들어갈 수 없습니다.”“왜?”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놀랐다. 어르신은 늘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뒤뜰에는 새가 지저귀고 꽃이 향기롭고 햇빛이 맑고 아름다웠다.노인은 등나무 의자에 누워 유유히 흔들거리고 있었다. 손에는 작고 귀여운 자사 주전자를 들고, 때때로 주전자 입구에 입을 갖다대고 한 모금 오므리면서 차를 마셨다.그는 순백의 셔츠를 입고 짚 슬리퍼를 신었지만 한쪽 발만 멀쩡하게 신었고, 다른 한쪽 발은 두 발가락에 걸고 있었는데, 다리를 꼬고 흔들거려 언제든지 떨어질 것 같았다.도무지 평범해 보이지 않는 이 노인이 바로 많은 사람이 한번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원 어르신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그는 실눈을 뜨고 즐기는 듯했는데 수시로 눈을 뜨고 오른쪽을 힐끔거렸다.무심한 듯하면서도 조마조마한 모습이다.그의 오른쪽에는 넓은 약초지가 있는데 그 속에는 모두 그가 아끼는 것들이었다. 평소에 그 자신과 원예사 외 누구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다.그리고 그 순간, 면 셔츠와 긴 바지를 입은 여자가 그 속을 누비고 있었다.그녀는 안에 있는 진기한 풀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눈썹을 찌푸리고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세히 살펴 보고 있었다.목표를 찾았는지 푸른 잎이 돋아나고 노란색 작은 꽃술이 있는 식물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손가락이 닿기도 전에 노인의 놀란 소리가 들려왔다.“아이고 내 보배단지!”벌떡 일어난 그는 슬리퍼가 한 짝 벗겨진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절뚝거리며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건드리지 마! 건드리지 마!”이 소리를 듣고 한소은은 동작을 멈추고 얼굴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건드리면 안 돼요?”“손대면 안 돼! 절대 안 돼!”두 손을 연신 흔들며 가슴 아픈 표정을 지었다.느릿느릿 손을 거둔 한소은도 정말 건드릴 생각은 없다. 노인은 달려와 숨을 헐떡이며 그녀의 앞에 선 채 머리를 내밀고 조심스럽게 그 약초를 살폈다. 손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는 다시 한소은의 손가락이 깨끗한 것을 보고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사부님, 나이에 비해 장사시네요!”한소은
“넌 알면서도 만지려는 거야, 너...”눈을 끔벅이던 어르신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너 일부러 그런 거지!”“사부님, 제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에요. 저는 이 뇌공등도 예외가 있어 그렇게 강한 독성이 없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예요. 재배 중 개량되었지 누가 알아요?”그녀 한 손으로 뺨을 받치고 고개를 돌린 채 시선은 그 초목을 넘어 곧장 그 옅은 노란색의 작은 꽃술을 바라보았다.약초는 보기에는 매우 평범해서 다른 식물과 다를 것이 없다. 심지어 연한 녹색 싹은 찻잎과 약간 비슷하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뇌공등’ 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뇌공등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이 있겠지만 사실 이는 매우 유명한 풀인 단장초과에 속한다!신화와 전설에 의하면, 그 당시 신농이 백초를 맛보았고, 마지막에 이 뇌공등을 맛보았는데 구할 방도가 없어 생명을 날려 보냈다고 한다.전설은 비록 전설이지만 뇌공등은 확실히 맹독이 있다. 만약 그의 새싹이나 잎, 줄기를 잘못 먹으면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를 하게 되며 심혈관과 신경계 등에 직접적인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약초 중의 맹독의 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육성 개량?”어르신은 이 표현이 매우 신선하다고 생각했다.“해봤어?”“아니요.”고개를 저으며 그녀는 여전히 이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하지만 나는 이런 가능성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이론적으로, 인정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어. 결국 세상사에 절대적인 것은 없지만, 내가 이 일에 종사한 다년간의 경험과 경력에 비추어 보면, 불가능해!”어르신은 그럴듯하게 수염을 비틀려 했다. 하지만 지난번 한소은이 김준을 데리고 왔을 때, 김준이 그의 수염을 잔뜩 뽑는 바람에 아예 전부 깎았다는 걸 깜박했다.지금 턱은 이미 반들반들하지만, 여전히 수염을 꼬는 습관을 고칠 수 없다.“그렇구나, 연구소가 이미 독성을 해소하는 뇌공등을 배양한 줄 알았네.”그는 고개를 숙이고 한 손으로 자갈을 만지작거리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뭐라고?
“이럴 수가! 그 사람들, 대체 뭘 하려는 거지?!”노인은 매우 놀랐고 또 화가 나기도 했다.이 나이 먹고 또 그렇게 많은 일들을 겪었으니 웬만한 일에 놀라지 않을 만도 했다. 하지만 연구의 진짜 목적을 추측하니 한편으로는 매우 놀라면서 화가 났다.“저도 그들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인류를 위한 것이라거나 한의약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목적은 아니에요!”한소은은 말하면서 찻잔의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향긋한 차향은 금세 입안에 퍼졌다.노인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찻잎들은 모두 값이 싸지 않은 좋은 차들이다. 약초든 찻잎이든 모두 대자연이 준 선물이다. 선조들은 지혜로웠다. 오래전부터 각종 약초를 분별하여 사람을 살리고 병을 치료하는 데에 사영했다.하지만, 이것으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약과 독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 두 가지는 항상 서로를 의지하고 조화를 이루어 간다.어떤 약초는 잘 사용하면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살릴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독이 된다.한소은은 이것을 잘 알기에 약초를 사용함에 있어서 신중하고 또 신중했다. 다만, 연구소의 사람들은 그리 좋은 마음을 가지고 그 연구를 하는 게 아니다.때론, 독보다 더 독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네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닐까?”노인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는 손가락을 서로 비비며 멈칫하다 한소은에게 물었다.하지만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노인은 자기의 생각을 부정했다.“아니지, 오랜 시간 내 밑에서 배우던 너인데 이런 문제에서 잘못 생각했을 리가 없구나. 그렇다는 건, 그 사람들이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건데…….”“그들이 이 연구를 왜 하는지는 모르는 거야?”노인은 몸을 한소은 쪽으로 살짝 기울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중요한 것은 애당초 노인이 한소은을 이 연구에 끌어들인 것이다.연구소의 그 노땅들이
“네, 안 그래도 손 떼기로 했어요. 서진 씨 쪽에서도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했고요. 다만, 이 연구가 오랫동안 진행된 만큼 그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 같아요. 내가 손을 떼면 아마 다른 사람을 찾아 날 대신하겠죠.”한소은은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다른 사람을 찾건 말건 그건 그 사람들 일이야. 너와 상관이 없으면 다른 건 신경 쓰이지 않아!”노인은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으로서 많은 일들에 대해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지 않게 되었다.아무리 의술이 뛰어나도 세상 사람 모두를 살릴 수는 없으니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겠다고 노인은 항상 생각했다.말을 마치고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가 심혈을 들여 가꾼 약 밭으로 향했다.“이 세상에는 의술을 배우는 사람이 있고 독술을 배우는 사람이 있단다. 사람의 마음은 천백 가지여서 쉽게 알아차릴 수 없지. 이 약초보다 훨씬 복잡하게 사람 마음이야!”한소은 몸을 움직여 노인의 흔들의자에 가서 누웠다.‘역시 눕는 건 언제나 편한 자세야!’그녀는 의자를 가볍게 흔들며 느릿느릿하게 노인에게 말했다.“그러게요! 사람의 마음은 천백 가지예요. 누구는 알려지기 싫어서 이런 외진 곳에 살면서 잘 나가려 하지 않는데 누구는 떠벌리다 못해 사부님의 이름으로 여기저기서 사기를 치고 있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노인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한소은을 바라보았다.“누가 그런단 말이야?”“모르셨어요?”그녀의 스승님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다. 바깥의 일은 항상 그가 심어둔 눈과 귀가 전해준다.“스승님 본가의 어떤 젊은 사람이 스승님의 마지막 제자라 자칭하면서 여기저기 사기를 치고 있던데…….”“내 본가의…… 젊은 사람?”노인은 잠시 생각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설마 철수 그놈 말하는 거야?”그의 말에 한소은은 눈을 살짝 뜨면서 노인을 바라보았다.‘역시 알고 계셨어!’“에잇!”한소은의 반응을 보고 알아차린 노인은 무릎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