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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방문이 열리자 이내 안에서 축축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김승엽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막았다. 잠시 후, 그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희미한 불빛만 나풀거리는 어두운 방안에는 작은 침대 하나만 놓여져 있었다. 침대 위에는 한 사람이 누워 있었는데 빛이 그다지 좋지 않아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김승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언니야?”

그는 고개를 돌려 우해민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우해영은 바로 알아차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야?”

우해민은 김승엽을 힐끗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며 두 발짝 안으로 들어갔다.

“언니, 당연히 나지 누구겠어? 지금 언니 꼴이 이런데 설마 누가 언니를 보러 올 줄 알았어?”

“혹시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야?”

우해영은 냉소했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이긴 거야. 맞잖아? 언니, 설마 지금 언니가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바보같이 굴지 마. 언니가 이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는 나한테 달렸어.”

“그럼 차라리 날 죽여. 그게 낫지 않아? 왜? 못하겠어?”

우해영은 막다른 길에 놓여도 전혀 굴복하거나 자세를 낮추지 않고 계속 비아냥거렸다.

“내가 어떻게 언니를 이렇게 쉽게 죽이겠어? 아직 제대로 괴롭히지도 못했는데 말이야. 내가 몇 년 동안 겪었던 고통을 언니도 똑같이 충분히 겪어봤으면 좋겠어. 언니도 내가 그동안 이런 나날을 어떻게 견뎌 왔는지 알아야지.”

우해민이 말했다.

그녀의 말에 우해영은 마른 기침을 두 번 했다. 그러더니 이내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네가 스스로 그렇게 약해빠진 걸 지금 누굴 탓하는 거야? 내가 네 목숨을 지켜줬는데 넌 감히 이렇게 갚아줘?”

“내 목숨을 지켜줬다고?”

우해민은 그녀의 말에 크게 분노하여 그녀의 머리채를 확 잡아당기고 머리를 위로 치켜올렸다.

“언니가 어떻게 뻔뻔하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다 같은 엄마 아빠의 자식인데 왜 나만 죽어야 하냐고.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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