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09화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할머니는 이미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계셨다.

한소은은 내려오면서 노부인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다소 피곤한 기색이 있는 것 같았다. 기세등등한 느낌은 없었고, 트집을 잡으러 온 것은 아닐 것이다.

"할머니."

그녀는 예의 바르게 노부인을 부르며 빠르게 걸어갔다.

“천천히 오렴.”

노부인은 한소은의 배를 바라보며 급히 말했다.

“넌 지금 임신한 상태이니 조급해하지 말고 모든 일을 조심해야 해. 전처럼 깡충깡충 뛰어서는 절대 안 된다.”

"알아요."

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그게...”

노부인은 찻잔을 내려놓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서진이는 집에 없어?”

한소은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시간에는 회사에 있어요. 할머니가 더 잘 아시면서.”

김서진이 집에 없는 걸 알면서도 노부인이 찾아온 것은 분명 무슨 일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오른 찾아온 게 목적이 있다는 게 걸리자, 노부인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다시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 이 시간에 회사에 있어야지. 서진이는 할아버지와 많이 닮았단다. 그 당시 서진이 할아버지도 이렇게 부지런히 일했고, 항상 바빴지."

옛날 생각이 났는지 노부인의 눈빛은 슬펐다. 아마 김서진의 할아버지가 생각났을 것이다.

한동안 한소은은 그녀가 이 말을 한 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대답하지 않았다.

“아이고, 내가 괜히 이런 말을 꺼내서!”

잠시 침묵하다 노부인이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한소은이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소은아, 할미 옆에 와 앉아!"

말하면서 자기의 옆자리를 탁탁 두드렸다.

갑자기 이렇게 다정한 호칭에 그녀는 정말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노부인이 선의를 가지고 온 것으로 생각해 거절하지 않고 일어서 노부인의 옆에 가서 앉았다. 그러자 노부인이 난데없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아가, 미안하구나.”

노부인의 갑작스러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