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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전화기 너머에서 당황하고 있는 우해영은 둘째치고 김지영도 깜짝 놀랐다. 김지영이 멈칫하더니 그에게 물었다.

“무슨 비밀?”

그녀의 목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우해영은 무술을 배우는 사람이었기에 바로 김승엽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당신 옆에 누가 있어?”

김승엽은 고개를 돌려 김지영을 한번 보더니 쉿 하는 손짓과 함께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저리 가라고 손짓했다. 그러고는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갔다.

그를 따라 들어가려던 김지영은 한 발짝 늦은 바람에 들어가지 못하고 방문 밖에서 자기의 핸드폰만 애타게 기다렸다.

그러는 동시에 도대체 우해영이 어떤 비밀을 가졌는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귀를 방문 가까이 갖다 대며 엿들으려 했다.

김승엽의 모습을 보니 마치 우해영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곧 결혼할 사이가 아닌가?

문을 사이에 두고 좀처럼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김지영은 까치발을 하고 열심히 귀를 방문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

방으로 들어간 김승엽은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문에서 멀리 떨어진 후 한껏 낮춘 목소리로 말했다.

“이젠 옆에 아무도 없으니, 본론부터 말하자고.”

“본론?”

전화기 너머에서 우해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낯선 전화가 걸려 왔지만 김승엽의 전화인 줄 모르고 받았다.

그의 전화번호를 차단했는데 이렇게 낯짝 두껍게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됐어. 쓸데없는 소리는 됐고. 난 당신이 날 대하는 태도가 왜 이리저리 변하는지 그 이유를 알았어. 걱정하지 마, 이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생각은 없어. 다만, 나와 손을 잡아야 해.”

김승엽은 지금 이걸로 그녀를 위협하기 딱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큰일을 앞두고 이중 보험을 드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김서진 쪽은 이제 토요일에 열릴 회의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지만 그렇다고 일이 100% 잘될 거라는 보장이 없다. 그때처럼 비적을 훔친 일이 잘 끝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은 자기가 두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농락당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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