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6화

조용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노부인이 그가 마지막에 한 말을 듣고 정신이 멍해졌다.

“뭐라고? 네가 훔친 비적이 가짜란 말이야? 그 비적이 가짜였던 거야?"

“그래요. 내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우해영은 딱 보자마자 내가 가진 게 가짜라고 하더라고요. 이건 김서진 그 자식이 날 함정에 빠뜨린 거예요. 일부러 그런 거라고요. 어머니, 그날 어디서 날아오는지 모를 화살에 맞아 내가 죽을 뻔했어요. 만약 그날 화살에 맞았다면 지금 난 어머니 뵈러 오지도 못했을 거예요.”

김승엽이 한숨을 한번 푹 쉬고는 이어서 말했다.

“어머니는 내가 서진이 그 자식한테 너무 잔인하게 군다고 하셨죠? 그 자식도 잔인해요. 내가 무술 비적을 훔친 것이 잘못된 거지만 말로 경고해 줄 수 있는 거잖아요. 말로 하기는커녕 함정을 파놓고 내가 걸려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게다가 그렇게 위험한 화살까지 설치하고. 그 자식이 정말 날 작은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건…”

김승엽의 말에 노부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했다.

“내가 따지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가져야 할 것들을 빼앗아 오지 않으면 나중에는 목숨도 잃게 될 거예요. 어머니가 아직 살아 계시니 서진이 그 자식도 어머니를 봐서 날 어떻게 하진 않겠지만, 만약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된다면 난 분명 살길이 없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면서 김승엽은 울상을 지었다.

노부인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사실 노부인도 항상 이게 걱정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죽고 나면 소중하게 키운 아들이 잘살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김서진의 성격으로 절대  그를 한집안 식구라고 생각하지 않고 너그럽게 대해주지 않을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머니의 얼굴빛을 보고 김승엽은 자신이 어머니의 약점을 꼭 잡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 내가 지금 이런 걸 계획하고 있는 것은 그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아니에요. 내가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에 오르고 나면 절대 서진이 처처럼 냉혈하게 가족을 대하지 않을 거예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