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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김승엽은 그 자리에서 한참이나 생각해도 영문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오늘 우해영이 전과 다르게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정신과 진료까지 받는 사람이 이상하게 더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반응을 보니, 아마도 그가 한 말을 믿는 눈치였다. 적어도 자기의 손에 있는 비적이 가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졌을 것이다. 이 생각에 김승엽은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어머니에게 가 그녀를 설득해 자기가 계획한 일을 도와달라고 할 생각이다.

그는 병원에서 미리 사람을 시켜 준비한 물건을 가지고 바로 김씨 고택으로 달려갔다.

아침 일찍 김승엽의 전화를 받고 노부인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가 온다는 말에 노부인은 느릿하게 밥을 먹으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을 거의 다 먹었을 때, 김승엽이 집으로 들어왔다.

그가 들어오기 전까진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있었는데 그가 들어오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의 몸이 불편한 것도 상관하지 않고 한걸음에 아들에게로 달려가 그의 팔을 붙어잡으며 물었다.

"어…어디서 다친 거야?"

노부인의 두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실수로 넘어진 거 뿐이에요."

김승엽은 자기가 우해영때문에 다친 거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와 이미 얼굴을 붉힐 대로 붉히고 이용까지 당했다는 건 더욱 말할 수 없었다. 만약 지금 어머니의 신뢰를 잃게 된다면 마지막 기회마저 잃게 된다.

김승엽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노부인은 아들이 다쳐서 돌아오니 마음이 아팠다.

"넘어졌다고? 어디서 넘어졌길래 뼈가 부러질 정도야? 몹시 아프지? 의사가 뭐라고 했어?"

노부인이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들이 다치니 그녀의 마음은 칼로 찌르듯이 아팠다.

"정말 괜찮아요. 그냥 뼈에 조금 금이 간 거예요. 조금 쉬면 나아질 거예요."

어머니가 걱정해도 김승엽은 아무렇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조금만 상처를 입어도 어머니는 긴장하며 호들갑을 떨었었다. 심지어 가끔은 아버지도 어머니의 호들갑이 너무 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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