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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내가 결과를 보았는지 보지 않았는지 중요하지 않잖아.”

노부인은 이상하리만치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마음속에 이미 답이 있으면서.”

노부인은 아들이 이렇게 잔인하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처음에 김서진이 김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라고 의심했을 때, 노부인도 의심했었다.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고 허락했다. 만약 김서진이 김씨 가문의 핏줄을 이은 자식이 아니라면 그녀가 싫어하던 며느리가 불륜을 저지른 것임을 증명한다. 피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사람이 가주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유전자 검사를 하게 된 초지가 달라졌다.

김승엽은 지금 단지 권력을 빼앗기 위해 김서진이 김씨 가문의 사람이든 아니든 다 그에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라는 죄목으로 그를 가문에서 내쫓고 싶어 한다.

“어머니, 도와주겠다고 약속해 줘요. 이건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란 말이에요!”

김승엽이 불쌍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매번 자기가 이렇게 자세를 낮추고 아이처럼 애원할 때마다, 어머니는 마음이 약해져 그의 어떤 부탁도 들어주셨다.

저번에 김서진과 한소은을 밖으로 불러낸 일도 흔쾌히 도와주었다. 그러니 아무리 큰일이라 하더라도 자기가 어머니에게 애원하면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 생각했다

노부인이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 말했다.

“그 애가 네 친조카고, 넌 그 애의 친삼촌이라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어? 만약 그 애가 김씨 가문의 자식이 맞다면, 너희는 혈연관계를 가진 가족이란 말이야!”

“어머니, 왜 갑자기 마음이 약해지셨어요? 그 자식이 어머니에게 어떻게 했는지, 우리 김씨 가문의 사람을 어떻게 회사에서 내쫓았는지 다 잊으신 거예요? 나와 누나가 그 자식 밑에서 눈치 보며 일해야 했던 거 다 잊으신 거냐고요! 인제 와서 내가 그 자식의 삼촌이라는 것이 생각나셨어요? 그 자식이 나에게 그렇게 대할 때 왜 내가 삼촌이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김승엽이 마음속에 꾸역꾸역 짓눌렀던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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