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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장

노부인은 평소와 달리 오늘 일찍 잠에서 깼다. 어제 늦은 밤까지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이 다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지만, 이 잠도 편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에 핸드폰 벨 소리에 잠에서 깬 노부인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여보세요?”

노부인은 힘이 빠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마음이 급했던 김승엽은 노부인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은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어머니, 일어나셨어요?”

평소 같았으면 이 시간에 노부인은 벌써 일어났을 시간이다. 노인들은 수면이 얕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그는 당연히 그녀가 이미 깨어났다고 생각했다.

“아직 안 일어났다. 왜 그러냐?”

노부인은 겨우 몸을 일으켜 침대에 기대어 앉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전에 말했던 유전자 검사 결과 나왔나 해서요.”

검사 결과가 나왔다면 분명 자기 어머니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다. 김승엽은 김지영에게 물어보고 싶지 않아 어머니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이 말을 꺼내자, 노부인은 눈을 번쩍 떴다. 순간 잠에서 확 깨어나 시선은 테이블 위에 고이 누워 있는 서류로 향했다.

“응, 그게 왜?”

노부인은 대답을 얼버무리며 되물었다.

“그럼, 결과가 나온 거예요? 어떻게 되었어요? 김서진이 우리 김씨 가문의 자식이 아닌 거죠?”

김승엽은 급하게 캐물었다. 그는 마음속에 생각했던 그 결과를 듣기 바랐다.

노부인의 얼굴빛이 한순간에 복잡하게 변했다. 한참 동안 침묵하다 ‘흠’하는 콧소리만 낼 뿐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정확한 대답을 듣지 못한 김승엽은 어리둥절했다.

“어머니, 왜 그래요? 아직 잠이 덜 깬 거예요? 유전자 검사 결과가 어떻게 된 건데요? 혹시... 김서진이 정말 우리 가문의 사람인가요?”

“콜록...”

한번 기침을 하고 나서 노부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아, 어제 지영이가 너무 늦게 가져왔어. 내가 일찍 잠드는 바람에 아직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어. 이따 확인하고 알려줄게.”

“이젠 중요하지 않아요!”

노부인이 아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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