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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우해민은 마침내 만족했다.

이 순간 그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든지 상관하지 않았다. 지금 그가 부른 이름은 언니의 이름이 아니라 바로 자기의 이름이다.

그녀는 잠깐만이라도 자신을 속이고 싶었다. 그가 자기에게 청혼하는 거고 언니가 아니라 자기만 생각한다고 생각했다.

“한 번만 더 말해줘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녀는 욕심이 들었다. 몇 번이고 더 듣고 싶었다. 그가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는 걸 듣고 자기에게 달콤한 말을 하는 걸 듣고 싶었다. 지금이 아니라면 앞으로 다신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도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사치였다.

반면 김승엽은 그녀의 말이 어이가 없었다.

‘정말 머리가 이상한 여자야! 청혼하는 건데 받아주지도 않고 한 번 더 말해달라니! 나도 힘들다고!’

귀찮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기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선 몇 번 더 요구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

김승엽은 입술을 한번 핥고 목소리를 높이며 다시 한번 말했다.

“해민 씨, 당신을 사랑해요. 결혼해 줄래요?”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가 김씨 가문의 김승엽이라는 걸 알아보고 다들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청혼을 받아주라며 떠들었다.

우해민은 지금, 이 순간만큼 만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매우 만족했다. 사랑하는 남자가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이렇게 낭만적인 환경에서 큰 소리로 그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결혼해달라고 간청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이대로 생을 마감해도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네!”

드디어 그녀가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그의 청혼을 받아주었다.

지금, 이 순간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지 않더라도, 실제로 결혼하지 않더라도, 평생 신부가 되지 못하더라도, 이 순간만큼은 사랑하는 남자와, 자신을 사랑에 빠지게 해준 남자와 결혼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대답을 듣고 김승엽은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심지어는 그녀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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