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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김승엽이 운전을 하고 옆에 앉은 우해민은 잠을 청하지 않고 조용히 창문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김승엽은 운전에 집중하며 앞길을 바라보다가 가끔 고개를 돌려 그녀를 힐끗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뚫어지게 창문 밖만 보고 있는 그녀는 마치 처음 세상 구경을 하러 나온 아이처럼 들떠 있는 것 같았다.

우해민에게 있어서 이렇게 바깥 구경을 하는 게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지 김승엽은 알 리가 없었다.

매번 집을 나설 때면 그녀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일이 끝나면 바로 돌아가야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하게 길거리를 거니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김승엽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그녀는 쇼핑했고 사고 싶은 액세서리도 사고 귀까지 자기의 의지대로 뚫었다. 그와 포옹을 해보았고 키스도 해보았다...

모든 것이 신선했고, 모든 것이 훌륭했고, 모든 것이 간절했다. 그녀는 상실의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눈을 감지 않고 모든 것을 탐욕스럽게 즐겼다.

그녀는 모든 것이 너무 행복해서 잃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난 20년보다 더 행복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지만, 그녀가 너무 조용한 이 순간을 김승엽은 만족했다. 그녀가 갑자기 안색이 변하지만 않는다면 예쁘긴 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의 얼굴은 딱 자기가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 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성격은 그를 두렵게 했다. 마치 아름다운 장미처럼 아름답기는 하지만 숨겨진 가시가 두려움을 가져다주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조용하게 제성의 5성급 호텔로 향했다.

“여기 음식이 맛있어요. 분위기도 좋고, 당신이 좋아할 거예요.”

차를 멈춰 세우고 우해민대신 차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우해민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어디에 가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녀는 음식에 대해 요구가 높지 않았다. 집에서든 언니와 함께 있든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만족했다.

지금까지 김승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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