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0화

"이제부터는 해영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마요!"

그녀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요? 왜요? 마음에 안 드세요? 그럼, 뭐라고 불러요?"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마치 고문하는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기만 했다.

김승엽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해민 씨?”

“네.”

그의 입에서 자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우해민의 얼굴이 마침내 풀리고 눈가에 미소가 번졌다.

순간 그녀의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김승엽이 이렇게 자기를 부르는 게 좋았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올라 다시 물었다.

“전에도 이렇게 부른 적 있나요?”

“전이라면...”

김승엽은 다시 어리둥절 해졌다.

‘전에 내가 이렇게 불렀는지 부르지 않았는지는 그녀가 제일 잘 알지 않나? 왜 이런 걸 물어보는 거지?’

“저번에 내가 당신 집에 묵었을 때 그렇게 불렀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요.”

우해민이 급히 한마디 덧붙였다.

잠시 생각하던 김승엽이 대답했다,

“아니요. 부른 적 없었던 거 같아요! 당신이 그렇게 부르라고 하기 전까진 그렇게 부르지 말라면서요!”

“그래요, 말 잘 들으니 좋네요.”

우해민은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것만으로도 그녀는 만족했다. 언니에게 자기의 이런 사심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하니 자기의 처지가 가여웠다.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치라고 생각하다니. 자기의 이름이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마음대로 불리지도 못하는 게 애석했다.

"그럼 우리..."

잠시 생각에 잠긴 김승엽이 말했다.

“배고프죠? 밥 먹으러 갈래요?”

사실 회사 일을 모두 해결한 후 우해민은 바로 돌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그가 여기까지 찾아왔으니, 그녀는 이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돌아가자마자 지하실에 갇히고 싶지 않았고 어둠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번에 언니가 우씨 가문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만약 언니가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다시 그 섬으로 자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