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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우해민는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런 표정을 짓자, 김승엽은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다 몇 발짝 앞으로 갔다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가 갑자기 얼굴을 바꾸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두려웠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화장한 모습이 저번처럼 창백하지 않고 훨씬 좋아 보였고, 많이 회복한 것처럼 보였다.

"해영 씨, 이젠 괜찮아요? 부상은 좀 나아졌어요?"

김승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건 절대 틀리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녀가 화가 났는지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

오늘 김승엽을 만난 우해민의 마음속은 이미 두근거리다 못해 터질 것처럼 뛰고 있었다. 그녀는 벌써 며칠 동안 그를 만나지 못했다. 언니가 김씨 가문으로 들어가 살게 된 후부터는 그를 볼 기회가 더욱 없었다. 마음속의 그리움은 하루하루 더 깊어졌다.

우해민은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그리워한 적 없었다. 이전에 어머니, 아버지와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어도 이 정도로 그립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김승엽이 너무도 그리웠다. 그녀는 그가 그립다 못해 당장이라도 그의 품으로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우해민은 자기의 신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해영의 이름으로 그저 냉정하고 도도하게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승엽의 말은 그가 지금 마주 보고 있고 걱정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언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언니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되어 사무실로 찾아왔던 거구나. 이 사람은 언니를 위해 여기까지 온 거야. 나, 우해민을 위해서가 아니야. 내가 아무리 그리워해도 달라질 건 없어. 이 사람이 걱정하는 건 내가 아니라 언니야. 이 사람은 내 이름조차도 모르는걸.’

이렇게 생각하던 우해민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참견하지 말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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