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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

이틀 후.

오늘은 임구택의 생일이라고 구은서가 이른 아침부터 임구택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저녁에 보자고 약속했다.

장시원은 진작 케이슬에 전세방을 예약했고, 저녁에 많은 사람들이 케이슬에서 임구택의 생일을 축하했다.

구운정의 복귀와 성연희의 폭로로 구은서의 가문과 사업은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회사에서는 더욱 이 일을 조용히 처리하겠다는 이유로 그녀의 모든 일정을 잠시 중단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의기소침해 있던 구은서는 일을 삭감하고 정력과 시간을 모두 임구택을 되찾는 일에 퍼부겠다고 결정했다.

그래서 임구택의 생일 당날, 그녀는 많은 신경을 써서 선물을 고르고 생일상을 차리고 저녁에 입을 옷을 골랐다.

사업을 잃으면 어때, 임씨 대표님의 부인만 된다면 여전히 모든 여인들이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인생의 승자로 되는 건데.

*

같은 시각, 강성공항.

개인 비행기장에서, 진석은 발걸음을 멈추고 소희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기분 전환하는 셈 치고, 쓸모없는 생각하지 마요. 졸업에 관한 일은 내가 처리해 줄게요. 그리고 사부님과 할아버지한테 당분간 비밀로 할 테고."

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선배."

진석은 그녀를 흘겨보고 가볍게 웃었다.

"이미 익숙해졌는걸요."

소희는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

"선배, 내가 선배에게 진 빚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갚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바보!"

진석은 반쯤 쪼그리고 앉아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손을 들어 그녀의 눈살을 어루만졌다.

"몸 잘 기르고, 일이 있으면 나에게 전화해요."

"네!"

바람이 건조한 입술을 오므리고 있는 소희의 귀밑머리를 불어 날렸다. 빛을 잃은 눈은 고요했다.

"갈게요."

"잘 다녀오세요!"

진석은 천천히 일어나 직원이 그녀를 밀고 헬리콥터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소희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손을 들어 팔만 휘두르며 진석과, 그리고 이 도시와 작별했다.

그녀는 차오르는 시큰거림을 삼키고 어둠 속에서 평정심을 되찾았다.

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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