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서긴."성연희가 냉소하며 "전에 내가 드레스를 입어보러 가자고 했거든? 그런데 시간이 없대.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그의 회사에 갔지. 마침 회사에서 방금 계약한 연예인이 그의 다리에 앉아 있는 거야. 두 사람은 웃고 떠드느라 내가 거기에 서 있는 것도 발견하지 못하고."라고 대답했다.그러면서 자조하듯 웃었다."소희야, 네 말이 맞아. 두 사람의 감정을 혼자서 유지하는 건 정말 너무 피곤해! 그래서 우리는 헤어졌고, 결혼식도 취소했어."소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언제적 일이야?""네가 밀수에 가기 전. 하지만 후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너에게 말하지 않았어."말하고 있는 성연희의 목소리는 어딘가 어두웠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나 네가 걱정이 되어서 진작에 나가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도 나가지 못했거든. 그런데 마침 네가 떠나겠다니, 정말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는 거지. 우리의 이번 여행은 ‘즐거운 행성’여정이야. 우리 세계 여행 가자. 얼어 죽을 남자들은 다 꺼지라고! 남자들은 다 인간 쓰레기야.""저기요, 저기요!"심명이 불쾌해서 말했다."나 아직 여기에 있다고. 난 여태껏 소희에겐 일편단심이었어. 한번도 변해본 적이 없다고.""네가 감히 소희에게 못되게 굴었다간, 도중에 너를 밖으로 걷어차버릴 거야!"성연희가 냉소하며 말했다.심명이 듣더니 숨을 내쉬며 키득거렸다."왠지 지금 네가 남자한테서 받은 상처 때문에 나와 소희를 데리고 같이 죽으려고 할 작정인 거 같은데?""나와 소희야말로 진심이야. 넌 쓸데없는 사람이라고. 사라지는것도 맞는 일이야."성연희가 다시 말했다."난 몰라. 아무튼 난 소희 따라 갈거야!"심명이 뻔뻔스러우면서도 또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그렇게 두 사람은 맞장구를 치며 소희에게 끼어들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그럼 네가 우리 소희에게 잘해줬던 걸 봐서 한 번만 태워줄게."성연희가 웃으며 조종석으로 돌아가 똑바로 앉았다."똑바로 앉아, 이륙할
임구택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손에 들린 남색 벨벳 상자를 보며 물었다."언제 너에게 준 거야?"임유민이 잠시 생각하고 나서 대답했다."십여 일이 되었을걸요. 먼 곳에 한 번 갔다 와야 한다면서, 제시간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대신 전해 달하라고 했어요."임구택의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그는 바로 손을 뻗어 상자를 건네받았다.상자는 가벼운데, 그의 마음은 복잡했다.대체 무슨 뜻이지?그녀의 성격으로는 헤어진 사람에게 선물을 줄 리가 없는데.열흘 전이라고? 어디로 간 거지?마음이 어수선해진 임구택은 더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선물상자를 들고 위층으로 걸어갔다.침실로 돌아온 그는 문을 닫고 소파에 앉았다.그렇게 손에 든 상자를 한참 보다가 위의 리본을 천천히 풀었다.상자를 여는 과정에서 그는 의외로 약간 긴장되었다.그에게 무엇을 준비했을까?임유민의 손을 빌려 그에게 선물을 주는건, 화해하려는 걸까?그의 끊임없는 추측하에 상자가 열렸다. 상자속에는 영어로 된 증서가 있었다. 결혼증이었다.더욱 어리둥절해졌다.증서를 열어보니 안에는 그와 소희의 이름, 그리고 4년 전으로 적혀 있는 결혼 날짜가 있었다.임구택은 순간 멍해졌다.내가 언제 소희와 결혼한 적이 있었던가?난 딱 한 번, 그것도 소씨 가문의 딸과 혼인을 맺었었는데?소정인의 딸, 소희.임구택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휴대폰을 꺼내 소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곧 연결되었고 소정인의 공손한 말투가 들려왔다."임 대표님?”임구택이 숨을 깊이 들이쉬며 평정심을 되찾은 후 덤덤하게 물었다."당신 딸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소정인이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제 딸? 소동이요?"임구택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물었다."그럼 나와 결혼한 건 누구입니까?"소정인은 그제야 알아듣고 바로 대답했다."임 대표님과 결혼한 건 저의 다른 딸, 소희입니다.”임구택의 눈동자가 갑자기 움츠러들더니, 휴대폰이 바로 손바닥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넓은 도로에서 차가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임구택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많은 일들이 눈앞에서 급속히 변하고 있는 풍경처럼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났다.그가 이를 악물고 억누르고 있던 공포심은 결국 통제를 벗어나 그의 몸에서 만연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공포심은 큰 그물로 변해 그의 온몸을 뒤덮었다. 피할 수도 없이 안에 갇혀버렸다.결혼증을 본 순간, 그는 이미 여러 일이 그의 예상을 벗어나게 되었다는 걸 눈치챘다.반드시 소희를 만나야 해. 직접 그의 입에서 모든 일의 경과를 들어야 해.그는 소희에게 미친 듯이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의 휴대폰은 시종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심명의 휴대폰도 방금 통화가 끝난 뒤로 더 이상 통하지 않았고.크나큰 강성은 순간 안개로 뒤덮인 새장으로 변했고, 그는 마치 안에 갇혀 출구를 찾는 짐승 같았다.차는 청원 앞에 세워졌다.청원은 그가 직접 디자인한 곳이지만, 소씨 가문과 통혼한 후로 그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그와 일면식도 없는 아내가 이곳에서 3년을 살았고, 지난해 두 사람의 결혼이 끝나면서 그 아내도 이집에서 나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씨 아주머니가 말해 줬으니까.청원에 들어서니 잔디밭에 엎드려 있던 사모예드가 즉시 경계하며 일어섰다. 그러다 잠깐 멍해지더니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자 오씨 아주머니와 임씨 아저씨가 마중하러 나왔다.오씨 아주머니가 기뻐하며 말했다."둘째 도련님, 오랜만이네요."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별장을 바라보노라니 오만가지의 정서가 북받쳐오르는 느낌이 들었다.소희가 정말 이곳에서 3년을 살았다고?그 소희가 정말 그와 같이 있었던 그 소희인 건가?왜 믿겨지지가 않지?"내 부인은......"임구택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아니, 그, 소씨 아가씨가 이 집을 나간 후 다시 돌아온 적이 있습니까?""당연하죠!"오씨 아주머니가 즉시 말했다."사모님께서는 늘 설희 보러 오셨거든요.""설희?"임구택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는
너무 혼란스러웠다."나가 일 보세요. 저 혼자 여기에 좀 있을게요."임구택이 덤덤하게 말했다."네, 둘째 도련님. 일이 있으면 언제든 부르세요."오씨 아주머니가 말하며 문을 닫고 나갔다.임구택은 소파에 앉아 강제로 평정심을 되찾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소정인이 소희가 호텔로 가서 그를 찾은 적이 있다고 했지. 천위 호텔를 말하고 있을 거야. 그들이 처음 만난 곳.그러니 그때 사람 찾으러 왔다고 한 게, 사실은 그를 찾는 것이었다.그런데 의외로 특수 상황에 부딪치게 되었고, 그후 명후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소희는 침대에서 그와 명우의 대화를 듣다가, 그가 소정인을 비웃는 내용까지 나오자 창문으로 뛰여내려 도망쳤을 거고.다음날, 그들은 다시 강성대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때 그녀는 이미 그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을 했다.세 번째 만남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그녀가 한 별장 구역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수업하러 간 게 아니라 소씨 가문으로 갔던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혼자서 비를 맞으며 떠났다.그리고 그 후 그녀는 가정교사로 그의 집으로 들어왔다.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많은 의혹이 있었다.소희가 어떻게 소정인의 딸일 수가 있지?소희는 운성에서 입양된 거 잖아?왜 과거가 전부 공백으로 되어있지?서인, 진석 그들과는 또 어떻게 알게 된 거고?임구택은 초조한 나머지 짜증까지 났다. 그는 일어나서 방을 다시 살펴볼 겸 화장대 앞으로 걸어갔다. 화장대 위는 아주 깨끗했고 두권의 책밖에 없었다.서랍을 열어보니 안에는 간단한 스킨케어 제품들만 있었고, 가장 안 쪽에는 책 한 권이 더 있었다.임구택이 책을 꺼냈다. 왜 그 책만 가장 안 쪽에 두었는지 알 수 없어 닥치는 대로 뒤적였다.책 속에 사진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진을 꺼냈다. 그러다 순간 멍해졌다.익숙한 숲속, 익숙한 위장복. 그의 손은 여위고 허약해 보이는 여자아이의 어깨에 걸쳐져 있었고, 여자아이의 눈빛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임구택은 초조하고 절박해 났다. 1초가 1년처럼 느껴졌다.몇 분 후, 오 노인이 나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어르신께서 만나고 싶지 않으시답니다. 하지만 도련님께서 돌아오셨는데, 한 번 만나드리겠다네요."시언이?임구택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그럼 수고스러우신 대로 안내해 주세요."오 노인이 임구택을 데리고 뒤뜰로 향했다. 익숙한 회랑과 경치를 보노라니 전에 소희와 함께 왔었을 때가 생각났다. 순간 많은 일들이 풀리게 되었다.소희가 어떻게 고옥이 강씨 가문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강 어르신은 왜 소희만 남겨두었는지, 또 왜 고옥을 그에게 공짜로 주었는지.모든 것이 이상하게 말이 되었다.뒤뜰에 도착하니 물가에 지은 정자 하나가 보였고, 시언이 나무로 된 복도 중간에 앉아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그러다 임구택을 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앉아요."하지만 임구택이 바로 물었다."소희는요?"시언의 검은 눈썹 아래에 박힌 눈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지만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기세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그는 손에 붙은 사료 부스러기를 털어버리며 담담하게 말했다."나 어젯밤에 금방 운성으로 돌아왔거든요. 원래 오늘 아침에 가서 서희도 같이 데려오려 했지만 이미 떠났더군요.""어디로 갔죠?"임구택의 심장이 금방 가라앉았다."그건 내가 되려 임 대표에세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그쪽이 서희더러 떠나라고 한 거 아닙니까?"시언의 말투가 급격히 차가워졌다.임구택은 순간 목구멍이 막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오 노인이 와서 차를 올리자 임구택이 시언 맞은편에 앉았다. 어두워진 눈빛속에는 초조함과 침통함이 가득했다."임 대표가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니, 소희가 바로 서희라는 것도 눈치챘겠네요? 하지만 분명 아직도 많은 의문이 들 겁니다."시언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을 이어갔다."오늘, 서희에 관한 모든 일을 알려줄게요.""서희는 소정인의 딸이 맞습니다. 하지만
임구택은 머릿속이 멍해났다. 숨을 쉴 수조차 없이 목이 메어와 어렵게 입을 열었다."많이 다쳤던가요?""그건 임 대표가 신경 쓸 일이 아니죠."시언이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서희의 과거는 이미 알려드렸지만 서희의 미래는 그쪽과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 물어볼 필요도 없고, 참여하지도 마세요. 그쪽만 없으면 서희는 아주 잘 지낼 겁니다."밤처럼 고요하던 임구택의 눈빛은 순간 삶의 모든 희망이 심연에 빠진 사람처럼 어두워졌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떠났다.강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의 핸드폰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장시원의 전화, 구은서의 전화, 회사의 전화......그는 바로 무음모드로 전환했다. 핸드폰의 화면은 그렇게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여러 번을 반복했다.모든 것이 다 드러났다!전에 그가 의심했던 소희의 신분을 포함해서.그녀의 신분은 바로 그의 아내이다!그녀가 그의 곁으로 온 건 아마도 그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을 주어서. 아마도 2박 2일동안 생사를 같이해서였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3년이 되도록 집에 돌아가지도 않았고, 그녀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이름조차도 몰랐었고.3년 후, 그녀는 다시 그에게로 다가오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다치게 했다!순간 그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녀의 눈에서 스쳐지난 침통의 빛이 생각났다.그녀는 틀림없이 그에게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임구택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시큰거리는 느낌을 억눌렀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19일 저녁, 어느 의사가 심명 교외의 장원으로 갔었는지 알아보고 나한테로 데리고 와."전달이 끝나고 전화를 끊은 그는 갑자기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강성으로 돌아왔을 땐 날이 이미 어두워졌다.명우가 소희를 치료했던 의사를 데리고 임구택 만나러 왔다.의사가 방으로 들어가니 소파에 앉아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그림자는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의사는 소희를 치료한 경과를 빠짐없이 말해주었다."그 환자분의 생명력은 아주 완강했습니다. 게다가 다행히 장기를 찌르지 않아 살았지만......"임구택이 침을 삼켰다."지만...?"진 의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독소가 신경을 자극하는 바람에 실명했습니다."임구택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핏빛이 스며든 두 눈동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사를 쳐다보았다."앞을 볼 수 없다고요?""네."임구택은 순간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아픈 건지 저린 건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는 손을 뻗어 탁자 위의 담배를 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손이 심하게 떨고 있어 담배가 쏟아져 나왔다. 물방울도 떨어져 나온 담배와 함께 튀면서 미세한 소리를 냈다.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진 의사님을 모셔다드려."내내 듣고 있던 명우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날 포위된 사람이 소희일 줄은 정말 몰랐다. 게다가 실명까지 했다니.그는 감히 임구택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직접 보지 않아도 그의 당황함과 침통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명우는 부하더러 진 의사에게 준 돈을 챙기라고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 의사님, 가시죠. 아래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습니다."곧 방안에는 임구택만 남았다. 그의 눈에서 후회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칼로 자신을 죽이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래야만 질식할 정도로 가슴으로부터 전해오는 격렬한 고통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서.그녀가 피투성이로 된 모습을 감히 상상하기도 무서웠다. 어떻게 불곰의 손에서 살아남았을지는 더욱 그랬고.심지어 그녀가 포위 공격당하고 있을 때, 그는 전망대에서 보고 있었다!‘실명이라니.’그래서 그날 밤, 방금 생사의 고비를 겪고 어둠 속에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던거야?근데 그가 뭐라고 했었지?떠나라고, 다시는 그의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임구택은 평생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명우는 사람을 시켜 소희의 출국 기록을 조사하게 했다.그리고 곧 소식을 보고 받고
한 남자가 왼쪽 멀지 않은 곳에서 사탕을 고르고 있는 여인를 보더는 기뻐하며 다가갔다."소희 씨, 정말 소희 씨가 맞았네요! 오랜만이에요!"손에 복숭아 사탕 한 상자를 들고 있던 여인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생각이 났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장유 씨? 오랜만이네요."전에 주 감독의 영화에서 장유도 제작진의 일원이었다. 이정남과 사이가 좋았다."출국했다고 들었는데, 언제 돌아왔어요?"장유는 입담이 좋은 사람이라 먼저 말을 건넸다. 그러다 소희가 밀고 있는 캠핑카에 앉은 여자아이를 보고는 경악해서 물었다."결혼했어요?"소희가 웃으며 시간을 한 번 보고는 말했다."저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만나죠.""그래요!"소희는 쇼핑카에 사탕을 넣고 계산하러 갔다.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카에 탄 여자아이가 계산대 옆에 놓인 막대사탕을 향해 손을 뻗었다."사탕, 사탕 먹을래!""요요 지금 이가 나고 있을 때라 아직 사탕 먹으면 안 돼."소희가 작은 소리로 달랬다.두 살도 안 되는 아이가 입을 삐죽거리며 순순히 대답했다."네~""요요 정말 착하네?"소희가 아이의 말랑말랑한 작은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그러다 앞에 있는 사람이 계산을 다 한 걸 보고 바로 쇼핑카를 앞으로 밀었다.계산이 끝난 후 소희는 한손에 슈퍼마켓 주머니를 들고 한손에 아이를 안고 주차장으로 향했다.그리고 차에 올라 아이를 어린이 좌석에 제대로 앉히고서야 차에 시동을 걸고 천천히 주차장을 떠났다.길에서 소희는 심명의 전화를 받았다.[자기야, 뭐하고 있어?]소희가 아이를 한 번 돌아보고는 대답했다."요요랑 슈퍼를 돌다가 이제 집으로 가고 있어."[요요랑 외출했어?]심명이 듣더니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점심에 돌아간다고 했잖아. 아줌마보고 나가서 사라고 해도 되는 거고.]"집에 있는 것도 심심해. 마침 요요를 데리고 나와 바람을 쐬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했고. 조금 있으면 집에 도착할 거